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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유리 Jul 22. 2023

여자 혼자 카자흐스탄 여행기 1

알마티 국제공항/환전/유심/호스텔/첫 외식/친구 사귀기

혼자 카자흐스탄에 간다고 했더니 주변에서는 꽤나 신기했는지 자꾸만 거길 왜 가냐고 물어보곤 했다. 사람들이 잘 안가는 곳 아니냐고. 그럼 난 답한다. 그래서 가는거야 !! 사람들이 잘 안가는 곳이라서 나는 카자흐스탄이라는 나라를 가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1월에 산 항공권의 날짜가 다가와 드디어 카자흐스탄 행 비행기를 타는 날의 아침이 밝았다.


새벽 5시 반에 일어나서 짐을 마무리 하고 인천공항으로 출발.

아빠가 20대? 혹은 30대 부터 사용하던 가방. 프로스펙스건데 요즘 레트로가 유행이라 내가 쓱 가져왔다. 방수도 되고 여전히 새것같이 좋음! 우리 집은 대개 물건을 아주아주 오래 쓰는 경향이 있는데 그래서인지 20년도 더 된 가방인데 멀쩡했다.


비행기 한 번 찍어주고..


아 참, 공항 오면서 아 연예인 보고 싶다 ! 했는데 진짜로 나랑 같은 비행기에 아이돌(인 것 같음)이 함께 타게된 것 아닌가?!? 티켓 발권 줄 기다리는데 옆에서 그 아이돌을 찍으러 오는 10명 남짓의 대포카메라 무리를 봤는데 참 신기했다 계~속해서 찰칵찰칵 찍어대는데 그냥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 하고 뭐 웃고 떠들고 하는게.... 참 연예인도 아무나 하는게 아니라는걸 느꼈다;;


비행기 시간이 좀 연착이 되었다. 카자흐스탄 쪽은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들이 많이 없다고 해서 공항 환전소에서 이런 메모를 보여줬다는 블로거의 글을 보고 따라 캡쳐해보며 비행기를 기다림


처음 타보는 에어아스타나. 국적기라 서비스도 좋고 기내식이랑 스낵도 잘 나오고 의자 간격도 넓고 기본으로 나오는 슬리퍼, 귀마개, 칫솔 치약 등등 파우치고 주고 .. 다 좋고 .. 그렇긴 한데 ... 연착이 왜 그렇게 되는건지 .. 하도 연착이 돼서 거의 1시간을 늦게 출발했다..... ㅠㅠ 도착해서도 바로 일어나지 못하고 이리저리 비행기 주차(?) 위치를 바꾸느라 한참을 늦게 내렸다


그리고 오늘 새롭게 안 재밌는 사실 하나!!

비행기 기다리면서 에어아스타나 항공 나무위키를 보다 중앙아시아 국가는 착륙을 하면 고생 했다는 의미로 박수를 치는 문화가 있다고 해서 진짜 치나 안치나 기다리고 있었는데 진짜로 사람들이 박수를 쳤다!! 착륙하기 전에 엄청 흔들리고 덜컹여서 사람들이 놀이기구 탄 것 마냥 우어아ㅏ~~ 아~~~ 이랬었는데 그 덕에 다 같이 우리 이렇게 잘 비행을 끝냈어요!!! 하는 느낌으로 박수를 칠 수 있었던 것 같다 ㅎㅎ


장장 8시간의 비행... 왜 젊을 때 여행 가라고 하는지 다시 깨달았다 유럽,미국도 다 갔었는데 그 때 열 몇시간을 어떻게 비행기에 앉아있었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어쨌거나 날 버티게 해준 미스터 선샤인 !! 남자친구가 강강강추하며 다운받아준 드라마인데 진짜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중간 피식 웃게되는 김태리의 귀여운 연기가 참 매력있는 드라마. 5회를 내리 보고도 책도 읽고 잠도 자고 밥도 먹고 했다. 8시간이면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ㅠㅠ 너무너무 지친 상태로 내렸다...


어쨌거나 ... 경유지로 많이들 이용하는 알마티 공항에 드디어 도착 ! 내려서도 한참을 기다려서 드디어 입국심사도 끝! 심사대에서 여권에 도장을 쾅 찍으며 welcome! 이라는 인삿말을 듣는데 아 내가 알마티에 왔구나 !!! 하며 기뻤다 ㅎㅎ


내려서 공항 환전소에서 달러를 텡게(카자흐스탄 화폐단위)로 환전하고 심카드를 사려는데 뭔 놈의 공항이 와이파이가 안된다ㅠㅠ 현지 번호가 있어야지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 그래서 도무지 어딘지 모르겠는거다. 죄다 러시아어로 적혀있어서 읽을수도 없다. 하지만.... 모르면 물어보면 된다. 물어보는게 최고다. !!


바로 안내 카운터에 여쭤봤더니 시내 가서 심카드를 구매 하면 좀 더 싸게 할 수 있단다. 그렇게 하기로 했더니 당장 심카드도, 와이파이도 사용할 수 없게 되어 택시 어플도 사용을 못하게 됐다. 그러면 혹시 택시를 불러줄 수 있겠냐 부탁을 했더니 흔쾌히 알겠다고 했다. 택시를 기다리면서 나는 알마티에 처음이고, 여행 계획이 있다고 말하게 되었고 택시를 불러주어서 정말 고맙다고 했더니 약간 기분이 좋아진 것 같아보였다. 신나서는  친절하게 물과 안내 팜플렛을 주고, 택시가 있는 곳까지 데려다 주었다.


물과 받은 팜플렛들.. 역시 고맙다는 말은 넘치게 해도 과하지 않나보다. 앞으로 더 많이 말해야지 !!


호스텔에 잘 도착했다. 하루 3만원 꼴이다.

만족한다. 우선 호스텔이지만 혼자 방을 쓴다는 것, 그리고 대궐같은 침대 크기가 아주 맘에 든다. 하지만 청결은 그닥이다 ㅎ.. 난 사실 예민한 듯 보여도 은근 안예민한 구석이 있어서 벌렁 잘 누웠지만..!


선풍기 상태가 이모양이라는 것과

이게 옷장인지... 뭔지 .... 빨긴 했을지... 의문이 드는 이불(?) 상태가 분명 이 호스텔의 흠이긴 하다. 사실 화장실도 매우 좁다. 그래도 더럽진 않다 ^^..


여행을 즐겁게 하려면 있는 것에 과분하게 감사하고 없는 것에 불평하지 않아야한다. (어쩌면 인생도 그런 것 같다는 깨달음이 문득 스치네) 나는 그렇게 살기 위해 먼지 낀 선풍기 같은 건 못본 체 하며 .. 그 바람을 시원해하며 .. 이 글을 쓰고 있다.


심카드가 안되는 나는 호스텔 주인에게 물어 심카드 가게에 갔다. 공항 직원이 정확했다. 공항보다 데이터는 더 많이 하지만 가격은 2500텡게 더 싸게 구입할 수 있었다. 친철한 분 ㅠㅠ 이 글은 보지 못하시겠지만 다시 한 번 감사해요 !!


그리고 너무너무 배가고파 식당 이름도 모른 채 심카드 산 곳 바로 옆의 가게로 들어갔다. 정말 메뉴 하나도 못 읽겠어.

영어 설명도 없고 직원도 영어를 아예 못한다. 구글 번역기 돌려가며 어찌저찌 손발로 대화한 끝에 내가 주문한 음식이 뭔지도 모른채 주문을 하고 음식을 기다리는데...  옆테이블에서 말을 걸었다.


익스큐즈미?!


영어를 할 줄 아는데, 메뉴 설명이 필요하냐 물었다. 나는 그러면 고맙겠다고 했다. 자기 음식이 곧 나오는데 같이 먹어도 되냐길래 오케이 하고 대화를 시작 했다. 둘다 영어가 서툴어 내가 알아들은게 맞는지 정확하진 않다.


내가 시킨건 카자흐스탄 사람들이 자주 먹는 대표음식같은것이고, 고기는 소고기다. 밥알이 따로 놀아서 씹는데 힘들었지만 너무 배고파서 싹싹 비웠다. 그 사람은 만두같은걸 시켰는데 저기 중간에 하얀게 뭐냐 물으니 달지 않은 요거트를 발라서 저렇게 먹는게 카자흐스탄에서는 보편적이란다. 그리고 저 오이랑 토마토 셀러드는(이름을 두번이나 물었지만 까먹음.) 여름에 먹는 별미 같은거란다. 특별한 소스는 없고 딱 내가 좋아하는 맛! 상쾌하고 맛있었다.


제대로 알아들은건진 모르겠지만 대화는 대충 이런 내용. 에스판(그 사람 이름)은 비자를 발급해주는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대한민국은 비자 없이 많은 나라를 갈 수 있지만 카자흐스탄 사람들은 어디를 가든 비자 발급이 필요해서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 많단다. 그리고 여행과 관련해서 공부를 하러 미국에 잠깐 다녀오기도 했다고. 하지만 20년 넘게 알마티에 살아온 사람으로서, 처음 카자흐스탄에 온 외국인인 나에게 알마티를 소개해줄 수 있다고 했다.


나는 정말 기뻤다 !!!!!!!! 공짜 전문 가이드가 생겼다 투어사 가면 하루 오만원인데. 푸하하 >< 애스판은 친구를 만나러 가봐야한다고 해서 내일을 약속하고 나는 숙소로 돌아왔다.

카자흐스탄에서 쓰는 매신저 앱은 왓츠앱 이다. 호다닥 깔아서 내일 약속 간 정하는 중 ....!


내일은 또 어떤 일이 펼쳐질까?

역시 인생은 내일을 알 수 없는 멋진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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