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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umiverse Dec 05. 2021

R03-매거진B, 10년의 역사

흥미로웠지만, 이야기를 잘 풀어낸 걸까

매거진B는 마케터들에게, 그리고 그외 많은 사람들에게 약간...'교과서' 혹은 '성경'같은 느낌의 잡지이다. 아니, 정확히는 Mook(Magazine + Book)이라고 해야하나. 브랜드의 가치나 관점, 철학을 살펴볼 수 있어 소위 '워너비 브랜드'를 만들고자 꿈꾸는 많은 사람들에게 하나의 가이드북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 매거진B의 10년 역사를 전시하는 전시회라니. 거기에 항상 힙한 전시를 해오면서 힙한 장소가 된 피크닉이라니. 전시회가 시작될 때부터 가보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다가, 결국 가게되었다. 전시 마지막 날, 오후에.


10 Years of Archive:
Documented by Magazine B


입구에 장엄(!)하게 전시된, 지금까지 출간된 매거진B




1. 질문을 던지다

전시회의 시작은, 매거진B가 각 브랜드에 던진 질문으로 시작한다. 꼬불꼬불, 곡선으로 만들어진 관람로를 따라 다양한 질문들이 있었다.


하지만, 가장 인상에 남는 질문은 바로 이것.


그러게요, 어떻게 변하려나요.


'좋은 브랜드'라니. 어떤 것이 좋은 브랜드가 될까. 이미 매거진B도 하나의 브랜드가 되었다. 매거진B는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브랜드를 알리는 하나의 '좋은 브랜드'가 되었는데, 어떻게 변하려나.


2. 브랜드를 알아보자

한 층을 올라가면, 매거진B에서 다룬 브랜드들의 '요약본'이 한 벽에 쫘아악- 걸려있다.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 다른 한 쪽의 벽


간단히 역사에서부터 브랜드의 역사를 바꾼 주요 상품의 출시까지 정리된 요약본인데, 원하는 것을 하나씩 가져갈 수 있었다. 유일하게 하나 빈 칸이 있었는데...뭐더라


물론 마음같아서는 하나씩 다 가져오고 싶었지만 사람도 많고 하나씩 뽑기가 쉽지 않아 아래의 카테고리로 분류해서 집어들어 보았다. 그래도 많다


① 좋아하는 + 경험해 본 브랜드

Freitag / Lamy / Brompton / Lego / Aésop / Google / Rimowa / Leica / Helvetica / Tsutaya / Patagonia / Vans / L'occitane / Airbnb / Netflix / Muji / Apple Music / Ikea / Kyoto / Instagram / Blue Bottle Coffee / G-Shock / YouTube 

- Vans(나이키와 아디다스를 거의 신으니)와 G-Shock(나에겐 애플워치가), Kyoto(갈 수 없어요?)을 제외하면 거의 지금도 경험하고 있거나 상품을 가지고 있는 브랜드들


② 좋아하는 + 경험이 없는 브랜드

New Balance / Audi / Nars / Maison Margiela / Portland / Monocle / Acne Studio / Le Labo / Maison Kitsuné / Porsche 아니 이건 미니카 아니면 경험하기가 / A.P.C. / Mini

- 거의 자동차, 의류가 많군...?


③ 관심있는 브랜드(경험 여부 관계없음)

Intelligentsia / Seoul / Wework / Moleskine / Hay / Tiktok 

- 아마 Hay빼고는 거의 경험을 해보긴 함


총...41 브랜드!


3. 이제 브랜드를 경험...해...보자...?

묵직한 종이 뭉치를 들고 관람 순서를 따라 이동하면, 이제 전시의 핵심인 각 브랜드들의 상품 디스플레이가 나오게 된다. 이건...설명보다는 사진으로 보는 것이. (순서는 무순, iCloud에서 다운된 순서로)


역시 브롬톤! / 구글이 의외로 제일 신박 / 틱톡도 나름 괜찮았고
브랜드를 가장 잘 표현한 걸로 보여지는 프라이탁 / 넷플릭스는 이것이 최선이었을까
폴라로이드로 표현한 에어비앤비를 '잘했다'란 사람이 많았으나 / 리모와는 역시 스티커지 / 샤넬 멋졌음!
미니도 상징성 있게 잘 한 거 같기도 하고 / 애플 뮤직은...아이팟이 아닌 다른 방법이 좋았을 거 같기도
포르쉐도 나름 느낌표를 줌 / 유튜브 가운데 버튼 무엇 / 인스타그램 약간 혼란스러웠음
이게 무언가 했다지 / 스노우픽...? / 프라이탁처럼 브랜드를 잘 보여준 미슐랭

        

이 글의 소제목인 "브랜드를 경험...해...보자...?"와 사진 캡션에서도 느꼈을지 모르겠지만, 가장 핵심인 이 브랜드가 모인 전시장에서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점은 그냥 브랜드의 '쇼케이스' 같은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매거진B에서 다룬 모든 브랜드를 다 알고 경험한 것은 아닐 것이다. 이미 어느 정도는 유명한 브랜드이기에, 전시된 제품들을 보면 '우와'할만 하긴 한데- 물론 나도 우와 우와 하면서 봤 매거진B에서 추구한 '브랜드 다큐멘터리 매거진' 컨셉을 잘 보여주려고 했다면 각 브랜드들이 지금의 브랜드가 되는 데에 기여한 어떤 이유를 같이 두었으면 그 컨셉이 좀 더 명확하지 않았을까. 그런 의미에서 프라이탁 Freitag의 디스플레이가 확실하게 와 닿았고, 미슐랭의 경우에도 잘 보여준 듯했다. (아마 한 권을 펼쳐주어 보여줬다면 더욱 좋았을지도)


그리고 다른 아쉬운 점은 각 브랜드들을 경험할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이건 피크닉이란 공간 자체가 큰 공간은 아니었기 때문에 패쓰!


4. 몇몇 브랜드의 이야기

이 공간을 지나면 몇몇 브랜드들의 인터뷰를 담은 영상이 나오는데, 평일이었지만 마지막 날이라 그런가 사람이 제법 많은 편이었고 인터뷰는 하나씩 헤드폰을 끼고 들어야 하는 상황이라 영상을 길게 보진 못했다.


그리고 이어 전체 브랜드를 모아둔 컴필레이션 영상.


영상을 찍긴 했지만, 생각해보니 저작권이(...) 그래서 사진으로 대체


몰입도있게 프로젝션으로 큰 벽 2개에 걸쳐 나오고 있어 생각보다 집중해서 봤다. 이전 공간에서 놓친 브랜드의 디테일을 보는 즐거움도.


5. 매거진F도 있어용

한층 더 올라간 옥상의 공간에는 작게 매거진F의 공간. 매거진B에서 배달의민족과 협업해서 만들기 시작한 매거진F는 매거진B가 '하나의 브랜드'에 집중하는 것처럼 '하나의 식재료'에 집중한 매거진이다.


보고 있자니 뭔가 배가 고파지는 느낌


한 켠에는 아래처럼 툇마루에서 책을 보는 것처럼, 남산 풍경을 보면서 매거진F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두고 있다.


아니 묘하게 뭔가 일본 집 느낌이 나는거 같은데


5. 기타 등등

1) 남산뷰와 사진 맛집인 피크닉이다 정말 힙하다 힙해


날이 흐리고, 비가 온게 좀 안타깝군


2) 지하로 내려오면 늘 그렇듯 기념품 샵이! 다행히 '이건 사야해!'의 아이템은 없었


좀 귀여운 게 있으면 비싸거나, 사고 싶은게 없거나


3) 겨울서점에서는 매거진B와 매거진F를 팔았다


절판된 것도 있다고 했는데 다 확인을 해보진 않음(...)


4) 역시나 사진 맛집 다들 찍는 곳은 참지않아


옥상에선 날씨때문에 별로 였지만, 아래쪽은 날씨때문에 멋졌던 날




2018년, 카카오 Creator's Day에서 매거진B 대표이사인 조수용님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강연 제목은 '콘텐츠의 힘, 글의 힘'으로 콘텐츠로써의 글이 가지는 힘을 이야기한 내용이었다. 


거 사진이 대체 왜 이렇답니까(...)


이제는 숨김되어 보이지 않는 이전에 남긴 그 날의 후기를 보면, 아래와 같은 글을 핵심 문장으로 남겼었다.


글의 힘은,
독자와 호흡할 수 있는 매력, 꾸준함,
그리고 일정한 형식과 디자인의 힘에서 온다.

그리고 당시 강연에서 매거진B에 대해 남긴 글은 아래의 내용.


매거진 B의 시작은, 소셜 미디어 등으로 인해 짧은 글 문화가 익숙한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긴 글이 아닌 적절한(!) 길이의 글 - 대략 신문 주말판 1면이나 잡지 기획기사 길이 정도의 글에서 사람들이 '사진'을 보고 관심사일 경우 글을 읽는다-라는 데에서 주목을 해 시작했다고 한다. 여기에 비즈니스 관점을 더해 수집이 가능하고 과월판매가 가능한 단행본에, 글을 줄이고 사진을 늘린 형태로 누구나 읽기 쉬운 '책(조수용 대표도 매거진 B는 잡지라기 보다 '단행본'이라고 표현했다)'을 만들고자 한 것이 매거진 B의 시작이라고 한다.


매거진B는 어떤 브랜드가 되어 어떻게 다가오고 있을까. 여전히 매거진B는 그의 의도대로 읽기 쉬우면서, 접근하기 쉽고, 수집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나도 매거진B 10권, 매거진F가 2권


다만, 이번 전시회는 매거진B의 아카이브 속에 잠시 들어갔다가 나오기만 한 기분이다. 


이런 브랜드와 책을 만들었고, 그 브랜드에는 이런 제품들이 있단다. 어때, 괜찮지?


...약간 이런 느낌? 전시회 자체는 좋았지만- 조금 더 매거진B가 담아온 각 브랜드들을 좀 더 설명해주고, 경험하게 하고 '우리는 이렇게 이야기를 한다구'라는 것을 담았으면- 더욱 매거진B의 팬들이 많아지지 않았을까싶다.


브랜드를 직접 경험하고 이야기를 담은 다음 전시를 기대해요! 매거진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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