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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교준 Jun 04. 2020

?=! 소담소담 : 교육은 대체 왜 중요한 걸까?

가정교육 20년, 학교교육 12년 도합 32단 학생증으로 얻어야 하는 것

"그렇게 사소하고 시시한 하루가  쌓여 계절이 되고, 계절이 쌓여 인생이 된다는 걸 배웠다." - 책 <바깥은 여름> 中


우리 한국인들은 필히 무료한 세월을 보내야만 하는 문화 속에 살고 있다.

 

 유대인에 대한 글을 읽다가 신기한 내용을 봤다. 한국인의 평균 IQ가 유대인의 그것보다 무려 12점이나 높다는 사실이다! 유대인이라 하면 흔히 떠오르는 사람들이 ‘빌 게이츠’, ‘아인슈타인’, ‘프로이트’, ‘피카소’ 등이다. 척 봐도 세계적인 위인들이다. 그런데 우리는? 유대인에 비하면 확실히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원래 IQ가 높다면 훨씬 많아야 하는 것 아닌가? 대체 그들은 어떤 비밀이 있길래 우리보다 세계적인 위인들이 많이 배출되는 걸까? 이상민 작가님의 <유대인의 생각하는 힘>에 따르면 그 해답은 바로 교육과 사회·문화적 분위기에 있다. 

 

 한국의 문화는 기본적으로 공부를 강요하는 문화다. 공부하지 않으면 어렸을 적부터 다른 아이들에게 패배하고, 더 높은 위치의 지위를 얻지 못한다며 혼난다. 다른 아이들은 패배자들을 더 강력히 이겨내라고 세뇌받으며 그들을 존중하지 않게 된다. 당사자들은 당연히 곱절로 고통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그들의 자존감은 바닥을 치고, 자의적인 죽음을 택하는 정도가 계속해서 증가한다. OECD 국가들 중에서 우리나라가 20년간 부동의 1위라는 사실이 이에 힘을 더해준다. 가히 부끄러움을 감출 수가 없다. ‘빨리 성장해야만 해!'라며 달려와서 ‘선진국’의 반열에 올랐다는 ‘대한민국’. 막상 그 실상을 들춰보면 온갖 좌절과 슬픔에 찌들어있는 이 모습이 말이다.

 우리나라 부모님들은 참 희한한 게, 아이들을 공부시키지 못해서 안달이다. 마치 성공의 답은 ‘공부’밖에 없는 것처럼. 아니, 공부하지 않으면 인생이 끝장나는 것처럼! 공부가 싫은데도 억지로 강요하고, 좋은 성적을 받지 못하면 고개도 제대로 들고 다닐 수 없다. 억척스럽게도 자녀는 원하지도 않는 사교육에 경쟁이 붙고, 사교육비는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자녀에게 공부를 강요하는 게 게임 캐릭터를 갖고 신규 스킬을 배우듯이 계속해서 강요하는 것 같다.) 부모님들은 높아지는 사교육비에 ‘내가 이렇게 지원해주는데 너는 왜 그래!’라며 더 심하게 공부를 강요한다. 우리나라 자녀-부모와의 관계가 '침묵'이 돼버린 건 다 이유가 있다. 더 위험한 건, 우리 아이들을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며 깎아내린다는 거다. 그렇게 아이들의 자존감을 깎는 행동을 ‘너희를 위해서 그러는 거야’라며 합리화시킨다. 단지 자신들의 기분이 나아지기 위해서.  

 때문에 아이들은 설사 정말 공부를 잘해서 명문대를 가더라도 행복해지지 않는다. 분명 대학교에 가면 행복해질 거라고 말했는데.. 오히려 더 많고 더 높은 관문들이 남아 있었다. 아니, 어쩌면 끝이 없는 것 같다. 아이들에겐 자연스럽게 엄청난 부담이 쓰나미가 되어 밀려온다. 그런데도 부모님들은 자꾸만 이것만 넘으면 행복해질 수 있다며 해안가로 밀어낸다. 쓰나미를 온몸으로 받아낸 아이들은 삶의 의욕을 잃는다. 삶이 재미가 없고, 목적 없이 그저 그렇게 살게 된다. 내가 하고 싶었던 꿈은 온데간데없고, 부모님의 꿈만 가득해진다. 마침내 꿈을 이뤄도 행복한 건 나 자신이 아니라 부모님이다. 그들이 기뻐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억지로 갖은 수모를 견뎌내며 그냥 인생을 흘려보낸다. 아무런 행복도 재미도 없이. 


유대인은 행복할 수밖에 없는 세상을 가졌다.

 

 유대인들의 문화는 다르다. 그들은 세상의 정답은 하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구가 70억이면 성공의 답은 70억 개가 있다고 믿는 것이다. 따라서 아이들에게 성공을 위해서 공부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아이가 대화하고 싶으면 대화하고, 책 읽고 싶으면 책 읽고, 나가서 놀고 싶으면 놀게 둔다. 특이한 점 하나는 그들의 집에는 TV가 많이 없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오히려 TV보다 가족과 대화하는 시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책을 보며 다양한 주제에 대해 토론하는 걸 당연하게 여긴다. 

 작년 여름과 겨울, 두 차례에 걸쳐 이스라엘의 엔지니어들과 함께 일하는 기회를 얻었다. 일의 진행을 도맡아서 해야 했는데, 덕분에 그들과 대화할 시간이 넘쳐났다.(정말 행운이었다.) 한 번은 내 또래인 이스라엘 측 엔지니어와 단 둘이 차를 타고 이동할 때였다. 그때 한창 유대인에 대한 책을 관심 있게 읽었을 때여서, 20분이 넘는 시간을 질문세례로 채웠던 기억이 난다. 


* 그의 이름은 에이스(가명)라 칭하겠다.


“에이스! 내가 궁금한 게 있는데, 너희는 정말 집에 TV가 없는 집이 많아?”                                     

“음.. 맞아. 그건 어떻게 알았어?” 

“최근 읽은 책에서 봤는데, 너희는 TV보다 대화를 더 좋아한다던데? 진짜야?”

“응ㅋㅋㅋ 우린 TV가 있는 집이 많지 않아. 있어도 잘 안 보려고 해.” 

“왜 그런 건지 설명해 줄 수 있어?” 

“우린 TV에는 유해한 정보들이 넘쳐난다고 생각해. 오히려 유익한 책을 더 좋아하고, 

 가족끼리 밥 먹으면서 대화하는 걸 즐겨. 그게 더 유익하거든.” 


 나는 이후에도 그들은 특유의 성인식이 있다는 것, 그건 특별한 행사를 하는 게 아니라 가족이나 친척들끼리 돈을 모아서 선물해주는 거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책으로만 봤을 때는 정말인가 싶었는데, 직접 들으니 정말 신기했다. (덤으로 그가 한국으로 출장 온 때가 신혼 3개월 차 때였다는 것도… 그는 내 눈물을 훔쳤다…)

 그의 말을 조금만 덧붙여 보자면, 그들은 대화를 하면서 생각하는 법을 배운다. 가족 간에도 한 가지 생각을 공유하고 다른 방향의 생각을 공유받는다. 그러면서 다양한 시각으로의 생각 방식을 배우게 된다. 이게 생활화되어 있어서 그들의 생각은 단단해질 수밖에 없다. 어찌 보면 그들 사이에서 세계적인 위인들이 많이 배출되는 건 당연한 이치다. 하나를 생각하더라도 다양한 시각에서 입체적으로 생각하게 되고, 이를 끊임없이 사색하고, 공유하면서 생각을 넓혀가는 거다. 마치 오픈소스 프로그램처럼 한 가지 생각을 여러 명이 나눠서 집단 지성의 힘을 실현하게 되는 거다! 


 또 한 가지 그들만의 특유한 문화가 있다. 바로 실패를 하면 축하해준다는 거다. 그 증거로 그들에게는 ‘마잘톱’이라는 말이 있다. 마잘톱은 자녀가 실수했을 때 웃으면서 격려해주는 문화를 뜻한다. 그들은 실수를 통해 교훈을 배우게 되어 축하한다는 의미로 마잘톱을 행한다. 우리나라와는 딴판이다. 덕분에 유대인 아이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게 되고, 오히려 즐기게 된다. 실패는 성공으로 가는 과정으로 느껴지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도전이 재밌어지기 시작한다. 이리저리 해보는 습관은 아마 이런 문화에서부터 시작한 게 아닌가 싶다. 

 실제로 같이 일할 때도, 시작부터 장비의 전원 퓨즈가 타버리고, 기계가 오작동하는데도 그들은 좌절하지 않았다. 그저 해결점을 찾으려 노력하고, 결국 해낸다. 어떻게 해서든 해결책을 찾아내는 모습은 참.. 많은 걸 느끼게 해 줬다. 


‘격려’하고 ‘응원’하자.

 결론적으로, 우리는 우리 자녀들에게도 유대인들의 교육법을 접목시킬 줄 알아야 한다. 가장 쉬운 방법으로 지금의 자녀 혹은 미래의 자녀들에게만큼은 ‘공부’를 강요하는 걸 멈춰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아이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주자. 해보고 싶은 운동, 배워보고 싶은 악기, 읽고 싶은 책 등등하고 싶은 걸 부담 없이 해볼 수 있도록 기회를 주자. 공부하고 싶으면? 당연하게도 공부를 시켜주면 된다. (단, 오늘은 여기까지 해!라는 식의 강요는 자제해주기 바란다.) 


 두 번째로는 아이들의 질문에 대답을 해주자. 아이들은 호기심 천국에 빠진다. 그리고 그 호기심이 해소되면 ‘내가 알려하면 알 수 있구나!’라는 자신감과 함께 자존감이 올라간다. 심리학적으로도 유아기 때의 호기심 충족이 자존감 향상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아이들의 질문에 대답을 해주면서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자. 주의할 점은, 우리의 생각을 강요해선 안 된다는 거다. 좋은 방법은 되려 물어보는 거다. "이게 뭐예요?"라고 묻는다면, "이게 뭐라고 생각해요~?"라고 되묻는 거다. 그리고 대답을 하면, "그렇게도 생각해볼 수 있구나~ 아빠는 ㅇㅇ인 것 같네요~"라는 식으로 말해주면 된다. (물론 정답은 아니다. 그래도 아이들에게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것과,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대화법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에게 항상 “넌 할 수 있어. 네가 원하면 이룰 수 있을 거야. 너는 커서 OOO이 될 거야.” 등 격려와 응원을 해주자. 그럼 필히 부모님에 대한 사랑을 느끼게 될 것이고, 그 사랑을 등에 업어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갈 힘을 얻을 것이다. 

 세계적인 위인 아인슈타인도 학창 시절 선생님에게서 등교하지 말라는 권유를 받거나, 사람 구실을 못할 거라는 악담까지 받았었다. 그러나 그의 어머니는 끊임없이 잘 될 거라고, 너는 남과 다르기 때문에 위대한 사람이 될 거라고 격려해줬다. 만약 그의 어머니가 그를 응원하지 않았다면, 똑같이 방관하고 강요했다면? 그는 결코 위대한 이론을 펼칠 수 없었을 거다. 

 피카소도 마찬가지다. 어릴 때부터 퇴학을 당하고, 신에게 버림받았다며 무시받던 아이였다. 그는 아버지에게서 응원을 받았는데, 항상 넌 무얼 하던 훌륭한 사람이 될 것이다라고 격려받았다고 한다. “네가 군인을 하면 장군이 될 거다. 신부가 되면 교황이 될 거다.” 등등. 결국 그의 재능을 알아본 아버지 덕분에 피카소는 위대한 화가가 될 수 있었다.

  

  우리도 할 수 있다! 마음이 맞는 사람을 찾고 내 생각을 공유해보자! 그리고 그 사람의 생각을 되려 받아보는 거다. 그렇게 시야를 넓혀보자. 모르는 게 있다면 거침없이 질문해보자. 어른이 된 우리도, 세상을 배워가는 아이들도 질문과 대답을 듣게 되면, 자존감이 높아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스스로에게 격려해주고 응원해주는 사람이 되자.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나다. 그런 내가 스스로를 응원한다면 우리는 어떤 길도 이겨나갈 수 있지 않을까?


**참고하면 좋을 책 

[유대인의 생각하는 힘] - 이상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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