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향

by 금교준

주희는 맺고 끊는 걸 잘하는 애였다. 먹고 싶은 게 있어도 그날 정해놓은 칼로리를 초과할 것 같으면 얼른 체념할 줄 알았다. 가보고 싶은 곳이 너무 멀거나 해보고 싶은 일이 다소간 불필요한 비용을 유발할 것 같아도 곧잘 멈췄다. 날 좋아했던 사람들은 희한하게 죄다 정반대의 성향이었어, 라고 주희는 말했다.


그 사람은 우유부단했지. 주희는 언젠가 만났었다는 사람의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번듯한 직장을 다녔고, 사람들을 대하는 게 다정해서 호감을 가졌다는 것을. 만나고 보니 기분에 따라 말투가 자주 변했다는 것을. 이성 문제에 대해서는 과할 정도로 우유부단했던 탓에 자신이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는 것을. 그래도 돌이켜보면 가장 좋아했던 사람이었어. 주희는 무언갈 체념한 눈으로 카페 옆면의 통유리창을 바라봤다. 날은 이미 저물었고 가게 내부는 아직 밝았으므로. 나는 그녀의 눈동자를 창 너머로 선명히 볼 수 있었다. 절실히 노력했지만, 아무것도 얻지 못한 사람의 눈을.


그런데 며칠 전부터 그 사람이 자꾸 보여.


주희가 한 말을 정리해보자면 언젠가 연인이었던 사람과 헤어진 건 벌써 몇 년 전 일이었고, 그리워하게 된 건 일주일이 채 안 됐다. 나도 그런 적이 있었지. 정말 미웠던 사람이 그리웠던 순간이. 머리론 아니란 걸 알아도 가슴 부근은 그 사람의 체온을 따라가려던 시절이. 내가 그 애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그것밖에 없었다. 그 애는 맺고 끊는 걸 잘하는 애였고, 나는 그렇지 못한 애였으므로. 걔를 좋아했던 사람들은 정반대의 성향을 지녔으므로.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했던 사람을 그리워하면서 슬퍼하는 걸 보면 무슨 생각이 들까. 나는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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