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전쟁에서 살아남는 법

론 애드너, 「올바르게 승리하라」

by ryu

카메라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하던 코닥이 어느 순간부터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IT업계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지니던 IBM은 현재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같은 기업들에게 많은 부분에 있어서 기술적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또 애플뮤직이 나오면서 망할 것만 같던 스포티파이는 기사회생을 하기도 한다.

이처럼 수많은 기업들이 망할 것 같다가도 잘되기도 하고, 영원히 잘될 것 같다가도 어느 순간 뒤쳐지기도 한다.

이런 일들이 빈번히 발생하는 이유는 뭘까? 책 "올바르게 승리하라"를 통해 정글 같은 기업 생태계에서 이기는 방법을 배워보자.


0. 가치 아키텍처

기업은 사람들에게 가치를 주고, 그 가치에 대한 대가를 받는다.

어떠한 가치들을 단계적으로 줄지 구상하는 것을 가치 아키텍처라고 한다.

예를 들어 아래에서 설명할 코닥이라는 기업은 '이미지를 통해 추억을 되살리고 공유한다'라는 가치를 전하고 싶어 한다. 이 가치를 전해주기 위해 코닥은 포착 -> 제작 -> 감상 -> 공유 순서의 아키텍처를 지닌다.

즉 이 순서대로 사람들이 가치를 전달받길 바라는 것이다.

초기에 그들은

포착 : 광학 카메라

제작 : 현상소

감상 : 인화

공유 : 복사본이라는 요소를 사용했다.

이 정도면 충분한 예시가 된 것 같으니 본격적으로 시작해 보겠다.


1. 잘못된 게임에서 이기는 건 진거나 다름없다.

무조건 1등만 하는 기업만 잘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상한 분야에서 1등을 해서 망한 기업이 있다. 바로 코닥이다.

코닥은 카메라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이었고, 최초의 디지털카메라를 발명하기까지 했다.

아날로그에 집중해서 뒤쳐진 게 아니라, 디지털 시대까지 염두했었던 코닥이 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코닥은 광학 사진에서 디지털 사진으로 전환을 할 때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

카메라 -> 디지털카메라

필름 -> 메모리카드

화학약품 -> 잉크

현상소 -> 디지털 프린터

이렇게 사진 업계가 변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디지털 프린터 연구에 힘을 써서 해당 분야에 1등을 차지하였다.

하지만 그들은 엉뚱한 분야에서 승리했다.

휴대폰 카메라의 해상도가 너무 좋아지면서 사람들이 굳이 사진을 프린트해서 보지 않았고, 카메라를 굳이 구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즉 그들은 생태계의 붕괴를 예측하지 못했다.

작가는 생태계 붕괴를 예측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방법을 제시했다.

1. 성능과 가격이 극단적으로 상승한다고 생각해 보기.(10배, 20배씩 좋아짐)

실제로 화면의 해상도가 매우 좋아져서 프린트의 수요가 별로 필요 없어졌고, 휴대폰 카메라의 성능이 매우 높아졌다.

2. 현재 위치뿐만 아니라 가치 아키텍처의 모든 요소에 미칠 영향을 생각해 본다.

원래 카메라에서의 화면은 포착을 하는데 필요했지만, 해상도가 좋아지고 인터넷 기술이 발전하면서 휴대전화만으로 포착, 제작, 감상, 공유를 모두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생태계 붕괴를 예측했다면, 작가는 다음과 같은 기업 개혁이 있다고 했다.

1. 전문화

앞으로 잘 될 것 같은 분야에 빨리 기술 투자를 해서 해당 분야의 전문 기업이 되는 것이다.

코닥을 예로 들면, 스마트폰 카메라가 잘될 것을 염두했다면 첨단 센서나 이미지 처리 기술등을 개발해서 성공적인 개혁이 가능했을 것이다.

2. 확장

어떤 부수 사업이 중앙 무대로 올라올지 생각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코닥은 실제로 오포토라는 기업을 인수하여 클라우드 기반 사진 관리 분야에 선두주자였다. 하지만 SNS 보다는 사진의 저장, 공유 등에만 신경을 쓴 탓에 성공하지 못했다.

3. 다각화

취약한 분야를 인식하고, 한 분야에 모든 것을 걸면 안 된다. 코닥은 디지털 인쇄 사업에 모든 것을 걸었는데 해당 판단이 잘못된 판단이었기 때문에 망했다.

4. 틈새 발견

만약 생태계가 붕괴될 것은 예측했는데 별 다른 좋은 방침이 안 보인다면 자원을 아끼는 것도 방법이다. 최악의 경우 틈새시장을 발견하고, 여기에 재배치해서 새로운 계획을 세울 수 있다.


2. 생태계를 방어하는 방법

만약 내가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데, 엄청 큰 대기업이 내 분야를 침범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3가지 원칙과, 그에 맞는 사례를 제시한다.

원칙 1: 파트너를 모집하고 재배치해서 가치 아키텍처를 수정한다

원칙 2: 파트너를 찾아 방어 기반을 파악한다.

원칙 3: 방어 연합을 유지하기 위해 의기투합한다.

먼저 원칙 1부터 살펴보자.


웨이페어 vs 아마존

웨이페어는 가구를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기업이다.

기존 웨이페어의 가치 아키텍처는 매우 간단했다.

선택 -> 거래 -> 배송의 형태로, 고객들이 선택한 가구를 온라인으로 배송해 주는 게 끝이었다.

그러다 2014년경 웨이페어는 단순히 고객들이 원하는 제품을 배송해 주는 것뿐만이 아니라 디지털 콘텐츠를 통해 고객들이 좋아할 만한 가구를 발견하게 만들었다. 즉 선택 -> 발견 -> 거래 -> 배송의 형태로 진화하였다.

이후 아마존이 거대한 자본을 기반으로 온라인 가구 판매 분야에 진출하려고 했다.

이 상황에서 웨이페어는 '발견'이라는 아키텍처의 강화와 '숙고'라는 새로운 요소를 추가함으로써 생태계를 방어했다.

3D 기술을 활용하여 가구가 배치된 사진을 보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그리고 3차원 모델을 증강 현실과 결합하여 고객들로 하여금 실제 자기 집에 배치한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하였다. 이와 같은 아키텍처의 변화와 기술 개발로 인해 웨이페어는 아마존으로부터 생태계를 지킬 수 있었다.


톰톰 vs 구글

톰톰은 내비게이션 분야에 혁명을 일으킨 기업이다. 인공위성을 이용한 위치 확인 데이터를 이용한 여러 가지 소프트웨어(디지털 지도 등)를 제공했다. 이때 톰톰의 가장 큰 고객 중 하나가 구글이었는데, 구글은 구글 지도를 이용하기 위해 톰톰의 제품을 사용했다.

하지만 구글은 자체 서비스를 개발하고, 이 기능을 무료로 배포하기까지 했다. 기존에 유료로 써야 하던 지도와 내비게이션 기능이 휴대전화를 통해 무료로 사용이 가능해지게 되면서 톰톰은 힘을 잃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톰톰은 건재한 기업으로 남아있었다. 그 이유는 파트너를 찾아 방어 기반을 마련하였기 때문이다.

구글은 무료 기능인 대신에 사용자의 정보를 구글이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약점이자 강점이 존재하였다. 톰톰은 이 특징을 이용하여 기업들을 대상으로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할 때 고객의 정보를 사용하지 않겠다."라고 선언했다.

이를 통해 톰톰은 자동차 제조사들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우버 등과 같은 회사들과 여전한 파트너십을 맺어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스포티파이 vs 애플

스포티파이는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시작되었다. 당시에도 불법 음악 다운로드가 유행이었는데 스포티파이는 자기만의 플레이리스트를 손쉽게 만들어주고, 전체 음원들 중에서 특정 트랙만 선택할 수 있는 기능 등으로 많은 구독자들을 모았다.

하지만 애플이 애플 뮤직으로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에 진입하려 했다.

애플 생태계와 결합된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인 애플 뮤직은 스포티파이에게 있어서 엄청난 위기가 되었다.

위기인 이유 중 하나는 당시 스포티파이의 가치 아키텍처는 매우 단순했기 때문이다.

당시 스포티파이의 가치 아키텍처는 콘텐츠 -> 검색 -> 듣기가 전부였다. 이런 상황에서 거대한 자본과 긴밀한 생태계로 밀고 들어오는 애플 뮤직을 막기는 힘들어 보였다.

이때 스포티파이는 아티스트들과 연합하여 이 위기를 해결하려 하였다. 아티스트들과 계약하여 스포티파이에 직접 음원을 발매하도록 하고, 아티스트들이 라디오를 할 수 있게끔 만들었다.

그리고 AI를 통한 맞춤형 음악 추천 등의 '발견'이라는 요소를 추가하는 등 가치 아키텍처를 더 탄탄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아티스트들과 직접 계약을 하는 것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었다. 먼저 음반사들의 입장에서 스포티파이의 확장을 막으려 했다. 스포티파이와 아티스트들이 직접 계약을 하면서, 음반사들의 수익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게 되자 스포티파이는 아티스트들과의 직접 계약을 포기하고 팟캐스트 분야의 독자적인 콘텐츠와 콘텐츠 제공업 분야를 강화하였다.

이렇게 팟캐스트라는 요소를 추가하며 스포티파이는 애플 뮤직으로부터 기사회생하게 되었다.


3. 이미 갖춰진 생태계를 공격하는 방법

창업을 하려고 보면, 창업을 할 자리가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이미 거대한 기업들이 디테일한 부분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고, 중소기업들도 저마다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고, 그들을 공격할 수 있을까?

이 책에서는 3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원칙 1: 최소한의 실행 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한다

사업을 하는데 야망을 꿈꾸는 것은 좋고, 미리 어떤 구조로 가치 아키텍처를 뻗어 나갈 것인지 구상해 보는 것은 좋다. 하지만 처음부터 과다한 생태계를 꾸리려고 시도하는 것은 문제가 된다. 처음에는 최소한의 실행 가능한 생태계(MVE)를 구축하고, 이 MVE가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면 이후에 여러 가지 생태계를 시도하는 것이 좋다.


원칙 2: 단계적 확장 경로를 따른다

MVE가 "먼저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라면, MVE가 정해진 뒤에는 "다음에는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질 때이다. MVE 외에 추가적인 파트너나 활동 등을 탐색하고, 이를 완전히 구축한 뒤에 다시 탐색 -> 구축을 반복해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첫 파트너를 받아들이는 일이다. 첫 파트너가 아키텍처를 성공적으로 구축한다면, 이후의 파트너들과 아키텍처를 구축하는 것이 쉬워지기 때문이다.


원칙 3: 생태계 이관을 진행한다

이미 생태계를 구축한 기업의 경우, 생태계를 새로 만들 때 새로운 파트너를 구할 필요가 없다. 기존의 생태계에 참여한 파트너들을 새로운 생태계로 이관시키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까지 간다면, 엄청나게 거대한 기업의 모습일 것이다.


예시:아마존의 알렉사

1단계 : MVE 구축

아마존은 평범한 음질의 스피커이지만, 기본적인 음성 명령을 이용해 아마존 프라임 뮤직의 노래를 재생할 수 있는 스피커인 에코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때 탑재된 AI인 알렉사는 말을 잘 못 알아들으며 기대보다 낮은 성능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많은 사용량을 기반으로 알렉사는 학습을 진행하여 점점 기술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2단계 : 기술 확장

아마존은 알렉사 플랫폼에서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의 영역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스포티파이, 아이튠즈, 판도라에 사용할 수 있는 음성 제어 기능을 발표하고, 알렉사를 학습시켜 점점 똑똑하게 만들었다.

3단계: 개발자를 위한 알렉사 스킬 키트

아마존은 알렉사를 다른 개발자들도 사용할 수 있게끔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아마존은 알렉사가 받아들이는 데이터는 많아지고, 갈수록 똑똑해지고 있었다.

그리고 소비자들이 알렉사를 더 많이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4단계 : 알렉사 호환 기기

아마존은 냉장고, 식기세척기, 오븐 등 가전제품군에 알렉사를 호환시키는 시도를 하며 IOT분야에 진입하였다.

5단계 : 알렉사 인사이드

알렉사의 기능이 단순히 다른 제조업체의 하드웨어와 호환될 뿐만이 아니라 아예 하드웨어에 직접 내장되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던 기기든 스마트 기기로 만들 수 있는 알렉사 커넥트 키트(ACK)를 발표하며 수많은 가전 제품군에서 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AI 스피커로 시작했던 알렉사는 IOT업계까지 생태계를 이루게 되었다. 이처럼 처음부터 모든 것을 다 이루려고 하는 게 아니라, 최소한의 기능에서부터 시작하여 천천히 넓혀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4. 너무 빠른 건 너무 늦는 것보다 나쁠 수 있다

어떤 분야에서 무조건 선두주자가 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무조건 어떤 분야에 처음 들어가는 것이 좋은 선택이 아닐 수 있다고 충고한다.

심지어 내가 출발선에 홀로 서있다면 엉뚱한 경주에서 이긴 것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필립스는 1986년, HDTV혁명을 주도하기 위해 더 넓은 화면 비율, 향상된 해상도, 더 밝은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텔레비전을 만들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했다.

이는 현재 보면 정말 옳은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2023년 현재에도 더 넓고 더 크고 더 선명한 디스플레이를 위해 여러 기업들이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필립스는 정말로 떼돈을 벌었을까?

아쉽게도 고화질 카메라(기술), 새로운 방송 표준(규칙과 규정), 최신 제작 방식, 프로덕션 과정(절차) 등이 실제 콘텐츠 제작 및 방송에 활용될 때까지 해당 기술을 빛을 발하지 못했다.

그리고 필립스의 예상처럼 HDTV 시대가 도래했을 때는 필립스의 혁신 기술 대부분이 특허가 만료되는 일을 겪었다.

지금 이 말이 적용되는 분야가 자율주행자동차인 것 같다.(책에서도 예시로 등장했다.)

자율주행자동차가 적용이 되려면 필요한 것은 기술뿐만이 아니다.

자율주행자동차에 관한 규정과 법률이 먼저 마련이 되어야 하고, 단순히 AI 기술이 아니라 도로 상황을 볼 수 있도록 하는 카메라, 음파탐지기, 레이더, 센서 등의 다른 기술들 또한 선행되어야 한다.

즉 어떤 기술이 현실에 적용되는 것은 기술문제가 전부는 아니라는 것이다.

아무리 혁신적이고 잠재력이 높은 기술이라고 해도 이 기술이 적용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런 새로운 가치 제안은 생태계 조정의 필요성(새로운 규칙, 법률 등의 마련 혹은 다른 기술들의 선행이 필요) 때문에 억제될 수 있지만, 기존 가치 제안(이미 생태계가 마련된 곳에 새로운 가치 제안)은 가치 아키텍처 향상을 통해 가속화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바코드의 기본 기술은 수십 년 동안 바뀌지 않았지만, 바코드를 지원하는 IT 인프라 덕에 더 많은 정보를 추출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되며 바코드의 효용성은 매년 향상되고 있다.

단순히 가격을 계산하는 것부터 시작하여 기프티콘, 심지어는 편의점의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체크하는 것까지 많은 부분에 있어서 바코드의 효용이 올라가고 있고, QR코드가 등장할 수 있었다.

이렇게 기존 가치 제안의 경쟁력이 향상되면 새로운 가치 제안의 우위점을 멀리 밀어낸다.

쉽게 말하면 기존의 기술의 생명력을 더 길게 만들고,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는 시기를 뒤로 밀어낸다는 것이다.

즉 기존 기술과 새로운 기술 간의 싸움이 10km 마라톤에서 하프 마라톤으로 바뀌게 된다.

이 때문에 위의 필립스처럼 이른 시기에 새로운 가치 제안에 너무 공격적인 투자를 해서 망하는 회사도 있고, 자본을 모으기 위해 기존 가치 제안에 대한 투자를 줄이다가 기술 우위를 잃고 망하는 회사도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새로운 가치 제안과 기존 가치 제안의 싸움에서 누가 이길지, 즉 생태계 붕괴가 일어나는 속도를 예측하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이 책에서는 2가지 변수로 살펴볼 수 있는 프레임워크를 제안했다.

1. 기존 가치 제안이 확장될 기회가 (높음/낮음)

2. 새로운 가치 제안을 위한 생태계 준비 상태가 (높음/낮음)

이렇게 4가지 경우의 수가 있는데 한번 살펴보자.


1. 시장 교란(1번이 낮고 2번이 높을 때)

기존 가치 제안이 끝물에 다다르고, 새로운 가치 제안을 위한 생태계 준비도가 높으면 단기간에 새로운 가치가 시장 지배력을 뽐낼 것이다.

스마트폰 vs 피처폰

16GB vs 8GB 드라이브

등이 이쪽에 속한다.

이 상황에서는 심지어 혁신적 기업이 빠르게 기존 경쟁업체의 종말을 초래할 수도 있다.

물론 기존 기술이 틈새시장에서 입지를 유지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시장은 새로운 기술을 위해 기존의 기술을 포기할 것이다.


2. 현상 유지 확대(1번이 높고 2번이 낮을 때)

기존 가치 제안이 확장될 기회가 높고, 새로운 가치 제안은 장벽에 막혀있다면 위에서 말하는 시장 교란의 속도는 매우 느려질 것이다.

2010년의 RFID칩 vs 바코드가 이 부분에 속한다. (RFID는 우리가 삼 x페이, 애 x페이 등을 쓸 때 사용하는 칩을 의미한다.)

RFID칩이 초기에 도입될 때, 이를 인식하는 기기들이 필요했으므로,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기술 도입 시기가 매우 늦어졌다. 이때 바코드는 IT 인프라의 발전으로 이미 대체 불가능할 정도로 유용하게 발전되었다.

즉 RFID칩 자체가 바코드보다 더 기술적 우위에 있음에도, 이미 바코드에 대한 인프라가 형성되어 이를 뒤엎을 만큼의 파괴력을 내지 못한 것이다.


3. 강력한 공존(1번과 2번이 둘 다 높을 때)

기존 가치도 확장 가능성이 높고, 새로운 가치 제안도 장벽이 없다면 두 기술 사이의 경쟁은 치열할 것이다.

새로운 제안이 시장에 진출해도 기존 생태계를 개선하며 시장점유율을 방어할 수 있으며, 이렇게 되면 결국 공존 기간은 길어질 것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vs 데스크톱 컴퓨터가 이 부분에 속한다.

이 경우는 어떤 기업 내에서 경쟁 기술이 공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실례로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과 데스크톱 컴퓨터에 들어가는 H/W 부품은 모두 유사하고, 두 기술을 둘 다 발전시키는 IT기업들도 굉장히 많다.


4. 회복력에 대한 환상(1번과 2번이 모두 낮을 때)

기존 가치는 끝물이고, 새로운 가치는 장벽에 막혀있는 경우이다.

이 부분은 특정 시기(새로운 가치에 대한 장벽이 허물어질 때) 순식간에 생태계가 붕괴된다고 한다.

종이 지도 vsGPS라는 예시가 이곳에 속한다.

만약 이곳에 기존 가치 제안에 머물러 있는 기업이라면, 순식간에 망하고 말 것이므로 빨리 나오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저자는 주의해야 할 점으로, 이 논리가 변화에 직면했을 때 행동하지 않는 것에 대한 변명으로 읽혀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만약에 타이밍이 올 때까지 기다린다면, 무엇을 기다리는지 정확하게 알아야 하며, 그 타이밍이 온다면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말한다.


5. 누가 생태계의 리더가 될 것인가

생태계 리더란 여러 파트너들로 구성된 생태계를 이끄는 사람이다.

하지만 이는 업계 최고와는 다른 것이다.

예를 들어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등과 같은 생태계를 만들었고, 여러 어플 개발 회사들은 애플의 생태계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이윤을 만들어 냈다.

이처럼 생태계 리더는 단순히 업계에서 가장 기술력이 높거나, 가장 이윤을 잘 내는 것이 아니라, 다른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이 만든 생태계에 참여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주의할 점은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 혼자 길을 앞장서서 걸어가는 것은 리더가 아니라 그저 산책하는 사람일 뿐이다.


저자는 생태계 리더십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건지 시험해 볼 수 있는 질문 2가지를 제안했다.

1. 가치 제안을 확장하는 동안 새로운 파트너도 현재 파트너들만큼 이 리더십 주장이 설득력 있다고 생각하는가?

다양한 파트너 유형과 모든 새로운 맥락에서 리더십이 검증되어야 한다고 한다.

2. 가치 제안을 확장하는 동안 기존 파트너들이 현재 역할을 계속 받아들이는가?

상황이 바뀌면 파트너의 참여 근거도 바뀔 수 있다.

위의 질문이 모두 긍정적이라면, 생태계 리더십이 좋은 쪽으로 발전 중이라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굳이 리더가 될 필요는 없다.

심지어 리더가 되어야만 한다는 생각이 오히려 파멸을 불러올 수도 있다.

왜냐하면 가장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성공한 리더이지만, 가장 돈을 못 버는(심지어 파산까지 가는) 것은 실패한 리더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현명하게 성공한 기업을 따라갈 수 있을까?


1. 자신에게 맞는 리더를 골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리더가 구축하고자 하는 가치 아키텍처를 이해해야 한다. 그들이 가치를 어떻게 정의하고 나는 그 아키텍처에서 무엇을 기여할 수 있을지, 그리고 해당 가치 아키텍처가 나의 비전이나 전략과 일치하는지까지 모두 살펴보아야 한다.

그리고 위의 두 가지 질문을 리더 후보에게 적용해 본다.

마지막으로 리더가 성공하면 내가 성공하고, 내가 성공하면 리더가 성공할지 물어본다. 그리고 당연히 두 대답은 모두 'yes'여야 한다.

전자책 생태계가 좋은 예시라고 한다.

아마존과 애플 모두 전자책 판매를 하였는데, 아마존은 전자책 가격을 정해놓았고, 애플은 추판사들이 스스로 가격을 결정하도록 허락했다.

출판사들은 애플이 부여한 가격 결정 권한을 마음에 들어 했지만, 애플의 수입의 대부분은 전자책 판매가 아니라 H/W 판매(아이패드 판매)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마존의 목적은 '전자책 판매'그 자체였고, 출판사들과 아마존은 가격 책정 방식에서 의견의 차이는 있었지만, 목적은 같았기 때문에 아마존이 애플보다 훨씬 더 많은 전자책을 판매할 수 있게 되었다.


2. 더 큰 게임 만들기

똑똑한 추종자들은 리더뿐만이 아니라 다른 추종자들과 어떻게 상호작용할지 고려한다.

가장 똑똑한 추종자들은 리더와 협상할 때가 아니라 다른 추종자들을 위한 규칙을 만들 때 가장 최선을 다한다고 한다.

실례로 마이크로소프트가 있다.

1981년 IBM은 개인용 컴퓨터를 출시하여 디지털 시대의 상업적 시작을 알렸다.

IBM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을 끌어들여 운영체제(MS-DOS)와 CPU를 공급받았다. IBM은 이러한 요소들을 자체적으로 개발할 수 있었지만, 진행 속도를 높이기 위해 외부 파트너에 의존하기로 했다.

IBM은 여기서 BIOS(기본 입출력 시스템)만 자체적으로 개발하였다.

하지만 BIOS에 대한 IBM의 영향력은 점점 미미해져서 경쟁사들이 BIOS와 마이크로소프트 MS-DOS 운영체제, 그리고 인텔 프로세서를 탑재한 컴퓨터를 출시했다.

이때 중요한 건 마이크로소프트가 IBM이 MS-DOS를 독점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8만 달러를 내고 영구히 사용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이다.

이 덕분에 마이크로소프트는 IBM이 뒤쳐졌어도 다른 BIOS를 복제한 컴퓨터를 통해 이익을 누릴 수 있었다.

이후 마이크로소프트는 인텔과 제휴하고 윈도를 개발하여 기존 호환의 중심이 'IBM 호환 컴퓨터'라는 타이틀에서 '인텔이 탑재된 윈도 컴퓨터'로 옮겨가게 되며, PC 생태계의 리더가 된다.

빌 게이츠는 자사 소프트웨어를 다른 회사에 판매할 권리를 계속 보유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그 이유에 대해 '사람들은 결국 시간이 지나면 호환 가능한 기계를 만든다.'라고 설명했다. 즉 모든 건 상용화된다는 것이다.

즉 이러한 상황에서 특정 기업에만 독점적으로 무언가를 공급한다는 것은 큰 것을 못 보는 근시안적인 이야기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6. 진정한 생태계 리더십 이란?

기업을 이끄는 리더의 사고방식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저자는 리더의 사고방식은 생태계 사이클과 일치해야 한다고 말한다.

새로운 생태계가 만들어지면, 그에 관련된 산업이 성숙하고 여러 기업들이 그에 관련된 여러 과제들을 수행하며 이윤을 얻는다.

그러다가 생태계 전환이 이루어지면, 위의 구조가 반복이 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생태계가 넘어가도, 여전히 기존 생태계가 번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이 추가적인 기회로 부상하여도, PC는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런 경우에서는 새로운 생태계가 실패하더라도, 기존의 생태계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기업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종이 지도에서 GPS로 기술이 대체되는 것처럼 어쩔 수 없이 생태계를 전환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실패하면 영구히 그 기업은 살아남지 못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CEO였던 스티브 발머와 그의 후계자 사이타 나델라를 예시로 리더의 사고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스티브 발머

발머가 CEO로 있었을 당시에 마이크로소프트의 매출은 꾸준히 상승했고, 발머또한 마이크로소프트에 엄청난 헌신을 하였다. 그러나 이런 발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발머가 퇴임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는 7.5%나 증가하였다. 그 이유는 발머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수장일 때 PC와 서버 등과 같은 곳에서는 뛰어난 성과를 보였지만, 스마트폰, 태블릿, 클라우드와 같은 분야의 혁명을 모두 놓쳤기 때문이다. 과연 선도적 기술 회사의 수장이 이런 변화를 눈치채지도 못한 것일까? 아니면 알면서도 준비를 안 한 것일까?

정답은 보지 못한 것도 아니고, 준비를 안 한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의 지배적인 플랫폼에 새로운 기능을 끼워 넣어 경쟁사의 제품을 '뒤덮어'버리고 기술적 우위가 아닌, 호환성 우위를 점하는 방식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무조건적인 생태계 리더가 되고자 하는 시도는 잠재적 협력자들에게 불쾌감을 안겨주며 마이크로소프트의 노력은 실패로 끝났다.


엑스박스 - 다각화 vs 혁신

마이크로소프트는 독점 프랜차이즈를 위해 여러 게임 스튜디오를 인수하였다.

물론 엑스박스의 이러한 시도는 성공이었지만, 혁신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이미 게임 업계 시장에 확실한 리더들이 있었고, 그들을 인수하여 관리하는 것뿐인 다각화의 일환이었다.


발머 vs 나델라 : 같은 목적과 다른 사고방식

발머의 비전은 광범위했으며, 나델라의 비전 또한 마찬가지였다.

나델라는 '우리 임무는 지구상의 모든 사람과 모든 조직이 더 많은 일을 성취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것이다.'라는 사명 선언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발머와 나델라의 목표는 같았지만, 이를 이루는 방식은 정반대였다.

발머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장치와 서비스만을 이용하는 것이었고, 나델라는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었다.

나델라는 마이크소프트가 항상 모든 일을 주도할 수 없고, 그래서는 안된다는 것을 이해했다.

대표적으로 애플 iOS용 오피스 제품군을 출시하며, 애플이 만든 생태계의 추종자로서 참여하였다. 이처럼 기존의 닫혀있고, 무조건적인 리더로만 활동하던 마이크로소프트는 나델라가 CEO가 되며 생태계의 추종자가 될 수 있게 된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 내부 생태계도 생태계다

발머가 CEO 일 때 가장 투자를 많이 한 분야는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라는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였다. 또한 발머는 애저에 관련된 부서를 독립적으로 관리하였다. 따라서 사업 비전에 관계없이 가치 제안에 있어서 확장되기 어려운 구조였다.

하지만 나델라가 CEO가 되며 마이크로소프트의 IT 그룹을 재구성하고 클라우드에서 오피스 제품군의 판매 방식을 변화시키는 등 내부 생태계의 협력 관계를 두텁게 하였다.


7. 조직을 이끄는 리더의 마인드

리더는 직원들이 원하는 쪽으로 움직일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단순히 열정을 간청하는 것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심지어 같은 수준의 열정을 가진 사람이라도 그들이 생각하는 최선의 정답이 각자 다른 경우에 이를 어떻게 조정해야 할까?

저자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략을 수립을 넘어선 전략적 유창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한다.

리더가 전략을 만들고 그 전략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자신만 이해해서는 안 된다.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직원들도 똑같은 언어로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직원들이 리더가 만든 전략을 설명할 수 없다면 그들은 그걸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따라서 리더는 단순히 전략을 수립하고, 공부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이디어와 전략을 조직에서 어떻게 전파할지도 고민해보아야 한다.


8. 개인적 감상

기업과 경영에 대한 나의 인식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특히 나는 기술에 관련된 기업들은 무조건 기술적 우위만 점하면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것을 점하는 타이밍, 그리고 실질적으로 기술적 우위에 있지 않더라도 관련된 아키텍처를 구조화하는 것으로 충분히 기업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충격이었다.

그리고 역시나 큰 일은 혼자 할 수 없으며, 모든 것에 리더가 될 필요는 없다고 느꼈다. 어떠한 분야든 협력자가 필요하고, 거대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조차 생태계의 추종자를 받아들이면서 더 큰 성장을 이루었다는 것이 놀라웠다.


책의 분량은 사실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 이걸 이해하고 정리하는 데에 3일 정도는 걸린 것 같다.

내가 잘못 정리한 것이 있을 수도 있고, 생략한 내용도 많기에 관심이 있다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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