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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석류 Sep 23. 2020

문화도시로의 변화
퐝문화재단 열혈남아 신재민

[문화다원 No7] 예술人기획人행정人 부족 간 인터뷰 프로젝트

일곱번째 좌표는 포항(퐝)으로 가보았습니다. 지역별로 자신들의 고유한 지역성을 가지고 문화도시, 문화마을, 문화를 통한 연결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이번 인터뷰 프로젝트에서 다양한 지역의 문화행정, 문화기획, 지역 예술인들이 바라보는 모습도 만나보고자 합니다. 포항은 특히 다양한 지역축제로 유명합니다. 그 축제를 담아내는 실무의 중심에서 바라보는 지평은 어떤 모습일까요?


"문화도시로의 변화

퐝문화재단의 열혈남아"


1. 이름은? 사회에서 연차는 어떻게 되시나요?

신재민, 4대 보험 되어 인정받는 연차는 9년이구요, 사회보험 안 되는 연차까지 포함하면 12년 정도 했습니다.


2. 어떤 일을 해 오셨나요. 일터(작업의 공간)에서 당신의 역할을 소개해주세요.      

 저는 청운의 꿈을 안고 극단 미추 기획실에서 막내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온라인 홍보라 쓰고 다양한 일로 시작하여, 미국 시애틀에서 한인라디오 PD로 일도 했구요. 국내에 다시 들어와 여수에 GS칼텍스 재단에서 여수문화예술공원 GS칼텍스 예울마루 개관부터 홍보마케팅, 예술교육 부분을 담당하다가 지역 예술계에서 계속 이야기하시던 관광형 상설공연의 궁금증 풀고자 정동극장 경주사업소의 제작PD로 일을 했습니다. 지금은 포항문화재단 축제운영팀에서 포항국제불빛축제.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 등의 축제를 만드는 축제운영팀장이라 쓰고 노가다 십장이라고 읽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3. 한번 떠올려 주시겠어요. 당신이 하는(해 왔던) 일을 선택했던 내적인 욕구, 초심, 계기, 우연 등은 무엇이었나요?     

 제가 이 일을 하게 된 내적인 욕구는 아버지의 말 한 마디였습니다. 대학교 때 뜨거운 첫사랑과 같이 연극에 빠지게 되고 공연기획이라는 멋진 꿈을 품고 있었는데요. 졸업 할 때 즈음 아버지가 조용히 한 마디 하셨어요? "남에게 보여지는 일이라서 하는거냐?"라는 질문이었죠. 한 두달정도 그 질문에 대해 답을 하고자 대학교 생활을 돌이켜 보고 다시 정리하면서 내가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은게 아니라 누군가와 연극이라는 통로로 내 이야기를 말하고 싶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졸업공연으로 연극이 아닌 그 동안 학교 생활하면서 9번 진행했던 브랜드 콘서트 "소소한 일상: Awakening" 눈을 뜨다"를 기획하면서 이 일로 밥을 먹고 살겠다고 다집했었습니다. 그러다 지금도 존경하는 선배가 한국에서 제일 큰 극단에서 일해보겠냐는 사탕발림에 넘어가 이 일을 하는 자세를 배운 극단 미추에서 손진책 연출님과 김성녀 선생님 그리고 박현숙 실장님을 만나, 내가 기획을 하는 이유를 심장에 새기게 되었습니다. 공연에 함께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엄마의 마음이라는 것을요.   

   

4. 최근 3년 동안 스스로 느끼기에 가장 보람있었거나 의미있었던 일은 무엇이었나요?     

얼마전 2020 포항국제불빛축제를 취소하였습니다. 전혀 다른 컨셉으로 3종류 이상의 축제 기획했지만, 포항의 안정적인 환경 조성을 위해 포기하였습니다. 언론에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취소 알림을 올렸습니다. 그 아래에 취소되어서 아쉽다는 이야기가 있는 걸 보고 개인적으로 많이 울었습니다. 속상한 마음을 넘어 포항분들이 이 축제는 진짜 보러 가고 싶은 축제라는 진정성을 가지고 인정해주고 있어서요.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3년간 축제만 만들어왔는데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축제의 서사와 브랜딩을 하는데 최선을 다했었습니다. 뭐라고 해야할까요 밥 먹고 사는 일이 현장이다보니, 아무리 열심히 준비해도 태풍에 의해. 날씨에 의해. 정치적 이유로 인해 무너지고 다시 세우고를 하다 보니 하나의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 하늘이라도 감동하고 어여삐 여겨주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2017년 새해 첫날 한국에서 바람이 가장 세계 불어 기가 좋은 호미곶 바다에 떠내려가는 조형물을 잡고 30분을 버티고, 2018년도 가을 태풍에 스틸아트 작품을 지킨답시고 컨테이너 안에서 밤을 새우며, 그 무거운 작품들이 움직여 다니고, 2019년도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 때 70주년 기념작품으로 바다에 7천 상자나 되는 생선박스로 세운 건축이 가미된 작품을 태풍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모래 담벽을 세우면서 비바람을 다 맞았지만 태풍 상륙 3시간 전, 집채만한 파도에 내가 세운 모래담벽이 넘어가고 작품이 사그러지는 모습을 보며 자연에 대한 경외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3년간 축제를 만들면서 가장 보람있었던 일은 내 축제에 추억을 쌓으신 분들이 축제를 못한다고 하니 아쉬워하는 모습인 것은 바로 내 정성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그저 감사했었습니다.


5. 당신은 다른 부족사람들에게 어떤 기대와 요구를 받는다고 생각하나요. (좋은 것이든 좋지 않은 것이든)     

 저는 축제를 할 때 시장님부터 동네 시정잡배 아저씨들, 우리 동네 횟집 할매, 폭죽 전문가, 예술인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문제점을 해결하고 있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6. 당신의 생각과 행동에 영감/영향력을 주었던, , 음악, 공연, 영화, 전시 혹은 저자, 작가 등을 소개시켜주신다면?

 저에게 영감을 제일 많이 주는 건 축제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모습이에요. 그리고 축제장에서 일하셨던 분들을 사석에서 만났을 때 들었던 진솔한 이야기입니다. 작년 불빛축제 퍼레이드 때 목포의 극단 갯돌의 대형 마리오네트 옥단이를 초청하면서 포항의 풍물패를 뒤에 세운 적이 있어요. 그 중에 한 분이 포항에서 은퇴한 교장선생님인데 옥단이를 구경하며 퍼레이드하니깐 공연자로서 재밌고 즐겁다고 이야기하시더라구요. 축제에서 퍼레이드를 하면서 처음 느낀 점이었어요. 공연자가 즐거울려면 관객과의 관계에만 몰입했는데 공연자간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구요. 그리고 포항 밖에 없는 축제, 철로 된 조각, 스틸아트페스티벌 할 때는 현장에서 만나는 철강기업체 근로자분과 포항 예술강사가 가장 큰 원천입니다. 2017년 처음 스틸아트를 맡아서 할 때 현장에서 밤늦게 까지 있는 적이 많았어요. 걱정이 많았거든요. 작품이 다 야외에 철로 되어 있어서 누가 작품을 부시지 않을까?라는 걱정보다 잘못 해서 다치실까봐~ 그런 쓰잘데기 없는 걱정으로 현장에 밤까지 있었는데요. 저희 축제의 특징 중에 하나가 철강기업체 근로자분들이 만든 작품을 전시하는데요. 공장에서는 엄청 투덜대시면서 이런 거 그만 시키소~ 하는 분께서 가족들 데리고 나와서 이건 내가 어떻게 만들었고를 시작하시면서 자랑을 그렇게 하시는거에요. 그래서 그 후로 부터 근로자 개인분들을 위한 인증서도 만들고, 상패도 만들어 드리고, 영상도 만들어 드리고 그러고 있습니다.      

포항스틸아트 2019 홍보영상


7. (서로 다른 부족의 '일의 방법''생각의 관점'을 이해해보고 싶습니다) 당신이 하는(해왔던) 일의 '---'은 보통 어떤 흐름으로 이루어지나요?     

 기승전결이라기 보다 D-day 인생인 거 같아요. 축제, 공연 제작 등의 일을 하다보니 디에이가 너무 확실해요. 그래서 올해 축제가 끝나면 바로 내년 축제 아이템을 구하는 형식이 아니라 계속 어떤 콘텐츠와 홍보를 할지 생각해요. 지난 몇 년간은 같은 동네에서 전혀 다른 형식의(포항국제불빛축제는 문화관광축제,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은 순수예술제, 호미곶한민족해맞이축전은 해맞이 행사) 축제를 하다 보니, 그냥 제 안에 불빛이, 스틸이, 축전이가 있어서 애네들이 머릿속에서 막 뛰어다니다가 스틸하다가도 이 사람이랑은 불빛 때 해도 되겠다. 아~ 호미곶 때 이런 형식을? 이러면서 제 안에서 확장성이 생기는 것 같아요. 대신 콘텐츠 기획인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는 정확히 콘텐츠 대상에 대한 이해와 배경 지식을 최대한 많이 이해하려 노력해요. 프로덕션 단계에서는 우리가 하는 것에 대해 예술가와 행정가들이 이해하기 쉽고 그들의 눈높이에 맞는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지루한 설득과 이해 관철의 과정으로 제 속의 뼈를 깍죠. 애프터 프로덕션에는 행정가를 위한 정량적 성과 관리를 , 그리고 대외 언론 홍보와 개인적으로는 SNS에 제가 생각한 개인적 리뷰를 몇 자 적는 작업을 한답니다.      


7-1) 일의 과정에서 당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 혹은 요구받는 가치는 무엇이 있나요?      

 저는 운이 좋게도 공공기관에서 축제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운이 좋아 사익이 아닌 공익을 위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거기다가 문서 몇 장 잘 만들고 하면 다른 사람들이 생각지도 못하는 재원을 지원 받고, 현실로 이룰 수 있습니다. 어떨 때는 무섭습니다. 제가 사기꾼 같다는 생각도 가끔합니다. 눈 앞에 보이는 건 아무것도 없는데 문서 몇 줄과 말 몇 마디에 1Km 불꽃을 터트리고, 그리고 퍼레이드에 대형 마리오네트를 넣고, 인디밴드를 불러 뮤직페스티벌을 하고, 정말 갤러리에서 작품을 보고 흠모했던 작가님과 작업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이 콘텐츠가, 프로그램이 과연 우리 딸 둘에게 부끄럽지 않은 일인가? 그리고 우리가 만드는 축제를 위해 축제 프로그램이 안 보이는 곳에서도 본인의 시간을 내어 자원봉사를 해주시는 분들에게 과연 떳떳할 수 있는가" 입니다. 내가 쓰는 돈은 우리 아버지,어머니, 친구, 동생들이 일해서 내는 세금으로 만드는 것이기에 오늘을 기쁘게 해드리고, 우리 미래에 행복이 남길 바라는 마음인거 같아요.


8. 누구나 모든 것을 잘 할 수는 없습니다. 당신은 어떤 도움과 협력이 필요한가요?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저는 특히 마당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개인적 영역의 예술을 축제라는 거대한 마당에 투영하여 예술가에게는 새로운 자아실현의 자리를, 축제를 관람하는 분들에게는 새로운 볼거리와 삶의 새로운 활력을 얻는 것이기 때문에 저는 축제에 관련된 행정인과 예술인들에게 항상 도움과 협력이 필요합니다. 만약에 이 인터뷰가 나간다면 누가 봐도 예술적 상상력으로 괜찮은데 이걸 해본 적이 없어서 아무도 못하게 한다면 저에게 연락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요즘에 가장 많은 도움이 필요한 부분은 시민분들입니다. 하는 일이 동네에서 축제를 만드는 일이라서, 시민분들과 함께 매년 즐거운 경험을 쌓고 싶습니다. 그래야지만 축제가 진정성을 가질 수 있는거라고 생각하거든요.    

 

9. 당신이 가진 내적인 힘들 가운데, 어떤 힘이 강하신 것 같나요(장점, 나다운 것 등)?

생각보다 긍정적이다?입니다. 장점이라고 생각하고 살아본게 별로 없어서요.      


10. 앞으로 어떤 일(작업, 역할)을 하고 싶나요? 그것을 위해 누구를 만나고, 무엇을 하고 있()나요?

 앞으로는 좀 더 시간을 길게 가지고 문화로 도시를 변화시키는 일을 하고 싶어요. 지난 10년간 문화예술에서 예술이라는 단어에 집중해서 지역과 함께 성장한 인생이었던 같아요. 서울 수도권과 달리 내 자신이 펼치는 일로 성장할 기회가 많아서 운이 좋게 아트센터도 지어보고, 상설공연도 운영하고 축제도 만들 수 있었어요. 이제 앞으로는 나에게 성장기회를 준 지역에서 사람들과 같이 문화로 서로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누구나 문화를 만들고 즐길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긴 호흡이 필요한 일이라서 요즘 축제 프로그램을 만들 때도 이 프로그램을 10년 동안 지속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는 생각으로 많이 접근하는 것 같아요. 운이 좋게도 좋은 선생님을 지금 일하는 일터에서 만나서 회의 끝나고 나와서 모르는 단어들을 찾아보고 그 단어로 공부하면서 많이 깨우쳐 가는 것 같아요.      


 11. 다른 부족에 속해있는 다른 역할을 하는 행정기획예술중 어떤 좌표에 있는 사람들과 당신은 이야기 나눠보고 싶으신가요? (세대, 역할, 조직 등)      

 솔직히 '사람은 그냥 그만 만나고 싶습니다.'가 내면적 답변입니다. 어휴 지금 만나는 사람들도 업무적으로 너무 많은 사람을 만나다 보니, 그런 관계에 대해 진절머리 날 정도로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예술인은 만나면 항상 즐겁습니다. 그들의 꿈을 현장에서 이뤄주기 위해 하는 일이라고 생각을 하는 사람이다보니, 그들이 쌩뚱맞은 아이디어,. 예술에 대한 올바른 자세를 가진 분들을 만나면 너무 행복하고 에너지가 많이 생깁니다. 처세가 좋은 사람이 아닌지라 행복한게 우선이고. 두 딸의 아버지다보니, 우리 딸들이 살 세상을 더욱 빛나게 그리고 인간적으로 살 수 있게 해주실 예술인 분들을 만나고 싶네요.     

 

12. 당신을 좀 더 알 수 있는 소셜미디어/사이트/뉴스를 알려주세요.      

http://yellowbrick.creatorlink.net/     


"새로운 연결실험, Fusion of horiz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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