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글과 대붕역풍비

by 금교준

글이 밥을 먹여주느냐?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주위 사람들은 이런 말을 건넸다. "작가라는 직업이 먹고살기 힘든 직업 중 하나인데.. 국문학과도 아닌 네가 잘할 수 있겠어?" 그리고 이런 말은 요즘에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사실상 "글이 밥을 먹여주는가?"라는 질문에 쉽사리 "그렇다"라는 대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 안 될 것이다. 그러나 내게 이 질문에 대해 색다른 시선을 선물해 준 사람이 있다.


“시가 밥을 먹여주느냐 라고 묻는 이들에게 나는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다. 전혀 그렇지 않으며 그들의 말이 전적으로 옳다고 말이다. 그리고 그 대답은 삶에 대한 고뇌보다 밥이 중요한 그들에게만 국한된다. 어찌 인간이 되어 정신적인 가치보다 물질적인 가치를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는가?” - 박지상, <순례자의 연료> 중에서


분명 쓰다 보면 영화화가 된 <살인자의 기억법>의 저자 김영하 작가나 170만 부가 판매된 <언어의 온도>의 이기주 작가처럼 글이 밥을 먹여주기도 한다. 그러나 이제 갓 작가의 길을 걸으려는 무명작가에게 글이 밥을 먹여주지는 않는다. 따라서 단순히 ‘생존’이 삶의 목표인 사람에게 ‘글 쓰는 일’은 쓸모없는 일이 될 수 있다.


그런데 만약 단지 글을 쓴다는 행위로 행복을 얻는 것이 좋은 사람이라면? 글을 씀으로써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을 목표로 삼은 사람이라면? 글을 쓰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분명 생존보다 더 깊은 목적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이들에게 ‘글이 밥 먹여주느냐?’라는 말은 상처만 남길뿐, 결코 조언이 되지 않는다.(만약 주변에 글을 쓰는 사람이 있다면 이런 조언은 피해 주시길 바란다..)


필자의 경우엔 책이나 강의 등을 통해 배운 지식들을 독자들에게 좀 더 쉬운 말로 전해주는 2차 생산자의 역할을 하기 위해 글을 쓴다. 주로 ‘심리학’ 지식이나 ‘사회초년생’ 으로서의 경험들을 독자로 하여금 미리 간접 경험하게끔 도와주는 것이 목표이다. 따라서 따로 수익이 나지 않는 지금도 구독자분들이 쌓이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감이 높다.


글 쓰는 일이 힘들진 않은가?


글을 쓰다 보면 들인 시간에 비해 조회수가 적다던가, 비판을 받는 글들이 분명 나온다. 그럴 때면 ‘글 쓰는 건 정말 힘들구나’ 라거나, ‘어떻게 해야 잘 쓸 수 있을까?’란 생각이 동시에 든다. 문제는 사람인지라 전자처럼 부정적인 생각이 더 많이 든다는 점이다. 따라서 글을 쓰는 동안에는 기쁘지만, 발표하고 나서는 우울해지는 일이 발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 쓰는 게 힘들지 않은가?"라고 물으신다면, 단연코 "힘들지 않다! 행복하다!"라고 답해주고 싶다.


앞서 잠시 언급했지만, 글을 쓰는 이유가 ‘생존’이었다면 수익 없는 글을 지속적으로 쓰기란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이 글을 쓰고 있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목적 자체가 사람들에게 지식을 전달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독자분들이 가끔 달아주시는 댓글과 좋아요만으로 넘치는 만족감을 느낀다. 게다가 글을 쓰면 복잡한 마음이 정리되면서 스트레스가 풀린다. 덕분에 마음속 응어리를 해소할 수 있고, 되려 동기부여가 되는 경험도 하게 된다.


“대붕역풍비 생어역수영” - 장자


고대 중국의 사상가인 장자가 남긴 가르침 중에 ‘대붕역풍비 생어역수영’이 있다. ‘큰 새는 바람을 거슬러 날고 살아있는 물고기는 물살을 거슬러 오른다.’라는 말이다. 이 말처럼, 세상사 그 어떤 일이라도 역경 없이 얻어지는 훌륭함은 없다. 내가 책을 집필하느라 인터뷰했던 대기업의 대표님들도 그렇고, 베스트셀러 작가님들도 동일하게 모두 ‘바닥’이라고 불릴 정도로 힘든 역경들을 겪어왔다. 이들을 이겨내고 견뎌내야 비로소 훌륭함이란 열매가 열린다. 따라서 글을 쓰면서 아무 반응이 없더라도 지속적으로 글을 쓰고, 스스로의 만족을 얻다 보면 분명 내게도 훌륭함이 찾아올 것이다.(훌륭함을 명예, 존경, 행복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겠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분들도 분명 자신만의 길을 힘겹게 헤쳐 나가고 있을 것이다. 모든 분야를 경험해 보지는 못했지만,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습니다."라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 분명 지금의 역경은 나중의 행복으로 돌아올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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