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걸으며
요즘 비가 잦다 보니 연일 휴업이다. 쉴 때 쉬어주는 여유를 가져본다. 비가 오면 여기저기에서 오는 통증은 평범한 일상의 일이 된 지 오래다. 혼자 있는 시간이 자유롭다. 책과 음악이 주는 풍요로운 여유 속에 외로움이란 있을 수 없다.
공사장에 나갈수록 나는 그리 성실한 노동자로서 서 있지 못하는 것 같다. 하루 일과를 마차고 주어지는 소정의 일당을 챙기면 그뿐이다. 노동은 그런 면에서 큰 의미이고 동시에 작은 의미만을 부여한다.
두 달 동안 다른 일 준비하며 시간을 소비했고 이번 달은 불어닥친 폭풍으로 나의 막일은 연일 휴업이다. 이럴수록 맛있는 음식 챙겨 먹으면서 몸 관리 잘하고 있다.
어려운 상황에 부닥칠수록 주변이 잘 보인다. 정말 도와주는 사람들이 없다고 하더라도 실망하지 말라고 자기 자신에게 얘기한다. 더러는 정리하여야 할 사람들이 있다. 과감하게 지워버리고 있다. 진정 위해주는 사람은 말 한마디라도 상처 주지 않으려 애쓴다. “당신을 위한 쓴소리”는 갖다 버리자. 차라리 무관심과 마음의 기도가 낫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어느 정도의 거리 유지가 필요하다. 특히 가족의 경우는 말 한마디에도 상처를 주고받는다. 옆에서 지켜보면서 가족의 마음을 안다면 차라리 묵언 기도를 해주는 게 분쟁을 피하는 길이다. 피를 나눈 것과 관계없이 길은 자신이 개척해 나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