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부부가 될 줄 알았다
아이들 진로 때문에 남편과 떨어져 지낸 지
벌써 4년차가 되어간다.
남편은 심드렁했지만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드디어 우리도
주말부부를 해보는구나.
주변에서도 대부분 부러워했다.
“주말부부는 삼대가 덕을 쌓아야 할 수 있다잖아.”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왠지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4년차가 되어가는 지금의 우리는
주말부부가 아니다.
1년에 네 번 정도 보는 부부다.
설날과 추석.
아이가 해외 전지훈련을 떠나는 날.
그리고 남편이 1년에 한 번
일주일 정도 휴가를 낼 수 있는 날.
거기에
아이 대회가 있는 날이
가끔 하나 더 보태진다.
이렇게 계산해보면
우리 부부는 1년에 대략
네 번 정도 만난다.
가끔 보는 이유 중 하나는
조금 서글프지만
돈 때문이다.
사람들은 잘 믿지 않는다.
기껏해야 한국인데,
해외도 아닌데 말이다.
“아니 어떻게 돈 때문에
가족을 자주 못 봐?”
실제로 이런 말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들이 운동을 시작하면서
우리 집의 경제 구조는
생각보다 많이 달라졌다.
들어가는 돈은 점점 늘어나고
외벌이인 남편은
한 푼이라도 아끼려 애쓴다.
지방에서 서울까지
왕복 기름값과 교통비도
만만치 않다며
남편은 자주 이야기했다.
그 말을 듣다 보니
자연스럽게
만나는 횟수도 줄어들었다.
어느 순간 우리는
일 년에 네 번 보는 부부가 되어 있었다.
가끔은
이게 맞는 건가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빠듯한 우리에게
지금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다.
이렇게 자주 못 보게 되면서
대신 늘어난 것이 있다.
통화.
자주 못 보면
덜 싸울 것 같지만
통화를 많이 하면
같이 살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도
일 년에 네 번 보는 부부로
4년을 살아보니
조금씩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 변화 속에서 겪는
수많은 시행착오들.
때로는 과거로 돌아가
그때 풀지 못했던 이야기들.
그리고
부부라는 이름으로 묶인
너와 나의 삶을
조금은 솔직하게
탐구해보려 한다.
이혼하고 싶었던 순간들도 있었지만
몸은 떨어져 있어도
여전히 함께 살아가는
부부라는 관계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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