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by 금교준

사랑은 사소한 행동을 행복을 얻는 수단으로 바꿔준다. 난지지구부터 광진교까지 자전거를 타고서 탈진하는 일, 뙤약볕이 내리쬐는 해변가를 산책하고서 살갗이 죄 타버리는 일, 새우 청경채 볶음을 해준답시고 엄지 손가락을 베이는 일도. 어느 하나 예외 없이 행복한 추억으로 만드는 것이 사랑이다.


덧붙이자면. 살을 찌우는 일은 사랑을 하면서부터 행복을 나누는 일이 된다. 살을 빼려던 일은 기쁨을 채우는 일이 되고. 찌우는 건 나누는 것으로, 빼는 건 채우는 것으로 방향을 틀어버리는 거다. 어쨌든 더 풍성해지는 쪽으로.


반대로. 인생 음식이라 칭하던 치킨마저도 혼자가 되면서부터 배를 채우는 데 쓰이는 보통의 음식이 된다. 행복을 얻는 수단으로써의 먹기가 생명유지를 위한 원초적 행위로 변질되는 거다. 매슬로우의 욕구단계 이론에 대입하자면, 3단계였던 애정 소속 욕구가 1단계인 생리 욕구로 전락하는 현상인 거지.


같이 하면 행복한 것. 같이 하기 때문에 행복해지는 것. 같이 할 수 있어서 행복을 기대할 수 있는 것. 그것이 사랑이 가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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