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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교준 Sep 26. 2020

조회수, 구독 수의 소소한 성취로 대대한 행복 느끼기

브런치 7개월 차 작가가 느끼는 달콤한 성취감은 소박함에서 나온다

* 사진 출처 : 인스타그램 @K87_dante


이번 가을은 유독 쌀쌀한 콘셉트를 잡고는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평소였다면 나 또한 응당 쌀쌀맞게 굴었겠지만, 이번에는 좀 다르다. 두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소중한 인연을 둘 씩이나 데리고 왔기 때문이다. 새로운 만남은 미지의 설렘을 준다고 하던데.. 그동안 보이지 않던 상봉 장면과 애석함을 위로해주듯, 두 인연은 긴급 속보처럼 불쑥 나타났다.


‘누적 조회수’ 1만의 소소한 보람

 

어느덧 브런치 글을 연재한 7개월 차 작가가 됐다. 문학으로는 ‘시’, ‘에세이’. 비문학으로는 ‘심리학’과 ‘직장생활’과 관련된 정보 전달 글들을 연재해왔던 나다. 일주일 평균 연재수 3건. 대부분의 시간을 ‘일과의 투쟁’으로 보내는 직장인에게는 제법 쉽지 않은 양이다. 그러나 ‘사명감’이랄까 ‘의무감’이랄까 하는 마음에 몰입해낸 노력에도 불구하고, 돌아오는 성과는 미미하다. 하루 평균 3~40건의 조회수. 그나마도 ‘감성 에세이’로 하루 만에 3,000이라는 조회수를 느껴봤던 작가 치고는 헛바람만 픽픽 피우게 되는 결과임에는 분명하다.


사실 ‘글’이라는 건 아무리 베스트셀러 작가에게 배웠더라도 실전에 적용시키기 쉽지 않다. 작년 이맘때쯤, 글에 미친 나는 없는 처지에서도 천만 원이 넘는 돈을 ‘책 쓰기’ 강의에 투자했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끊임없이 시행착오를 겪는 나를 보면 ‘글쓰기’가 어렵다는 데에 산증인이 따로 없다. 심지어 독서, 신문 스크랩, 인터뷰 등 피나는 자료조사를 거쳐 직접 집필한 원고를 ‘기획출판’ 해내는 데 성공했음에도 말이다.(해당 원고는 편집자 분과 협업-교정 중으로, 조만간 세상에 선보일 수 있을 듯하다.ㅎㅎ)

특히 브런치에서는 자료조사와 집필을 동시에 진행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플랫폼이 ‘종이’가 아닌 ‘디지털’이라서 그런 건지 더욱 쉽지 않은 싸움이다.(플랫폼이 달라지면 어울리는 글투부터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라고 하던가? 꾸준히 운동하면 몸에 변화가 생기는 것처럼, 글도 똑같다. 수많은 좌절 속에서도 결국은 조금씩 쌓여 온 조회수가 1만을 넘겼기 때문이다. 이는 사람들로 하여금 ‘한글자 세상’에 집을 짓도록 유혹하지는 못해도, 집 상태를 보러 방문하게 만들고는 있다는 말과 같다. 여전히 그들이 눌러살도록 하는 기술력(필력)은 개발도상국 수준이지만, 농업사회에 준하는 시절보다는 많이 성장했다는 말이다.


아무리 반응이 없더라도, 꾸준한 연재는 글을 좋아해 주고 꾸준히 읽어주는 독자분들을  한 분씩 초대한다. 좋아요 알림에 뜨는 독자분들의 닉네임을 보면서 한없이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그러면서 어떤 글투나 구성, 제목이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는지 조금씩 느낄 수 있다. 물론 반대로, 이게 좌절과 교훈을 주기도 한다. 조금만 애매하거나 찜찜한 결론을 낸 글을 업로드하면, 좋아요의 반응이 현저히 느려지고 줄어드는 게 보여서다. 그래도 이렇게 한 번 생각해보면 상처에 연고를 바르듯, 좌절도 견뎌낼 수 있다.


‘이번엔 부족했구나.. 다음엔 이렇게 끝내지 말고 저렇게 한 번 써보자!’


‘구독자수’ 30명 돌파의 소소한 기쁨

 

꾸준한 연재로 얻은 또 다른 인연은 구독자분들이다. 사실 조회수보다 더 소중한 존재가 ‘구독자’다. 조회는 ‘방문’이고, 구독은 ‘집을 짓는 것’이기 때문이다. 방문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집을 짓는 건 여러 조건들이 부합해야만 가능하다. 그렇기에 내 글을 꾸준히 좋아해 주는 ‘구독자’분들이 늘어난다는 건 축복과도 같다.



그런데 이번에 구독자 수가 30명을 돌파하고야 말았다! 혹자는 코웃음 치며 비웃을 수도 있겠지만, 내게는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기쁜 소식이다. ‘한글자라는 작가는 적어도 30명에게 공감을 줄 수 있다’라는 의미를 내포하기 때문이다. 사실 병영문학상, 좋은 생각, 대한문인협회 등 수많은 공모전들에 응모하면, 소리 없는 좌절을 느끼게 된다.('탈락' 통보조차 없는 건 이해되지만, 그래도 좌절스러운 건 어쩔 수 없다..) 그러나 브런치의 구독 시스템은 점점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끼게 해 준다. 새삼 한글자의 글을 좋아해 주시는 구독자 분들에게 감사하다. 이보다 소중한 기쁨이 있을까?


브런치 여행이 주는 선물


인생과 여행은 그래서 신비롭다. 설령 우리가 원하던 것을 얻지 못하고, 예상치 못한 실패와 시련, 좌절을 겪는다 해도, 우리가 그 안에서 얼마든지 기쁨을 찾아내고 행복을 누리며 깊은 깨달음을 얻기 때문이다. - 김영하, <여행의 이유>


김영하 작가는 인생과 여행은 예상치 못함에서 오는 깨달음 덕분에 소중해진다는 말을 전한다. 이 글을 보자마자 ‘내게 있어 브런치는 미지의 인생을 여행하게 도와주는 두 다리 같다.’란 생각이 들었다.


천만 원이 넘는 돈을 들여 배운 기술과 한 달에 수십 권씩 공부하듯 독서해 온 책들이 배낭이라고 해보자. 브런치는 이 배낭 속의 재료들을 사용해서 정성스레 빚은 글을 독자들이란 여행지로 이동시켜준다. 글이라는 여행자는 날씨도 좋고, 좋은 추억이 쌓일 여행지로 갈 수도 있고, 갑작스러운 폭우로 쫄딱 젖어버릴 여행지로 갈 수도 있다. 그럼에도 나는 생각한다. "좋은 일은 슬픈 일이 있기에  기쁘다고 느껴지기에, 나는 오늘도 새로운 여행지에 대한 설렘을 느끼며 글을 쓰겠다"라고. " 많은 여행지들이 나로 인해 풍요로워지고, 새론 집을 지을  있도록  성장하겠다"라고.


*제 글을 좋아해주시고 꾸준히 애독해주시는 구독자분들, 그리고 방문해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더 좋은 글로 보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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