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날

날것

by 라윤영

흐린 날




/라윤영




간간이 비가 쏟아졌다
똑같은 모습으로

꽃은 오늘을 기다렸다
오늘이 오지 않는 오늘
그림자를 물고 가는
푸른 이빨

눈을 감는 푸른 잎
숲은 길을 잃었고
바닥 아래로
더 가까이 눕는 모래들
반짝거리는 흙 알갱이들
지나가지 못한 회상들
벌레처럼 꿈틀거린다

아주 작은 상처로
비는 천천히 걸어온다
아무것도 없는 하늘도
이따금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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