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것에 감사하는 삶

일상에 작은 것에서 찾는 감사

by S Hale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시원한 듯 더운 여름의 끝자락이었다.


어떤 이는 내리는 비를 친구 삼아 걸으며

우산을 쓰지 않았고

어떤 이는 우산 속 나만의 작은 방을 만들어

아늑한 세상을 향한 우산을 썼다.


빨간 광역버스

시내버스 보다 더 멀리 운전하기 때문에

왜인지 좀 더 버스 아저씨의 기분은

매번 조금 더 깨진 유리조각의 한 조각처럼

조심스레 주웠는데도 찔리는 것처럼

예민하실 때가 더러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줄줄이 버스의 배차 간격을

누구나 원하는 일정한 간격으로 운행해야

그들에게는 '잘'했다는 평이 가니


어쩌면 아저씨의 끓는 물처럼 성급해 보이는

마음은 아저씨 탓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빵빵!!!!!


'감히 광역 버스 앞을 막아?'

하는 느낌으로 청소기 통에 가득 들은

먼지통을 비워내듯이 클락션을 두드린다.


아주 세게는 아니다. 그러면 먼지가 나에게

되려 올라 올 테니까 적당한 템포로

그러나 먼지를 털어내는 박자에는

즐거움보다는 더러움을 빨리 비워내고 싶은

마음이 더 큰 것처럼


도로의 무법자, 불법 주정차들에게

버스기사님들의 청소기먼지통 비우 듯한

클락션이 팡팡 터진다.


광역 버스는 대부분

작은 마을에서부터 도심 시내로 나가는

방향이 대부분이다.


배드타운에서 사는 서민들이

직장을 향해 서울 중심가로 가는

출근길에 가장 많이 이용하는 좌석버스


나는 멀미가 심해 맨 앞 교통약자 자리가

비어있으면 먹이를 발견 한 개미처럼

조용히 눈치 보며 가서 앉는다.


그리고 조용히 속으로

'멀미도 교통약자겠지?'

스스로의 합리화를 끝낸 채


멀미환자답게 차량 앞 유리를 바라보며

행선지를 향해 가는 편이다.



오늘처럼 비가 조금이라도 내리면

희한하게도 도로는 잘 막힌다.


그래서인지 오늘도 일개미 같은

기사님은 조금은 더 예민해 보였다.



한 차례 버스 앞을 막던

약 3초간 천하제일 악당을 마주친 뒤


우리는 약 5초 천사를 만났다.


오른쪽 가게에 주차된 오토바이가

도로 쪽에 있어서 온전히 버스가

한 차선을 쓸 수 없었다.


반대편에서는 승용차가 줄줄이 사탕처럼

나란히 사이좋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때. 반대면 차가 멈췄다.


버스가 서지 않고 먼저 갈 수 있도록

5초를 양보했다.


순간이었다. 어쩌면 아주 찰나지만

하얀색 H사의 승용차 속에 탄 이가

누군지는 알 수 없지만


그는 오늘 보이지 않는 찬사를 받는다.


남을 배려하는데 고작 5초였다.


얼굴도 볼 수 없는 그(?)또는 그녀(?)는

아마도 성품이 좋은 사람 일 것이다.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고

나보다는 상대방의 사정을 헤아리는

생각이 깊은 사람이니까.


문득 감사했다.

그 5초의 배려로 나는 행복했다.


봄날에 벚꽃만이 내게 설렘을 주는 것이

아니었다.


이렇게 찌뿌둥하게 비가 와서

집에 있으면 우울할 것 같아 무작정

타고 나간 버스에서 나는 감사를 찾았다.



인생이 참 별거지만

별거 아닌데....^^


그 운전자는 전혀 모를 것이다.

고작 5초의 양보

어쩌면 그냥 잠시 멈춤으로 인해

누군가는 감명을 받고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도

그 5초가 있다는 것을


그 카드는 언제든 무제한 발급 되니

마음껏 사용하셔도 됩니다.


가끔은 그럼 당신에게도 -5초와 함께

기분 좋음이 옵니다.


부작용 - 가끔은 나만 바보 같을 수 있음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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