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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umiverse Sep 13. 2020

P14-마음이 급하다, 다들 왜일까

주식과 부동산, 그것이 전부 일까

누구나 좋은 삶을 꿈꾼다. 나도 당연히 '좋은 삶'에 대한 '꿈'이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방영된 SBS스페셜.


https://www.youtube.com/watch?v=JVi-X0B9nhU


어느 날부터, 마음이 급해졌다. 그리고 SBS스페셜은 그런 마음을 좀 더 다급하게 만들었다.


나는 이렇게 가만히 있어도 되는 것일까...?




나는 원래 '투자'라는 것에 익숙치 않은 사람이었다. 아니, 그것보다, 어쩌면 투자의 기초가 되는 '금융'이나 '부동산'에 대한 개념이 그렇게 잘 잡힌 사람은 아니었다. 어쩌면 지금도 대출, 주식, 복리, 명의, 등기, 확정일, 청약점수...너무나도 많은 한자로 된 단어와 개념. '상식' 수준의 대략적인 내용은 알고 있었지만, 조금 더 들어가면 많이 어려웠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피하고 있던 것만은 아니었다. 새로운 것이 떠오른다면, 한번씩은 시도를 해봤다. 렌딧, 8퍼센트 등, 소위 'P2P  대출 투자'가 부상하던 2015년, 렌딧을 통해 20만원의 금액을 '투자'해봤고, 비트코인이 한창 부상하기 바로 직전, 비트코인도 20만원을 투자해봤다. 400만원이 1600만원이 되는 기적


2015년부터 20만원을 두 번 투자해서(총 40만원) 50만원을 만든 2020년의 9월 렌딧 지급 내역.


남들이 몇 천만원을 투자했네, 몇 백만원을 투자했네-할 때, 나의 '심리적 저지선'은 20만원이었다. 다행히 지금까지의 투자는 성공적인 듯 한데, 렌딧에서 40만원(20만원을 두 번) 투자해서 50만원을 만들었으니, 10만원 수준을 벌었고, 비트코인은 20만원을 투자해서 40만원을 만들고 원금 20만원을 뺀 뒤에도 20만원이 남아있었으니- '투자 수익율'만 보면 괜찮지 않나싶다. 물론 비트코인에 남아있던 수익금은 지금은 10만원이 됐


물론 나도 투자를 많이 했더라면(...)




그리고, 마음이 약간 급해졌다. 주식과 부동산 이야기가 단체 대화방에서의 이야기 비율이 높아졌다. 많은 사람들이 주식 투자 수익율을 이야기 하고 있고, 소유한 집이 얼마가 올랐다더라, 대출을 얼마를 했다더라, 알아보고 있는 집 가격이 얼마더라-하는 이야기가 들리고 있다.


나는, "Daydreamer"에 가깝다. '공상가'라는 의미의 Daydreamer. 돈은 돌도 돌기 때문에 돈이라 생각하고, 내가 사려는 물건이 조금 더 비싸더라도 내가 편한 방법으로 구입한다. 정보 주고 돌고 돌아 쿠폰 간신히 받아 적용하고...세상 귀찮 어쩌면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일수도 있겠다. 대학교 때에는, 회사 들어가서 3~%년 뒤면 다 연봉이 1억이 넘는 줄 알았(...)으니까.


20만원이라는 '심리적 저지선'도, 만에 하나 다 잃더라도 아쉽지 않은 금액의 기준이다. 잃어도 괜찮고, 뭐 벌면 좋은 것이고. 지금까지는 그랬다. 지금까지는 돈이라는 것이 어떻게든 나에게 들어올 것이고, 나는 그 돈을 가치있게 '벌리기'보다는 '잘' 쓰는 것을 생각했을 뿐, 그 돈이 '일하게' 만드는 것은 젬병이었던 Daydreamer였던 것이다.


'여행가고 싶다'라고 돈 쓸 생각만 하는 "Daydreamer"일 지도


그런데 말입니다, 그런 사람이 마음이 급해진 것입니다! 와우 미디어의 힘이 엄청나죠


먼저 오만년 전에 이벤트로 오픈해놓은 주식 계좌에 다시 20만원을 입금해놓았다. 대략적인 주식 거래의 '구조'는 (상식적 수준에서는) 알고 있으니, 주식을 해보려 한다. 그리고, 가망은 없지만, 청약이라던가 소위 '갭투자'라는 부동산의 이슈에도 관심을 가져보려고 한다. 소액이고 늦었지만, 관심이 아예 없는 것보다는 낫지.


SBS스페셜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그런 생각이었다. 위에서 쓴 것처럼, 나도 마음이 조급해졌기 때문에 주식을 살포시 해보고, 부동산에도 관심을 가져보자라는 것. 단순히 통장에 있는 돈이 일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


그런데...한편으로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왜, 결국은 모두 '돈'인걸까




결국은 돈이다. 주식으로 돈을 벌고, 부동산으로 돈을 벌고, 온갖 투자로 돈을 벌어야겠다는 것. 현실적인 부분에서는 공감을 할 수 밖에 없긴하다. 삶에 있어서 조금더 편하고, 조금더 즐겁고, 조금더 나아진 삶을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잘 알고 있다. 나도 큰 집에서 물건 늘어놓고 살고 싶다, 당연히


얘기한 대로, 나는 Daydreamer - 공상가이다. 나에게 있어 '좋은 삶'이란, 적절한 크기의 집(주택, 아파트...유형은 관계없이, 약간의 개인공간과 약간의 공유공간이 있는)에서, 좋은 사람과, 반려동물 한마리와 함께, 수다도 떨고 주접도 떨고,  먹고 싶은게 있으면 해먹고 가끔은 술 한잔 기울일 수 있는 정도의 삶이다. 역시 알고 있다. 이런 '좋은 삶'도 결국은 돈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공상가이기도 하지만, 현실에 대한 인식은 하고 있다.


그럼에도 '왜 결국 돈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주식으로 부동산으로 혹은 다른 투자로 돈을 벌고자 하는 그 목표가 '좋은 삶'이 아니라 다시 '결국 또 돈'으로 보였기 때문이었다. 적절히 벌고, 적절히 소비하고 '좋은 삶'을 사는 것과, 일단 되는 대로 많이 벌고, 소비는 소비대로 하지만 '바쁘기만한 삶'을 사는 것- 이 두 가지에서 많은 사람들의 삶의 흐름이 후자인 것 같다.


이 둘은 더 큰 집 가격을 생각할까, 지금의 기분좋은 순간을 생각할까


'좋음'과 '적절함' - 너무나 주관적인 이야기이다. 나에게 있어 어쩌면 '좋은 삶'은 지금 살고 있는 이 순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더'를 붙어 '더 좋은 삶'을 만들기위해, 나도 현실적으로는 주식 프로그램을 살펴보고, 부동산 뉴스와 소식을 클릭할 것이다.


SBS스페셜에서 나온 많은 사람들, 그리고 더욱 많은 투자 수익을 위해 노력하는 주변의 사람들, 건너건너의 사람들- 모두를 응원한다. 나도, 나 스스로 응원해서 조금 '더 좋은' 삶을 살고 싶다. 개개인의 '좋음'과 '적절함'은 사람마다 다르니까 이 모든 사람들이 어느 수준에서 만족할 지는 모르겠지만 모두 '좋은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중간중간 다시 생각했으면 좋겠다. 나에게 '좋은 삶'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내가 이렇게 주식으로, 부동산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이 '좋은 삶'인지 아니면 '또 다른 돈'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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