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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교준 Apr 25. 2020

?=! 소담소담 : 내 시작은 항상 결핍이었다.

시작의 조건 세 가지 : 소유욕과 명예욕 그리고 결핍

"가장 어려운 것은 행동하겠다는 결심이다. 나머지는 끈기만 있으면 된다." - 아멜리아 에어하트



 세상엔 세 부류의 사람이 있다. 물질적인 갈망 때문에 새로운 것을 도전하는 사람들, 대중적인 인정 때문에 뭔가를 시작하는 사람들. 마지막으로 정신적인 결핍 때문에 뭔가를 탓하는 사람들.

 그중에서 나는 세 번째 부류의 사람이다, 항상 누군가 떠나거나 뭔가가 부족해지면 스스로를 자책했다. 다행스럽게도 자책하는 것으로만 끝났다면 지금 이 글을 쓰고 있지도 않았을 거라는 사실이다.

 나를 탓하는 과정은 내 모습을 바라보게 만들어준다. 순식간에 ‘나’를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일어난 이 체험은 결핍을 태워 의지로 바꿔주기도 한다. 나는 이를 ‘불씨 체험’이라 부르고 싶다. 지금까지 내 인생에서 불씨 체험은 3번 일어났다.


사랑의 결핍은 정지해있던 나를 움직였다.


 첫 번째 불씨 체험은 사랑의 결핍으로 시작한다. 학창 시절 1년여의 시간이 아깝지 않을 만큼 사랑한 사람이 있었다. 첫사랑이었다. 그녀는 ‘간이고 쓸개고 모든 걸 다 줄 수 있어’라는 비이성적인 말이 진리인 것처럼 느끼게 해주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대개는 그런 사랑이 떠나면 극도의 공허함과 허무함이 쏟아진다. 마치 월급이 입금되면 잠시 행복했다가 결제대금으로 텅 비어버린 통장과 비슷하다.

 그만큼 무거웠던 실연은 내가 객관적으로 뭘 가졌는지를 생각하게 해 줬다. 당시 공부를 놓은 지 2년이 되던 나는 생각했다. ‘아! 내가 지금 가진 게 하나도 없구나. 공부, 돈, 예술적 재능. 정말 아무것도!’ 그렇게 다시 놓쳤던 꿈을 되찾고, 교과서를 펼쳤다.


우정의 결핍은 모노드라마 인생을 성장드라마로 꿨다.


 두 번째 불씨 체험은 우정의 결핍에서부터 일어난다. 여느 대학생들과 다를 게 없던 시절, 항상 똑같은 수업, 똑같은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쳇바퀴 같은 삶을 누렸었다. 그리고 인생에서의 큰 변화로 친구들은 국방의 의무를 다하러 떠났다.  그리고 그들이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견딜 때, 나는 외로움과 그리움을 인내해야 했다. 몇몇 친구들이 남아있었지만 내 마음의 모든 것을 공유하는 데엔 한계가 있었다.

 고독은 나를 있는 그대로 생각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리고 하고 싶은 것들을 이룰 방법을 찾게 해 준다. 나는 이를 기회로 모노드라마 같은 삶에서 새로운 것들을 찾아다녔다. 그렇게 나는 ‘학번이 동시에 2개인 학생’, ‘시 쓰는 공대생’이 되기 시작했다.


자유의 결핍은 안주하는 사람을 변화하는 사람으로 든다.


 마지막 불씨 체험은 지금이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 일어나고 있다. 어느덧 직장인이 된 나는 어느 때보다도 자유를 헌납해왔다. 심하면 ‘인격모독’부터 ‘희생 강요’까지 당해가면서. 사회초년생을 겪었다면 다들 공감할 것이다. ‘사회생활 적응’이라는 단어는 힘들어하는 나를 ‘부적응자’로 만든다. 그렇게 나는 스스로를 자책하고 참고 포기하는 법을 배운다. 누가 봐도 자유의 결핍이었다.

 그러나 사람은 누구나 인내심의 한계허용치가 있다. 이를 넘게 되면 ‘변화’와 ‘도태’ 중 한 가지를 겪는다. 나는 다행히 ‘변화’를 택했다. 부정적인 감정을 바꾸기 위해 ‘글’을 쓰고, 나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일’과 관련된 책을 공부한다. 한편으론 시야를 넓히기 위해 ‘모임’에 다니기도 한다. 그렇게 ‘시인’이고, ‘남다른 동료’이며, 마침내는 ‘섬기는 리더’가 되어가고 있다. 나는 이미 변화하기 시작했다.


 결국 내 모든 시작은 결핍이다. 그리고 그 결핍을 채우기 위해 오늘도 난 행동한다. 현실을 바꾸기 위해 눈을 뜬다. 세상을 바라보기 위해 귀를 연다. 나처럼 힘들어하고 돌파구를 찾는 사람들을 위해 글을 쓴다. 그게 지금의 나이고, 앞으로의 나이다. 지금의 불씨 체험에서도 마침내는 또 하나의 결실을 이뤄낼 것이다. 그리 또 다른 결핍을 경험하고, 다음 단계로의 성장을 위해 변태하고 말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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