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어쨌거나 글쓴이 Dec 14. 2016

나름의 근황

글을 안쓴지 오래되었다. 이 어플에 접속한 건 퍽 오랜만이다. 조금이라도 자율적으로 표현하며 살아보자고 시작한게 익명으로 글을 쓰는 일이었다. 물론 이곳은 점점 커져 파워블로그들의 집합소가 되었고 나는 점점 더 어울리지 않는 글을 싸지르는 꼴이지만.


 전문대학원에 진학한다. 축하를 많이 받았다.   부모님의 기쁨을 잠시나마 더 얹어드렸다. 길이 정해졌다는 묘한 안도감도 든다. 그럼에도  결국은 남이 원하는 길로 가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자기소개서를 쓰고, 면접을 보며 당차게 포부를 밝힌 건 나다. 그런데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한가지 확실한 건, 나는 소모품으로서의 삶에 확실히 들어서게 되었다는 것. 누군가를 더 우선으로 하는 삶. 그를 위해 삼키는 삶.  무언가를 포기하는 삶.


 예전처럼 글감을 적어놓다 새벽이 되는 일이 일상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더 생생히 표현할 수 있다는 이유로 감정이 북받칠때 핸드폰을 붙잡고 글을 쓸 수 없을 것이다. 아마 당분간 잊고 살게 될 것 같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 밤을 맞아 남기는 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