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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랑 Mar 14. 2023

08. 앙숙 고양이

안녕, 꾸씨! 제주는 어때? (신천리 벽화마을)


 "어디서 고양이 냄새가 나는데?"

 꾸씨가 두 살 때였다. 고양이가 귀여운지 꼬리를 흔들며 고양이를 뒤따라 갔다.

 "양이야 나랑 놀자."

 고양이도 무슨 생각인지 어느 정도 가더니 가만히 앉아 있었다. 그는 반갑다고 얼굴을 내밀며 인사를 했다. 그 때였다. 갑자기 고양이가 뺨을 세차게 때렸다. 그리고는 날쌔게 사라져 버렸다.

 얼마나 지났을까? 그제서야 맞은게 억울했는지 짖으며 뒤쫒아가려 했다. 그 뒤로 꾸씨는 고양이와 앙숙이 돼버렸다.

 신천리 꽃집으로 들어가는 고양이를 보더니 이때다 하며 짖었다.

 "꾸씨, 그것은 고양이 그림이야."

 그림을 보고 짖는 그가 어이없지만 그만큼 고양이는 살아 움직이는 듯 했다.

 '바람코지'라고 불리는 제주 동쪽 마을 신천리는 재미있는 벽화로 유명하다. 젊은 예술가와 지역화가가 마을 벽을 아름답게 수 놓았다. 골목마다 숨어있는 그림에 '와!'소리가 절로 나왔다.

 꾸씨는 화가 덜 풀렸는지 짖으며 마지 못해 따라 나섰다. 바람은 여전히 거세었지만 다음 재미를 찾아 나의 걸음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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