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썩기 전에 움직이자

베타가 나에게 가르쳐준 인생 교훈

by 류서연

어느 날 베타를 데려왔다. 이제는 어느 정도 직장에서 적응을 끝내고 일상이 단조로워지는 시점이었고, 내가 아닌 다른 생명체를 위해서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한마디로 타지에서 심심했었다.


베타라는 물고기는 큰 지느러미가 특징으로 주기적으로 지느러미 운동을 시켜줘야 한다.

지느러미 운동을 시켜주는 방법은 거울을 비쳐주는 것인데 이것은 베타가 동족을 보면 공격하는 습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거울을 본 베타는 본인의 모습을 보고 적이라고 착각하여 지느러미를 크게 부풀리고 이리저리 빨리 움직이며 지느러미 운동을 하는 식이다.


그리고 이렇게 지느러미를 하루에 한 번씩 펴주지 않으면 결국 몸에 곰팡이가 생기기 시작한다. 움직이지 않으면 몸이 썩는 것이다.

또 이런 운동을 해주지 않으면 베타는 자신의 몸에서 나오는 분비물조차 배출할 수 없게 되고, 금방 죽게 된다.


물론 베타는 거울을 보면 적이 옆에 있다고 인지해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적당한 스트레스와 움직임이 베타를 살리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그 적의 모습은 베타 본인이다.


어느 날, 어항 속에 가만히 있는 베타를 보며 퇴근 후에 우선 침대에 냅다 가서 눕고, 운동을 괴로워하고, 주말에는 집에만 있으려고 하는 나의 모습이 보였다.


그래서 베타를 키우기 시작하고 베타에 대해 배우며 나는 더 부지런한 사람이 되었다. 인생을 가만히 앉아 있으며 보내지 않겠다 다짐하게 되었다.


그래서 오늘도 생각한다,


불이 켜졌으니 일어나 보자,

나의 모습을 보고 운동을 해보자,

팔을 뻗어보자, 지느러미를 움직여보자,

똥, 오줌을 싸보자,

내 몸이 썩기 전에 계속 움직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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