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5일, 5박 6일간의 남프랑스 여행을 마치며.
30.06.2016~05.07.2016
Paris
Avignon, Orange, Arles, Gordes, Rousillon
Nice, Antibes, Saint Paul de Vence, Èze, Monaco,
Milano(Italy)
여행이라고 하면 여행에 특별한 의미를 두고, 여행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는 사람들이 기분 상해할 것 같다. 나 역시 여행이라는 단어에 집착하는 사람이라 이번 프랑스 방문은 '관광'이었다고 하고 싶다.
그저 꽃밭이, 라벤더 밭이 보고 싶었고
아직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프랑스에 가보고 싶었고
삭막한 독일에서 잠시라도 벗어나고 싶었고
이 지겹고 건조한 매일이 싫었고
일하기 싫었다.
뒤셀도르프-파리, 파리-아비뇽의 버스 티켓만 예약하고 나머지는 일체, 심지어 돌아오는 교통편 조차도 예약하지 못했던, 무계획으로 시작하고 진행된 이번 프랑스 방문은 내 여행 답게 어느 하루 순탄한 날이 없었고, 귀가길로 정한 니스-밀라노-취리히-뒤셀도르프의 여정도 밀라노에서 숙소가 꼬여버리고 엎친 데 덮쳐 생리도 시작해 취리히를 삭제하고 바로 뒤셀도르프로 돌아가는 중이다.(취리히에서 20분 정도 버스가 정차하긴 했다)
고생만 '지지리' 하다가 몸과 정신과 돈만 축낸 건가ㅡ도 싶지만, 눈 앞에 펼쳐졌던 수 많은 아름다운 풍경들을 떠올리면 역시 다녀오길 백 번 잘했다. 예정보다 24시간 일찍 돌아가게 되었기 때문에 집에 돌아가면 푹 쉬고 싶다.
다음 일정은 2주 후, 이탈리아 로마로 3주 동안 출장 오는 여동생느님을 뵈러 잠시 로마에 간다. 다른 곳도 꾸겨 넣을까 고민했지만 역시 로마에만 집중하고 싶다.
8월에는 북유럽을 갈까 고민 중이다.
독일에서 사는 건 해외 생활에 살짝 짬밥이 있고, 슈퍼 적응력을 갖고 있는 나조차도 수월하지 않아 쉽게 정이 붙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언제 또 유럽에서 살아보겠어ㅡ라는 마인드로 있는 동안 뽕 뽑을 생각이다. 좀 더 어릴 때, 좀 더 일찍 올 걸ㅡ 아쉽다. 내 독일 워킹홀리데이 비자는 보통과는 다르게 11개월 짜리고, 다음 일정 때문에 최대 10개월 밖에 있지 못해, 2달이나 짧다는 게 괜히 아쉽다.
그리고 이번 프랑스 방문으로ㅡ
호주가 아닌 유럽으로, 독일로 돌아오기로 마음이 기울었다. 아마 일을 하거나 유학을 하거나 둘 중 하나를 하게 되겠지. 앗, 그저 유명한 곳들을 구경한 것에 지나지 않은 게 아니라 뭔가 얻은 게 있으니 여행이라 불러도 될 것 같다!
도시 방문 기록은 이번 주 내로 시간 순서대로 올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