매거진 시청 소감

트라우마 : 봉제인형의 마음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처럼 늑대는 양에게 삶의 난관을 헤쳐나갈 힘을 주었어

by 류인환

양에게 거울을 들이대자 별안간 소리를 질렀어 그리고 머리를 들이받으며 자해했어. 배속에선 늑대가 양의 몸 바깥으로 튀어나오려 하고 있었지. 양의 꿈속을 훔쳐보았어. 입마개를 한 양은 거친 수풀을 돌아다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거대한 혓바닥을 보고 기겁했어. 혓바닥은 꼭 자신을 비웃는 것 같았지. 정신과 의사는 끝없이 고민했고 결국 알아챘어.


그 봉제인형은 개에게 공 대신 던져주던 장난감이었다는 걸. 그래서 트라우마가 생긴 양은 자신 속에 늑대를 만들어냈다는 걸. 그래서 거울을 보아도 늑대가 보였고, 꿈속의 거대한 혓바닥은 자신을 물어뜯던 개의 것이었단 걸. 자신의 입에 입마개를 씌우고 자해했던 건, 개 대신 늑대로 변한 자신에게 분노를 표출한 것이래.


의사가 개를 데려오자 양은 화들짝 놀라며 늑대 인격으로 변했어. 그리고 개에게 자신이 쓰던 입마개를 씌어버렸지. 그렇게 양은 자신이 해결하지 못한 일을 제 안의 늑대를 통해 해냈어.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처럼 늑대는 양에게 삶의 난관을 헤쳐나갈 힘을 주었어.


자해하는 양을 정신과 의사는 어떻게 치료할까? [봉제인형 정신병원 ep.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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