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권 관련해서 뉴스 기사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기사는 아마 이런 기사겠죠?
1. 비행기표 싸게 사려면 이것만 기억하자
2. 항공권 OO일 전에 사야 가장 싸다
못 보신 분들은 여기 많습니다
실제로, 항공권에 영향을 주는 것들 중 가장 민감한 변수는 날짜와 시간입니다. 철저하게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따르고 있어요. 즉, 사람들이 가지 않는 날짜와 시간이 가장 저렴합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남들 가지 않는 날짜와 시간을 선택해서 여행 가라고요? 하지만 직장인에겐 그림의 떡이죠. 단지, 조금 더 합리적으로 구매하자는 거죠.
하나씩 차근차근 알아봅시다. 아, 물론 이 글의 대상은 항덕이 아니니, 최대한 전문용어는 최소화 하자고요.
우선, 알아야 할 것을 나열해봅시다.
1. OTA(Online Travel Agency): 온라인 예약 에이전시(온라인 티켓 판매점들)
항공사에서 공시한 티켓의 정보를 고객이 검색하면 표시해주고 판매하는 중간 단위의 판매점입니다. 공식 항공사 사이트를 제외하고 실질적으로 티켓을 구매하기 위해 결제하는 사이트라고 보면 됩니다. 국내에는 대표적으로 하나투어(하나프리 항공), 모두투어, 인터파크, 지마켓 여행, 옥션 여행, 와이페이모어, 현대 프리비아 등 여러 곳이 있어요. 카드사 혜택이나 시즌 이벤트 같이 항공사에서 공시된 가격 외에 할인이 있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2. 가격비교 검색사이트
Google flights, Kayak, Skyscanner, Expedia 등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이들은 항공사 공식 사이트들과 OTA들이 판매하는 항공권을 검색해서 한 곳에 모아줍니다. 대신, 이들 사이트에서 실제 항공권을 구매하려 하면 OTA 사이트로 안내해주기 때문에, 그저 다나와나 네이버 가격비교 같은 사이트와 비슷합니다. (카약이나 익스피디아의 경우 자체적으로 티켓을 판매하기도 합니다)
이들은 날짜별 Matrix검색(출도착 일자 앞, 뒤 3일 치를 한 번에 검색해서 조합해 표 형태로 보여주는 검색)이나 항공사별 검색, 더 싼 날짜 추천 등의 기능을 가지고 있는 점이 메리트라고 보입니다.
3. 항공사 예약 시스템
항공사들이 티켓 가격을 공시하고, 수속, 발권, 티켓팅들을 관리하는 시스템입니다. 주로 거대 아웃소싱 업체들이 담당하고, 국내 최대 항공사인 대한항공은 Amadeus 社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합니다. 실질적으로 티켓을 구매하는 유저들이 이 시스템을 직접 접할일은 없습니다. (이 부분이 조금 더 궁금하신 분은 https://en.m.wikipedia.org/wiki/Airline_reservations_system을 참조하세요.)
4. FSC(Full Service Carrier) 항공사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국적항공사입니다. 국내에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이 있겠네요. 일본에는 ANA(All Nippon Airlines), JAL(Japan Airlines)이, 미국은 Delta, AA(American Airlines), United 정도 있고요. 주로 장거리 노선을 취항하고 전체적인 서비스가 매우 좋은 편입니다. 당연히 항공권도 비싼 편이죠. 국적기는 일부 노선을 제외하면 대부분 10년 이내의 비행기를 사용합니다.
5. LCC(Low Cost Carrier) 항공사
약어에서도 저렴함을 풍기듯이 저가항공사를 뜻합니다. 국내에는 진에어, 에어부산,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정도가 있고, 이 중, 진에어와 에어부산은 각각 모회사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입니다. 제주항공은 애경그룹이 가지고 있어요. 옆 섬나라의 대표적인 저가항공사는 ANA를 모회사로 두고 있는 피치항공 정도로 예를 들 수 있겠네요. (피치항공은 2번이나 경험해봤지만 그다지 좋은 경험은 없어요..)
LCC는 FSC 항공사와는 다르게 서비스를 최대한 줄여 고객을 많이 태우는 것으로 이익을 최대화합니다. 프로모션도 매우 자주 합니다. 시간 단위 운항횟수도 당연 FSC 보다 많습니다. 그만큼 기체를 더 빡세게 돌려요. 가끔 새 비행기도 볼 수 있지만, 10년이 넘은 비행기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국내는 좀 덜한 편) 주로 타국의 저가항공사에서 사용하던 비행기를 중고로 가져오거나, 진에어와 에어부산은 주로 모 기업에서 비행기를 리스해옵니다. ps. 요즘에 신규 도입되는 기체는 FSC, LCC 가리지 않고 대부분 리스 형태로 도입됩니다. 참고로, 10년 이내의 비행기는 거의 새 비행기라고 보면 됩니다. Delta, United, AA 항공사는 20년 된 기체도 잘... 돌리고 있어요.
하나투어, 지마켓, 옥션, 인터파크, Skyscanner, Kayak 정도는 다들 알고 있지 않나요? 추가적으로 Google Flights, Expedia 등등 있고요. 자, 근데 그럼 OTA와 가격비교 사이트를 비교했을 때 항공권을 구입하기엔 어느 곳이 나을까요?라고 물어본다면 그 둘은 분류일 뿐이고, 사이트마다 각각 장단점이 있습니다. 이제부터 각 사이트별로 좀 알아보죠.
카약을 들어가면 바로 나오는 화면은 [그림 1]과 같습니다. 6/1 ~ 6/8까지 ICN-LAX 구간을 검색하려 합니다. 근데, 그 전에 오른쪽 검색 버튼 하단에 날짜 미정인 경우라는 글씨가 보이네요? 한번 클릭해보죠.
하단에 정확한 날짜, ±3일, 주말 창이 추가되었어요. 여기서, ±3일을 눌러보고 전후 3일로 검색을 하면 아래와 같은 표가 나오게 됩니다. 일종의 Matrix 검색인 거죠.
이렇게 되면 조금 더 싼 가격의 항공권을 빠르게 찾을 수 있습니다. 돌아오는 날짜를 하루 지연해서 6/9일에 돌아온다면, 가격은 이 검색에서는 차이가 별로 없지만 799,855원이 되겠네요. 위 표를 본다면, 정말 날짜별로 변동폭이 큽니다. 그만큼 항공권은 날짜에 민감하다고 볼 수 있죠.
사이트 하단을 보면 카약의 또 다른 장점을 볼 수 있는데요. 카약을 서비스 중인 여러 국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해외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의 경우 항공사들이 국내에는 공시를 해주지 않아 상대적으로 해외 출발 편이 저렴할 때가 많습니다. (인천 경유이기 때문) 또한, 해당 좌석의 요금 클래스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클래스와 경유는 뒤에서 설명할게요.)
구글 플라이트와 카약과는 다르게 스카이스캐너는 국내 OTA에 나온 항공권들을 가장 많이 검색해줍니다. 즉, 국내 OTA사이트 각각 들어가지 않고 여기서 한 번에 검색할 수 있는 것이죠. 각종 항공사 + 국내 OTA를 거의 빠짐없이 한 번에 검색할 수 있습니다. Matrix 검색도 당연히 가능하고, 가장 저렴한 특정 한 달 전체 검색도 가능하며 목적지를 선택하지 않고도 검색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에요. 국내 OTA가 가장 많은 만큼 저가항공도 가장 많이 검색됩니다.
구글 플라이트는 제가 가장 많이 쓰는 검색 툴 중에 하나인데요.
1. 한 번에 여러 목적지를 검색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그림 5]처럼 목적지에 CDG(파리-샤를 드골 공항), LHR(런던-히드로 공항), FCO(로마-피우미치노 공항)와 같이 입력해서 최대 5곳까지 한 번에 같이 검색할 수 있어요.
2. Kayak이나 SkyScanner처럼 전체 검색 후 항공사 필터링으로 원하는 항공사를 검색하는 게 아니라, 검색 단계부터 항공사를 지정해서 검색이 가능합니다. 국적기만 계속해서 검색하고 싶은데, Kayak과 SkyScanner에서 모든 항공사를 매번 다 검색하고 항공사 필터링을 해서 느렸던 문제가 깔끔하게 해결됩니다.
3. 게다가 이 상태에서 오른쪽에 있는 목적지 둘러보기 배너를 클릭했을 때, 정말 속 시원하게 다 보여주죠.
특히, 유럽이나 미주를 간다면 주변 도시의 가격도 한 번에 볼 수 있으니 조금 더 편합니다.
Matrix 검색뿐만 아니라, 심지어 사용자한테 일정을 변경하면 조금 더 저렴하다고 알려주기까지 합니다.
한 가지 단점은, 국내 OTA, 저가항공을 별로 잘 검색하지 못합니다. 주로 FSC 항공사 검색 편에 적합해요. 그래서 검색 툴은 자기가 가고 싶은 목적지에 따라 달리하는 게 좋습니다.
국내 OTA에서도 가끔 저렴한 항공권이 나올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OTA들도 결국 항공사가 공시하는 가격을 기반으로 행사를 하기 때문에, 자체적인 할인행사가 아니라면 검색엔진들과 별 차이가 없을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그중에도 하나프리세일은 정말 강추하는 할인 행사 중에 하나입니다. 매우 좋아요.
결국, 항공사들은 항공사 예약 시스템에 가격을 공시할 뿐이고, 검색업체들이나 OTA들은 그 예약 시스템을 바라보고 있을 뿐입니다. 어느 검색엔진이 더 많은 예약 시스템에 붙었는지는 확인해봐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