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헤일메리
앤디 위어의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한편으로는 과학 교양서처럼, 다른 한편으로는 고전적인 우정 소설처럼 읽힌다. 작가의 기존 소설들에서 나타나는 자신만의 서사를 유지하면서도, 이번에는 타자와의 협력이라는 새로운 축을 더했다. 그 결과, 작품은 거대 서사(인류 구원)와 작은 서사(개인적 우정)의 이중 구조를 갖는다.
이것은 앤디 위어의 다음 작품을 위한 큰 그림인가?
그러나 이 작품의 이중 구조는 그 균형이 항상 완벽한 것은 아니다.
과학적 설명이 지나치게 길어질 때 독자는 몰입의 흐름을 끊기기도 하고, 인류 전체를 구원하는 거대한 비극적 배경이 다소 도식적으로 처리되기도 한다. 오히려 작품의 진정한 감동은 ‘인류’라는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록키라는 구체적 존재와의 교감에서 나온다. 이것은 위어의 의도된 전략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과학적 설정은 서사의 장식일 뿐, 결국 힘을 발휘하는 건 감정"이라는 아이러니를 드러낸다.
그럼에도 『프로젝트 헤일메리』가 특별한 이유는,
억지로 끌려온 영웅이 ‘자신의 의지로 남는 영웅’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영웅은 거대한 소명감을 가진 인물이 아니라, 결국 우연히 선택된 평범한 사람이기도 하다. 이 지점에서 위어는 오늘날 독자에게 “당신도 누군가의 작은 영웅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준다.
결국 이 작품은 자기 복제와 확장의 경계에 놓여 있다.
『마션』의 연장선상에서 과학적 생존기를 다시 쓰는 듯 보이지만, 록키와의 우정을 통해 ‘타자와의 공존’이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나아간다. 그렇기에 이 소설은 단순한 SF 생존기를 넘어, 동시대 독자에게 “과학으로만은 충분치 않다. 관계와 윤리 역시 생존의 조건이다”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라는 질문보다
우리가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