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양주로 가기 전,시간 여유가 있어 제일시장을 둘러보았다. 이른 아침 몇 가게는 아침 창을 열고 있었다.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시작하는 그들의 모습을 본다. 그분들이 나의 교수이고 지도자 되신다.
나도 잠깐 가락시장에서 일해본 적이 있다. 새벽 시장은 그때만 해도 적응하기 어려웠다. 그 일을 그만두고서 한동안 과일을 먹지 않았다. 세상은 정말 쉬운 일이 없다. 택배를 할 때도 있었다. 운전이 서툴러 경사로에서 남의 집 담벼락을 허물어 버린 적이 있었다. 상상만 해도 끔찍했던 기억이다. 택시를 잠깐 할 때는 사납금을 채우지 못해 애를 먹었다. 돈을 벌러 나간 건지 사납금을 헌금하기 위해 일을 한 건지 분간이 되질 않았다. 이 외에 주차관리, 경비(보안), 호텔 검수과 마을버스 등에서 잠깐 일했다. 그 어느 것도 적성에 맞질 않았고 오래가지 못했다.
나의 주 종목은 귀금속 세공이지만 나는 지금 그 일을 못 하고 있다. 점점 쓸모없는 인간이 되어간다.
그런데 나는 꾸준히 잃어버리지 않는 직업이 하나 있다.' 아버지'라는 직업이다. 하느님도 그런 직업으로 오늘도 일하신다. 나는 오늘 건설노동자로서 일당을 받고 아버지가 해야 할 일을 할 뿐이다.하늘에 계시는 아버지의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