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햇살

네가 전해 준 봄 햇살

by S Hale

화려한 세상.
그 안에, 새하얀 종이처럼
아무 모양도, 색도 없는 나.

주변을 둘러보면
세상은 빛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그는 말을 참 멋있게 했고,
그녀는 화려하게 꾸미지 않아도 아름다웠다.
그리고 또 어떤 이들은,
나와 다르지 않아 보이는데도
모든 걸 이룬 사람처럼 보인다.

그들을 바라보다 보면
나는 깊은 강물 속으로 천천히 가라앉는 기분이 든다.

그들은 각자의 화풍으로
자신만의 캔버스를 멋지게 채우고 있었다.
나는 그 그림을 바라보며,
그 이름을 조용히 적는 사람.
마치 3M 포스트잇처럼,
필요할 때만 꺼내 쓰이고 곧 잊히는 메모지 같은 존재.

수많은 사람들 중 하나.
매일 스쳐 지나가는 같은 지하철 칸 속에서
같은 공기를 마셨지만,
기억되지 않는 작은 점 같은 사람.

멀리서 보면 구분되지 않고,
가까이서 봐도 묻히는 사람.

그런 나도,
햇살이고 싶다.

그들에게 따뜻한 햇살.
누군가에게, 봄날의 햇살처럼 조용히 기억되는 사람.
모두의 햇살이 아니더라도,
단 한 사람에게라도 머물 수 있다면,
그것이면 충분하다.

크게 눈에 띄지 않아도,
잠시라도 누군가의 마음 한 귀퉁이를
따뜻하게 비춘 적이 있었기를 바란다.

기억되지 않아도 괜찮다.
잠깐이나마 따뜻했기를.
그 마음이면,
그걸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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