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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umiverse Nov 10. 2021

R02-돈이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돌고 돌아서 돈이라지만 왜 내겐 돌지 않나요

마침 책을 다 읽고, 인상 깊었던 챕터의 제목을 훑어 가면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토스 앱의 "오늘의 주식" 푸시가 왔다.



흠칫. 그렇다. 여기 알림에 있는 기업 중 2곳의 주식을 갖고 있다. 책에서 저자가 말한 "작고 소중한" 주식이고, 하한가를 칠 만큼의 충격적인 하락도 아니지만 순간 약간 심쿵했다. 아니 올라도 모자랄판에, 왜...?




책에서 저자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본인의 어떤 투자법을 설명하려고 하거나, 성공 방정식을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금단의 주식'을 시작해서, 어떻게 삶이 바뀌었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기록해놓은 이야기이다. 약간 '친구가 이래저래 해서 주식에 빠졌어~'하면서 이야기하는 느낌으로다가.


처음엔 얼핏봐서 몰랐지만 다시보니 화투다(!)


맨 위 앱 푸시를 보고 흠칫했다는 데에서 이야기 했지만 실은 나도 주식을 '작고 귀여운' 범위로 시작을 했다. 심지어, 나는 저자가 시작한 시기보다 늦은, 한창 KOSPI 지수가 상승을 할까말까 하던 시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저자가 어떻게 주식에 대해 눈을 뜨고, 투자를 하고, 생활을 바꿔갔는지를 읽어가는 것은 꽤나 흥미로웠다. 비슷한 점도 있고, 나는 아직 시도해보지 않은 것들도 있는데 중간중간 간략하게 설명된 용어들은 '어설프기 그지없는' 초짜 개미 투자자'인 내가 전체적인 글을 이해하기 쉽게 해주었다. 그렇다 개미 중에서도 이제 갓 주식 세상에 발을 딛은 왕초짜




그렇지 뭐...워낙 이런 소식들이 많으니


나도 주식을 시작한 계기는 비슷했다. 다들 주식이네, 코인이네, 돈은 가만히 두면 안된다고, 돈이 돈을 불러오게 만들어야 된다는 온갖 기사들이 넘쳐나기 때문이었다. 제목과는 좀 다르게, 배가 아프다기 보다는 정말로 궁금 - 아니 대체 어떻게 사람들이 돈을 버나 - 해서 시작했지만. 물론 나도 약간 마음이 급해져 벌면 좋겠다! 라고 생각은 함 ㅎ


https://brunch.co.kr/@ryumiverse/27

(마침 주식을 시작할 즈음의 글이 있군요?)




"매일" 이거 어렵던데


어쨌거나 주식을 하고, 작고 귀엽게(!) 수익을 얻었다. 그런데 저자처럼 '오늘의 커피값/밥값'이라는 목표보다는 '어? 버네? 좀 더 둬볼까?'하다가 매도해서 수익을 얻는 물론 마이너스로 떨어져 손절도 경험 정말 '무지한 감각' 거래였다. 이를 좀 더 체계적으로 보려고 일지를 쓰긴 하지만- 그냥 가격 변화의 리스팅일뿐. 심지어 기록이 일정하지도 않... 그런 것에 반해, 저자의 기록은 생생하고, 현실감이 있다. 비록 조금 더 부지런해야 하고, 좀 더 루틴화되어있는 삶(집-회사의 반복)이 필요하지만, 누구나 그렇듯이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는 부지런해져야 하니까.


뭐 대략 이런 느낌(...)




그렇지 사이버 머니가 아니면 무어람


결국 사이버 머니다. 저자도 그렇게 이야기하고,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매도가 되어 수수료를 제하고 내 통장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보통 주식이나 코인을 하는 주변인들을 보면 등락이 발생할 때마다 일희일비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자는 상당히 '관조'하듯 잔고를 보고 있다.




어쨌거나 익절이 주식 투자에 있어 최고의 미덕인 법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거나 주식 투자의 목적이자 목표는 '익절'이다. 그렇지, 익절이 항상 옳은 법이다.




저자는 의외로 치밀하게 관리하고 있다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즐겁다. 특히 내가 잘 못하는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더욱 즐거운 법인데, 저자는 월급이 들어오면 이를 어떻게 분산해서 쓰고 있고, 어디에 투자하고 있는지를 간략히 설명해줬는데, 의외로 그런 간단한 것 조차 쉽게 하지 못하는 내 입장에서는 생각보다 '즐거운 남의 이야기'였다.




주식이라는 것에 관심을 가지면, 관심사의 폭이 넓어지는 것은 사실


사실, 민감한 '돈과 관련된 것'이라고 하면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다. 저자도 주식 투자를 시작하게 되면서 세상에 대한 관심과 해석이 다양해졌다는 이야기를 남겼다. '인생을 배웠다'는 약간 과장된 표현일 수도 있지만, 그것 하나는 확실하다. 주식 투자를 하게되면서(=돈과 관련된 것이 생기면서) 세상에 대한 시각이 조금 바뀌는 것. 이전에 뉴스 말미의 주식 소식을 대체 왜 전하는 걸까-라는 생각을 했다면, 지금은 스윽 한번 '듣기'라도 하게 된다. 


아, 최근에 본 글 중에 아래의 글이 참 인상깊었었다. 성인이 되어 공부를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데, '주식'을 통하면 조금 더 이 '해상도를 올리는 행위'의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가진 장점이 투자에 도움이 될 수 있겠구나!


저자의 '덕질'이 예상외로 '쓸모'가 있다는 이야기는 제법 흥미로웠다. 나는 깊다기 보다는 얕고 넓은 덕질 이라고 할 수 없나 을 해왔었는데 확실히 주식을 볼 때도 관심 카테고리의 주식을 먼저 보게된다. 문제는 '본다'인데 정말 보고만 마는 것(...) 저자는 덕질력을 살려 회사의 분야부터 재무보고서까지 철저하고 빠르게 BUT 재미있게 훑는다고 했는데, 그 실행력도 과거의 '덕질'에서 시작된 것이 아닐까.




후후 비욘드 미트의 대체육 고기 뉴욕에서 먹어봄(?)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난 주식을 볼 때 관심있는 카테고리를 먼저 보게 된다. 그러면서 실제로 생활 속에서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들을 구입했다. 애플, AMD, 스타벅스 등 왜 다 미국주식 저자의 이야기에 상당히 공감한 부분인데, 내 삶 속에서 '내가 직접 접하는/사용하는/만나는' 회사의 주식을 사고, 그 회사의 제품(혹은 같은 카테고리의 무언가)를 경험해보는 것은 약간...내 투자에 대한 믿음을 확인하는 단계라고나 할까.




맨 처음에 쓴 것처럼,  저자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자신만의 투자법을 설명하려고 하거나, 상공한 투자에 대한 경험을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돈' '투자' '주식' 등을 매개로 해서. 본인 삶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은 글, 에세이이다. 그래서 쉽게 읽힌다. 정말 오래간만에 완독하는 데에 걸린 시간은 약 1시간 반 정도. 


그렇기에, 엄청난 깨달음을 얻었다거나 삶을 바꿀 의지를 얻었다거나 돈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그런 커다란(!) 임팩트가 있지는 않다. 하지만, 정말 가까운 친구가 수다를 떠는 것을 듣고, '나는 어떻게 하고 있나' '내가 하는 거랑은 이런게 비슷하고 이런게 다르네' '오 이건 해볼만한데' 하는 소소한 - 마치 비누방울 터지듯 - 깜박임을 즐겁게 경험할 수 있는 책이다. (저자도 이런 것을 바랬을거라고 믿는다 히히)




저자의 브런치, 



...를 살펴보면, 아직까지 나름의 즐거움을 느끼며 삶을 이어나가고 있다. 뭔가, 나도 서서히 바꿀 수 있는 것은 무엇일지, 무엇을 해볼 수 있을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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