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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유리 Jul 24. 2023

여자 혼자 카자흐스탄 여행기 4

카인디 호수

오닉스 현지 투어사에서 예약한 투어 날의 두번째 이야기


두번째 투어지인 콜사이 호수에서 내려와서 중간에 버스를 세웠다 저 강이 왜 저런 색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신기해서 찍음!

버스에서 내려서 작은 버스로 갈아탐. 오프로드를 잘 갈 수 있는 푸르공으로 !


이렇게 푸르공으로 갈아탔음

사람들이 옹기종이 앉아 덜컹이는 푸르공을 타고 올라간다. 물도 슉슉 지나갈 수 있는 푸르공!!


이렇게 물을 지나가는데.... 차 안으로 물이 다 들어옴ㅋㅋㅋㅋㅋㅋ 앞에 보이던 히잡 쓴 여자는 애기까지 안고 유모차까지 실었던데 정말 대단했다 .. 저 물때문에 유모차가 다 젖었음 ㅠㅠ


푸르공을 타고 30분정도 올라가니까 카인디 호수로 올라가는 길이 나왔다 여기에서 말을 타고 올라간다고 한다 비용은 5000텡게 올라갈 때와 내려갈 때 모두 탈 수 있단다


올라가기 전에 화장실에 들렀다 가격은 100텡게


100텡게 내면 갱지같은 휴지도 하나 준다 ㅋㅋ


말을 탈까말까 고민을 했지만 올라가는 경사를 보니 말 없인 상당히 힘들어보여서 타기로 결정

앞에 아르샨이 가고 난 뒤따라 가기로 했다 올라가는 길에 무서워서 폰을 못꺼내겠어서 못 찍었는데 엄청 좁고 비탈진곳을 말을 타고 올라가고 내려가고 하는거다 ㅠ 내려갈 때는 다리를 앞으로 뻗고 몸을 뒤로 숙이라고 아르샨이 알려주었다..!!


말을 타고 이렇게 15분정도 올라가면 도착. 도착해서 약간 걸어야한다. 5분정도?

그러면 눈 앞에 보이는 카인디 호수 !!!!

이곳은 원래 산이었는데 화산 폭발로 인해 큰 구덩이가 생기고 호수가 되었다고 한다. 저기 솟아있는 나무는 다 죽은 나무들이다. 보고 있는데 약간 기이해서 무서우면서도 또 압도되는 그런 풍경.


이곳도 마찬가지로 너무나 아름다운 색깔


러시아 아줌마가 안내해주는 길로 따라가다 보면 위쪽에서 이 호수를 볼 수 있는 곳이 나온다

산 사이에 이렇게 파란 물이 고여있는 이 모습은 보고 있어도 믿어지지 않을만큼 아름다웠다. 나는 내가 지난주 까지 대한민국 경기도 시골 어딘가에서 사무실에 박혀 일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 실감이 안났다. 이 곳이 현실인가 싶을만큼 그 순간이 감동적이었다.


아시아의 스위스라는 카자흐스탄.. 이 풍경 앞에서 먹는 과자는 똑같은 과자여도 다르게 느껴졌다. 더 특별하고 맛있게 느껴졌달까..

투어에는 밥이 미포함이고 중간중간 내려줄 때 마다 알아서 끼니나 요기를 해결해야한다. 나는 몇시에 돌아가야하는지도 잘 모르고 어디로 가야 산책길이 있는지도 잘 모르고 하니까 계속 긴장해있고 눈치보고 라느라고 더 못먹었다 ㅠㅠ

한국인은 밥심인데... 진짜 빵 쪼가리고 때우면서 쫄쫄 굶으며 다니느라 정말 힘들었다 막판엔 그냥 자갈 바닥에 앉아서 막 먹음.


처음에 이 장소에 내려줄 때 5시까지 오라고 했다길래 (아르샨이 말해줌) 알겠다고 하고 놀다가 중간에 약간 확인 차 가이드한테 파이브!! 오케이?? 했더니 핸드폰에 시계 어플 켜서 5시 반을 보여주는거다. 넵! 하고 안심하고 혼자 돌아다녔다.

오예~ 하고 돌아다니며 사진도 많이 찍음.ㅋㅋㅋ

내려가서 또 사진 찍고요

카자흐스탄 여자 애들인데 내가 한국인이라고 하니까 코리아? 사랑해요! 사진한번 찍어달라고 했다. 연예인 된 것 마냥 웃으면서 다 찍어드림ㅋㅋㅋㅋㅋ 근데 위 사진처럼 날씨가 갑자기 점점 흐려지기 시작.


5시 반으로 미뤄졌구나~ 하며 여유 부리고 돌아다니고 있던 와중에 가족단위로 온 내 옆자리 아르샨네 막내를 만났다. (아르샨네 가족은 하이킹을 갔고 난 너무 힘들어서 안가고 호수에 앉아있었음.) 가족들한테 가보라고 했는데 안간단다. 나이는 19살로 약간? 질풍노도 같아보였음. 자긴 재미가 딱히 없고 피곤하고 집에 가고싶다 함 ㅠ ㅋㅋㅋ 이따 5시 반에 내려가는거야. 라고 말하고 둘이 호수에 앉아있었는데 5시가 되니까 이상하게 사람이 싹 빠지고 없는거다;;


알고보니 5시에 말 타는곳에 만나서 밑에 도착을 다섯시 반에 한다는 거였음 ㅠㅠ 내가 이해를 잘 못하고 남아있던거였다..... 부랴부랴 말타는데로 다시 가보니 이미 다 갔단다..... 핸드폰은 아침에 여기 출발할 때 부터 안터져서 애시당초 무용지물. 연락도 못한다. 말을 타고 내려가려고 하니 우리 말이 다 내려가서 새롭게 2000탱게를 내야 말을 태워준단다. 난 분명 왕복 비용을 다 냈건만 ㅠㅠ


질풍노도인 아르샨네 막내는 fuck! shit! 하면서 표정은 안좋은데.. 나는 나대로 어떻게든 되겠지 천하태평.. 이 상황이 웃기고 황당해서 사진을 찍고싶었는데 분위기 안좋아서 아르샨네 막내는 못 찍고 그냥 우리 여행사네 말이 다 떠난 말 주차장(?)만 한 컷 찰칵...


기다려도 말은 안왔다.... 더 늦으면 안될 것 같아서 그냥 있는 말 돈 내고 타기로 했다. 아르샨네 막내가 돈을 냈다. 내가 돈을 준다고 했는데 괜찮다며 넌 외국인이고 여행 중에 돌발 상황은 늘 있지. 하면서 넣어두라고 했다.


심지어 말도 없어서 둘이 한 말에 같이 탐 ㅠ ㅋㅋㅋㅋㅋㅋ 근데 아무도 우리 말을 운전을 안해줘서 말은 가만히 서있고.. 가지도 않고...  아르샨네 막네는 걷는게 더 빠르겠다며... 내 인생 두번째 말인데 내가 말 운전까지 하다니... 궁시렁 궁시렁.. 츄!! 츄!! (말보고 가라고 할 때 쓰는 의성어같은건가봄) 이것만 반복ㅋㅋㅋㅋㅋㅋㅋ ㅠㅠ  그래도 말이 안감.. 카작어인지 러시아어인지 모르겠는데 갑자기 아부다 아부다!! 하는데 갑자기 말이 가는거다 ㅋㅋㅋ 어 얘가 카작말을 알아듣네!! 하면서 츄와 아부다를 반복했다


난 그 상황이 너무 웃겼는데 또 동시에 너무 미안했다.. 그래도 여행지의 추억이 생겨서 재미가 있기도 했고.. 미안하다고 진심을 다해 사과하고 내려가는 길에 다행히 올라오고있는 우리 말을 만나서 말을 따로 탔다. 운전해주는 사람의 지휘 하에 거의 승마하듯.. 빨리 내려가는 말을 타고 집결지에 도착했다. 덕분에 아직도 궁뎅이가 너무나 아프다 ㅠ


설상가상 비까지 왔다 무슨 스콜처럼 비가 갑자기 막 쏟아졌다..... 날씨가 변화무쌍하다는 말은 들었지만 이렇게 갑자기 비가 쏟아질 줄이야???? 근데 덕분에 풍경은 멋졌다. 비가 오는 협곡 사이를 말을 타고 달리니까 말 때문에 생기는 흙먼지가 다 진정이 되고 또 시원해서 좋았다. 약간 자유로운 유목민이 된 기분 !! 쫄딱 젖은채로 밑에 도착하니 러시아인 할머니 가이드가 혼냈다 ㅠㅠ 알아듣진 못했지만....죄송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푸르공을 타고 버스가 있는 곳으로 내려왔다. 버스 옆 휴게소에 뛰어가서 100탱게를 내고 화장실 줄 기다림

내 앞에 카작 남자가 차례가 되었는데 뒤에있는 나에게 순서를 양보해줬다. 약간 레이디 퍼스트 ? 이런 문화가 있는 듯 했다. 뭐라고 말 하면서 양보해주는데 못 알아들음. 차를 타거나 건물에 들어가거나 뭘 해도 다 양보해준다. ”라흐멧“(카작 어로 고맙습니다) 이라고 말한 뒤 화장실 갔다가 또 혼날까봐 겁나 뛰어서 버스에 복귀!!


비는 금방 그쳤고 내려가는 길에 바깥을 보니 이렇게!!!!! 비가 쏟아졌던 탓에 무지개가 떴다. 저 젖은 머리는 나 때문에 비를 쫄딱 다 맞은 아르샨네 막내 머리다... 이 글은 못 보겠지만 정말 미안하고 고마웠어 ㅠㅠ


가는 길에 또 휴게소 들러주고

사람들은 역시나 삼삼오오 모여 쿠르트(경상도식 콩국 같은 그런거..)를 마시고 있었다 나는 안먹었고..


아침에 그렇게 맛나게 먹었던 바우르삭 이젠 꼴도 보기 싫었다. 하루종일 빵 먹었더니 밥 먹고싶어. 컵라면 먹고싶어. 그냥 물이나 사서 먹고 자고 잠깐 깼다가 또 자고 반복. 내가 머리를 계속 창문에 박으면서 흔들어대니 아르샨이 자기 어깨에 기대도 된다고 했다 ㅠ 하지만 그러기엔 하루종일 모자 안에서 묵힌 내 정수리 냄새가 너무 심할까봐 괜찮다고 하고 계속 그냥 목 흔들면서 잤다 ㅋㅋ ㅠ


4시간 반? 정도를 달려서 드디어. 다시 알마티 시내에 도착!! 도착하니 거의 12시였다ㅠㅠ 택시 잡아서 다시 숙소로 복귀!


진짜 너무너무 피곤했지만 또 새로운 세계를 이만큼이나 넓힐 수 있었던 카자흐스탄 현지 투어. 어제 일이지만 벌써 꿈만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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