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호주의 중심, Alice Springs로.
[ULURU, AUSTRALIA] 29.01.2015~02.02.2015
1. 호주의 중심, Alice Springs로.
가자, 세상의 중심 울루루로.
호주의 첫 국내 여행. 나는 첫 여행지로 ‘울루루’를 선택했다. 호주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던 11월 말, 나의 20대가 2달 정도면 정말로 막을 내리고 30대가 된다는 것을 깨닫고, 특별한 시간을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문득 떠오른 ‘울루루’. 울루루를 처음 본 것은 2년 전쯤 회사를 휴직하고 워킹홀리데이로 호주에 와 있던 고등학교 동창이 페이스북에 올리던 여행 사진이었다. 그 당시 나 역시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준비하고 있던 차였기 때문에 ‘나도 저기 가봐야지’라고 생각했던 곳. 하지만 이후 개인적인 사정으로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취소하게 되었고, 울루루의 존재를 완전히 잊고 있었다.
만 30세의 생일을 울루루에서 맞이하자고 생각하자, 이런 저런 아이디어들이 떠올랐다. 인터넷 검색으로 투어 회사들을 검색하면서 머릿속에 정리가 되기 시작, 그리고 결정했다. ‘20대의 마지막 날, 세상의 중심 울루루의 선셋을 보고,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가는 날 밤에는 수 백만 개의 별을 이불 삼아 밤을 보내고, 30대의 첫날, 울루루의 선라이즈를 보기’로. 이건 완벽하다. 이 이상의 계획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인터넷 검색과 주변의 조언을 얻어 내가 선택한 투어는 ‘3일 오지(outback) 캠핑 투어’. 내가 선택한 여행사에서도 여러 프로그램을 마련했지만, 나의 계획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선 1월 31일 울루루 선셋, 2월 1일은 울루루 선라이즈를 봐야 한다. 간 김에 근처 역시 돌고 싶어 1월 30일 앨리스 스프링스 출발~2월 1일 앨리스 스프링스 리턴의 투어를 신청했다. 2월 1일 하루를 공항과 비행기에서 보내는 것은 아쉬워 그다음 날 돌아오기로, 그리고 평소에는 선택하지 않을, 약간을 사치를 부려 좋은 호텔에 묵기로 했다.
울루루 여행을 결정한 이후부터 여행 전날까지 2달 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다. 비행기 표를 예약한 직후에 알바 중에 손을 다쳤고, 일하지 못하는 만큼 급여는 줄어들고, 병원비는 한 번 갈 때마다 불어나,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렸다. 투어는 예약했으나 투어비를 내지 못해 따로 연락을 취해 20%의 선금만 걸어놓고 투어일 2주 전에 최후의 수단으로 한국에 있는 동생에게 연락해 돈을 빌려 겨우 투어비를 지불할 수 있었다. 계속되는 자금난으로 교통카드 정기권을 구입하지 않고 걸어서 40분 정도 떨어진 가게까지 매일 왕복 1시간 반 이상을 걸어 다니는 등 생활비의 긴축정책은 물론, 경비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싶어 빌릴 수 있는 것들은 빌렸고, 투어에 필요한 물품들도 열흘 전에야 살 수 있었다. ‘돈도 없는데 이 상황에 이 여행을 꼭 가야 하나? 안 가면 편할 텐데.’라는 못된 생각이 들다가도, 금방 ‘아니야, 이 여행은 이 날짜여야 의미가 있어’라며 마음을 고쳐먹었다. 12월 1월, 이 두 달 동안 이 짧은 여행 준비로 힘겨웠지만, 그럴 때마다 내가 보게 될 울루루의 풍경과 수 백만의 별들을 상상하며 견뎠다. 그만큼 내겐 꽤나 ‘무리’가 있는 여행이었다.
출발 비행기는 멜버른 공항에서 오전 9시 45분 출발 예정. 새벽에 출발해야 함에도, 나는 전날 밤까지 일을 했다. 집에 밤 넘어서야 도착, 늦게까지 포스팅을 준비하다가 짐을 싸고 3시가 다 되어 눈을 붙였다. 그리고 기적적으로 5시에, 2시간 만에 일어났다. 아침 비행기를 타고 출국하는 날은 언제나 꼴딱 밤을 새우고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한 상태에서 출발한다. 그 이유는 설레서, 들뜬 마음에 잠을 이룰 수 없어서가 아니라, 대부분이 짐을 전날 밤 급하게 싸기 때문이다. 씻고 마지막 준비를 하고 집을 나섰다. 이번 주 렌트비는 방 문 사이로 밀어 넣었고, 방 안의 버릴 쓰레기들을 모두 정리해서 갖고 나왔다. 빨래도 다 개어서 옷장에 넣었고, 빨래 건조대도 정리해서 벽에 세워두고, 이불도 책상도 모두 정리했다. 블라인드도 커튼도 모두 쳐놓았다. 열쇠는 잃어버릴 가능성이 있으니 방 안에 두고 나왔다. 쓰레기를 버리고, 목줄 없이 새벽 산책을 하는 중~대형견들을 피해서 가느라 역에는 조금 빠듯하게 도착했다.
이른 시간임에도 전철 안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일터로 향하고 있었다. 다음 역인 Caulfield에서 내려 city loop으로 갈아타 Southern Cross Station으로 향했다. Southern Cross Station은 입국하던 날 이후로 처음이었다. 내가 기억하고 있던 역과는 많이 달랐다. 공항 셔틀 버스인 sky bus 정류장과 역까지 한 없이 멀게 느껴지던 그날과는 다르게, 역에서 sky bus 정류장은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였고, 역 안에 입점해있던 큰 마트가 무척 익숙한 woolworth라는 걸 알았고, 무엇보다도 무척 매연이 심했다.
바로 sky bus를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막히지 않아 금방 도착한 듯하다. 국내선 터미널인 제 1 터미널에서 내려 바로 셀프 체크인으로 체크인을 마쳤다. 짐을 부치지 않고 기내에 들고 타는 건 처음이었다. 늘 액체 때문에 귀찮아서 최대한 짐으로 부치고 기내에는 가능한 가벼운 몸으로 탑승했지만, 액체 반입에 대해 물으니 콴타스 Qantas의 지상 직원에게 Domestic is OK라는 확답을 받아 그냥 가져가기로 했다. 액체보다는 카메라가 걱정이었다.
공항 내 약국에서 포포 크림을 구입했다. 선글라스를 $20에 팔고 있는 걸 보고 그냥 여기서 $5 더 주고 좀 더 나은 걸로 살 걸ㅡ이라고 괜히 아쉬웠다. 이미 전날 시티의 한 의류점에서 15달러를 주고 구입한 장난감 같은 선글라스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몸과 기내 반입 짐의 체크도 마치고 바로 눈앞의 커피숍으로 향해 long black 한 잔을 주문하고 바로 아래층의 게이트로 향했다. 어제 가게에서 받아온 초밥 롤을 커피와 함께 먹었고, 잠시라도 눈을 붙이려고 노력했다. 1시간 노력해서 10분 정도 잠시 잔 듯했다. 9:25, 탑승 시작 시간이 되었다. 이번에도 역시 재빨리(3번째) 탑승했다. 길게 줄 서서 한참을 기다리는 것이 싫어 언제나 승무원들이 게이트 오픈을 준비하기 시작할 기미가 보이거나, 누군가가 줄을 서기 시작하면 바로 가서 줄을 서 일찍 탑승한다. 내가 예약한 자리도 비즈니스 석의 바로 뒷자리엔 4 열이라 입구와 가까웠다. 무엇보다도 넓어서 좋았다.
비행기는 1열 6석의 작은 비행기였다. 이륙 시간인 9:45이 조금 안 된 9:42분에 기체는 움직이기 시작했고, 초반엔 조금 불안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이내 안정되었다. 요 몇 년 동안은 이륙하기도 전에 잠들어 밥 먹을 때만 잠시 깼다가 착륙할 즈음~착륙 후 깨곤 했는데, 이날은 드물게도 아까 마신 커피의 힘인지, 자지 않고 종일 깨어있었다.
3시간에 가까운 비행 시간 동안 내장된 영화라도 보려고 골라 보았다. 사실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를 보려고 했지만 분명 농담들은 못 알아들을 게 뻔해, 그래도 이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ㅡ 싶어 이미 본 <비긴 어게인>을 시청했다. 기내식은 알아들은 게 샌드위치뿐이라 샌드위치로 선택, 아몬드 진저 쿠키도 함께 받았다.
바깥은 무척 뜨거워 블라인드를 치긴 했지만, 바깥의 광경이 궁금해 영화를 보다가도 중간중간 바깥 풍경을 훔쳐보았다. 이 지역은 과거 바다였다더니(확실하지 않다), 이 땅은 생성 이후의 대부분의 시간을 육지가 아닌 바다 속에서 보낸 듯했다. 내가 있는 곳이 깊은 바다 속인지 하늘 위인지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로, 비행기에서 내려다보이는 지면은 해양 다큐멘터리에서나 봤을 법한 모양을 하고 있었다. 태초부터 육지였을 거라곤 생각되지 않는다. 물줄기가 존재하는 듯했지만, 지금 시기가 여름인 건기인 탓인지, 강물은 보이지 않았고, 물을 따라 자생하고 있는 나무들로 그곳에 본디 물이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매정해 보일 정도로 붉은 흙의 땅은 단순한 건조함을 넘어 생명이 살 수 없을 것처럼 보였다. 구름 한 점도 없어 그늘조차도 없는 날씨. 간간이 보이는 녹색 점들만이 그래도 이곳도 생명이 사는 곳이라고 알려주었다. 생전 처음 보는 모습의 지형, 잔혹할 정도로 건조하고 뜨거운 기후, 하늘 위에서도 끝을 알 수 없는 넓은 땅. 아주 가끔 이 땅을 가로질러 직선으로 나있는 도로와 철로가 보일 때면 인간의 문명은 이 자연에게 불청객이라는 생각마저도 들었다.
Alice Springs
3시간 가까이 비행하여 앨리스 스프링스 공항에 도착했다. 비행기의 창밖으로 앨리스 스프링스의 날씨는 다행히 무척이나 맑아 보였다. 가장 앞자리였던 만큼 두 번째로 내렸고, 일단 화장실에 가고 싶어 공항 안의 화장실을 찾아 빠르게 걸었다. 영상에서나 보던 비행기에서 계단을 이용해 비행장에 직접 내리는 것도 경험했다. 투어를 예약한 여행사를 통해 예약해 둔 백패커스에서 무료 픽업이 있다는 것만 알고 있고 그 외의 정보는 전혀 없다 보니, 어디서 타야 하는지 전혀 감이 잡히질 않았다. 함께 비행기를 타고 온 사람들이 이제는 모두 보이지 않을 정도로, 한참을 멀뚱멀뚱 기다리다가 숙소에 전화를 해서 물었다. 뭐라고 알려주는데 한참 모자란 영어 실력이라 뭔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한참을 서성이고 있자 아까 도착한(이미 시내에 한 번 다녀온) 공항 셔틀 기사분이 내게 다가와 숙소가 어디냐고 물었다. 숙소 이름을 말하니 공항 안에 있는 곳에서 티켓을 구입해야 한단다. 왕복으로 16불이라는 걸 보니, 돌아올 때엔 무료이긴 한가보다. 티켓에는 갈 때 13불, 올 때 3불이라고 적혀있었다. return도 호텔의 이름을 말하고 픽업을 예약했다. 셔틀이 출발하기를 기다리면서 공항 내 무료 와이파이를 쓰며 여기저기 도착을 알렸다. 지금까지 수도 없이 비행기를 탔지만 최근 여러 건의 비행기 사고들에 나도 모르게 조금 겁을 먹었던 것 같다.
기사분이 이제 타라고 해주셔서 셔틀에 탑승, 얼마 안 있어 비행기 한 대가 도착했고, 곧 셔틀은 여행객들로 가득 찼다. 사실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멀지 않다 15~16km 정도? 걸으려고 하면 못 걸을 거리는 아니지만, 아무리 잘 걷는 나라고 해도, 이 날씨에 걷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차창 밖으로는 나무와 풀의 무한한 '복붙'(ctrl+c, ctrl+v)이 펼쳐졌다. 도중에 있던 작은 바위 산(?)은 지층이 드러나 있었고 40도 정도로 기울어져서 끊겨있었다. 중고등학교 때 과학시간에 배우던 지진으로 인한 단층의 예가 바로 이것인 것 같았다. 신기했다. 어느 날 갑자기 끊어진 걸까 아니면 오랜 시간 천천히 끊긴 걸까. 살면서 지금까지 겪었던 지진들, 특히 2011년 3월 11일의 동일본 대지진을 생각하면 어느 날 갑자기 끊겼다고 해도 믿을 수 있을 것 같다.
여러 숙박 시설을 돌아 내가 머무는 백패커스에 도착했다. 분명히 마지막 날 머물 예정인 호텔과 오늘 머무는 백패커스 사이엔 Todd River라는 강이 흐르는 걸로 알고 있는데, 강은 보이지 않았다. 강의 물은 증발하여 없고, 조금 지대가 낮은 걸로 아 여기가 강이구나ㅡ라고 짐작은 할 수 있었다. 지도상으로는 상당히 큰 강으로 보였는데 직접 보니 걸어다니 수도 있을 정도의 강이었다. 멜버른으로 돌아온 후에 인터넷에서 검색을 통해 비가 많이 내리면 아주 종종, 몇 년에 한 번씩은 강이 '흐르기도'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3일간의 투어가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시내의 반대쪽 방향으로 물이 조금 고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셔틀에서 내려 바로 체크인을 했다. 내가 배정받은 방은 8인용 혼실이었고, 내가 첫 입실자였다. 내가 체크인하자마자 젊은 일본인 남자도 체크인했다. 침대를 아무 거나 선택하는 것 같았다. 창가 쪽의 에어컨에서 가장 가까운 2층으로 잡았다. 카운터에서 시내 지도를 받아 시내로 나갔다. 덥긴 하지만 무척 건조해서 쪄 죽을 것 같은 날씨는 아니었다. 얇은 긴팔을 입고 있기를 잘했고 생각했다.
시내까지는 꽤 거리가 있었다. 지도에는 15분이라고 적혀있었는데. 후에 같은 방을 썼던 사람들과 '그 거리는 15분 거리가 아니다'라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투어 내내 트래킹 할 때마다 나와 한국인 언니가 꼴찌 그룹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아마도 호주인, 서양인의 다리 길이 기준'일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시내로 가는 길에는 생김새가 조금 다른 사람들을 발견했다. 아- 이들이 본디 이 땅의 주인인 '애보리진', 호주 선주민(先住民)이구나. 사실 선주민이라고 하면 영상 매체에서 많이 봐 온 하와이나 아메리칸 인디언들과 닮았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여태껏 살면서 봐 온 사람이라는 존재와 얼굴의 생김새가 많이 달라 한 눈에 알아볼 수가 있었다. 어쩌면 다른 종류의 인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피부색은 아프리카 토착인들처럼 짙은 검은색이었지만 생김새는 마치 힘껏 꽉 쥔 '주먹'같았다. 앨리스 스프링스는 외부에서 유입된 타인종 보다는 선주민이 더 많이 사는 것 같다. 사실 반대일 줄 알았다. 타인종과의 혼혈로 보이는 사람들도 적은 수였지만 종종 보이곤 했다. 사실 멜버른에서는 호주의 선주민을 본 적 없었다. 시내에 있다면 분명 멜버른에 사는 사람들에게나, 혹은 멜버른의 수 많은 관광객들로부터 티 안 내려고 노력하는 묘한 시선을 받을지도 모른다. 그들은 단순히 원래 그들이 살던 곳에 모여 사는 걸까, 모여 살 수밖에 없어서 모여 살고 있는 걸까.
일단 시내에 도착해 내가 이용하는 투어사의 사무실에 들렀다. 제대로 부킹이 되어있는지 확인했고, 파리망Fly Net을 어디서 구입할 수 있는지 물었다. 일단 배가 고파 배를 채운 후 움직이기로 했다. 자금 사정이 여유롭지 않아서 샌드위치 가게인 서브웨이가 있기를 바랐는데 다행히 바로 근처에 서브웨이가 있었다. 늘 단품만 먹었지만, 이날은 5.95달러에 샌드위치+쿠키+음료가 제공되는 런치 콤보로 주문했다. 여기도 그렇고, 동네의 서브웨이도 그렇고, 호주의 서브웨이는 원래 엄청 많이 꾹꾹 눌러 담아 주나 보다. 늘 먹을 때 넘친다. 여러 번 여러 메뉴를 먹긴 했지만 매번 참 지저분하게 먹게 된다.
간단히 식사를 마친 후 파리망을 구하러 다녔다. 가장 큰 홈센터인 KMart에 들렀지만, 더 이상 팔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일단 USB 충전 어댑터를 구입했다. 슈퍼마켓인 Coles에 들러 점원에게 혹시 파리망을 파냐고 물으니, 점원이 우리는 없지만 피자집(도미노 피자) 옆의 Mad Harry's라는 가게에 가면 팔 것이라며 친절히 지도를 그려 알려주었다. 지도상으로 보면 바로 길 건너이지만, 그쪽으로는 길이 나있지 않기 때문에 점을 찍어 가는 길을 알려준 덕분에 헤매지 않고 무사히 Mad Harry's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인터넷에서 파리망이 비싸니 미리 구입해가라는 후기를 봤는데 3.95달러밖에 안 했다. 돌아오는 길에 Woolworth에 들러 물도 3리터 구입했다. 숙소로 돌아오니 방에는 투숙자가 한 명이 더 늘어있었다. 킹스 캐년에 갈 때 짐을 가져가는 건가ㅡ 궁금해 카운터에 물어보니 다행히 킹스 캐년 등반 시 짐은 버스에 두고 그냥 걷기만 한단다. 물은 1.5 한 통만 가져가는 것 같은데, 작은 배낭을 가져올 걸 하고 조금 후회했다.
그늘 아래 앉아있어도 피부가 타고 있는 게 느껴진다. 아까 시내에서 이곳 주민들의 피부에 여기저기 화상이 있는 걸 봤다. 나는 화상이라면 아주 질색인 사람이라 조금 겁이 났다. 투어 중에는 선크림을 아끼지 말고 마음껏 바르기로 했다. 한국의 로드샵에서 구입한 저가 선크림인데 최근 매일 메이크업 베이스 대용으로 써와서 마구 바르기엔 조금 아깝지만, 하나 다 쓰고 버리고 간다는 마음으로 쓰기로 했다.
아무래도 우리의 방은 아시아인, 특히 한국인, 일본인들을 모아놓는 것 같다. 방금 한국 여자분 한 명이 추가되었다. 그래서 총 일본인 남자 2명 한국인 여자 3명이 한 방에 묵었다. 8시가 조금 안 된 시각에 잠시 음료수를 사러 나간 사이에 백패커스의 카운터가 문을 닫았고, 관내 수영장 쪽에서 한국 여자분 두 분이 함께 있는 것을 발견하여, 다가가 이야기를 나누다 밤 9시 반~10시가 되어서야 함께 숙소로 돌아갔다. 일찍 일어나야 한다. 5시부터 식사가 제공되고 5시 반에 출발이다.
드디어 본격적인 투어가 시작된다.
*개인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일부 수정하여 재업로드하였습니다.
**남은 100일 동안 글을 쓴다고 해놓고서 그 100일 다 지나고 한국 돌아와서야 글 올리기 시작합니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