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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치료사 숲 Aug 16. 2021

생각하는 일을 멈출 때


더 많은 것을 생각하고 구상해서 만들어 내야 하는 때라면, 결정할 것들이 있다면, 관계에 있어 어려움이 있다면 더더욱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멈추는 것’이지 않을까.


걷는 것을 참 좋아했지만

덥다는 이유로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이유로

내 자가용이 생겼다는 이유로 미뤄두다


특정한 계기로 인해 30분을 오롯이 걸었다.


걷는 시간 조차 쉬지 못하게

나를 들들 볶지 않고

몸에서 반응하는 것들을 느끼고

눈으로 보이는 것들을 그대로 담고

귀와 손은 잠시 쉬게 두었다.


생각하는 일을 멈추면

더 많은 것을 느끼게 된다.


가을이 오고 있다는 것도

몸에서 땀이 올라오는 것도

팔이 저릴 때 어떻게 아파오는지 느껴지는 것도


그리고 집 주변에

오래되었지만 예쁜 노란 벤치가 있다는 것들도


멈추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이었다.


관계도 그렇지 않을까

나와의 관계

나의 엄마와, 남편과, 아이와의 관계-


해결하려고 아등바등하지 않고

잠깐만 떨어져

한 발짝 뒤에서 바라보면 보이는 것들이 있다.


나를 사랑하지만 표현하지 못해서

자신의 어려움으로

아직 알지 못하기에..


그러니 너무나 많은 말과 소리 가운데

당장 해결하지 않아도 괜찮은 것들이 있다.


때론 말하는 것을 멈추고

판단하는 것을 멈추고


나의 소리에 귀 기울인다면

어제보단 오늘 더 나아질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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