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기일이 다가온다. 일 년 중 이즈음이면 표현할 수 없는 막막함이 찾아오곤 한다. 안개가 자욱한 새벽을 예고하는 일기예보를 들었다. 내일이라는 게 안개 따위라니...무엇을 희망하는 일이 새삼 덧없다는 생각이 든다.
3차 접종을 하였다. 네 시간 동안 정신없이 잠에 빠져들었다. 꿈속에서 버스를 탔다. 어딘지 모를 낯선 길을 운행했다.
알 수 없고 보이지 않는 길이었다. 그것은 마치 내가 지금까지 걸어왔던 길이었고 앞으로 내가 걸어가야 할 길인 것만 같았다.
내일은 태양이 아닌 안개 자욱한 길이라 할지라도 분명한 것은 결국 가야만 한다는 사실이다. 두려움은 용기를 수반한다. 삶과 죽음도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