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GC 비주얼 아이덴티티 브랜딩 : 비주얼 시스템 편
컨설팅 에이전시와 함께 기업 이미지를 만드는 프로젝트가 끝나더라도, 기업이 일관된 이미지를 유지해 가려면 '누가 만들어도 같은 인상을 줄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합니다. 비주얼의 방식, 원칙, 체계를 만드는 것이고, 이것을 비주얼 시스템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비주얼 시스템의 역할은 이미지를 일관되게 유지하는 데만 있을까요? 많은 전문가들이 시스템을 잘 만들고 끝내지만, 중요한 것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는 것입니다. 그것은...
GC 비주얼 아이덴티티 브랜딩 : 비주얼 시스템 편
안녕하세요, 에스텐다드의 브랜딩 디렉터 최성훈입니다.
지난 글에서는 GC의 브랜딩 전략과 디자인 키워드, 그리고 ‘Leading Movement’라는 디자인 컨셉을 어떻게 도출했는지 이야기했어요. 오늘은 이 전략을 시각적으로 일관되게 구현할 수 있도록 만든 비주얼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비주얼 시스템이 필요한 ‘진짜’ 이유
대부분의 디자인 시스템은 ‘어떻게’를 설명하는 데 그칩니다. 하지만 에스텐다드는 ‘왜’까지 반드시 남겨야 한다고 생각해요. 바로, 시스템을 만들 때 반드시 맥락을 포함해 함께 전달하는 것입니다.
이 요소들이 왜 이렇게 만들어졌는지, 어떤 의사결정 과정을 거쳤는지, 이유와 이력이 함께 기록되어야 해요. 이런 이야기를 함께 전달하면, 기업에 신규 입사자가 오더라도 단순히 규정만 따르지 않게 됩니다. 왜 이걸 지켜야 하는지 스스로 이해하고, 더 존중할 수 있게 되지요. 그렇게 되면 실무자들도 취향이나 분위기에 휘둘리지 않고, 브랜드가 지켜야 할 본질을 계속 유지할 수 있어요.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시스템의 본질이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르게 발전시키는 것이라는 점이에요.
브랜드가 지금의 시각 자산을 바탕으로 스스로 발전하려면, 이전부터 이어져 온 맥락을 충분히 이해해야 해요. 이 맥락을 안다면, 브랜드가 앞으로 또 한 단계 발전해야 할 때도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명확해질 것입니다.
이번 GC의 디자인 시스템 역시 단순한 가이드를 넘어서, 이미지와 맥락이 함께 담긴 PDF 파일로 전달했어요.
이야기하듯이 전달하는 것, 바로 이 방식이 에스텐다드의 특기이며, 저희는 이를 내러티브 브랜딩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 개념은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 다른 프로젝트에서 더 깊이 소개드릴게요.
지금은 GC의 비주얼 시스템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GC의 비주얼 시스템
GC의 디자인 시스템은 크게 네 가지 요소로 구성했어요.
1. 타이포그래피
2. 컬러
3. 그래픽(3D, 2D)
4. 레이아웃
그리고 이 모든 것은 디자인 컨셉인 ‘Leading Movement’를 시각적으로 풀어내기 위한 수단입니다.
하나씩 살펴볼게요.
1. 타이포그래피 : GC체
GC는 이미 ‘GC체’라는 기업 전용 서체를 보유하고 있었어요. 이 서체는 계열사 로고타입에도 사용되고, 수많은 전문의약품 패키지에도 일관되게 적용되고 있지요. GC체는 탄탄한 뼈대와 직선, 그리고 심볼에서 영감을 받은 유연한 곡선이 조화를 이루는 형태입니다. 그래서 ‘감정적 연결’과 ‘전문성’이 균형을 이루는 GC의 방향성과도 잘 맞았어요. 총 5종의 가족군으로 구성되어 있어, 다른 제목용 서체 없이도 충분히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기도 했고요. 다만, 본문 가독성이 조금 떨어지기 때문에 제목과 소제목에만 집중해서 사용하기로 했어요. 본문은 내용 전달에 충실하기 좋은 프리텐다드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2. 컬러 : Green 중심 팔레트
컬러는 정말 많은 고민이 필요했어요. 에스텐다드에서는 초기에 CI 심볼에서 보였던 Red-Yellow-Green 그라데이션을 중심으로 제안했었어요. 하지만 GC 브랜드팀과 긴 논의 끝에 방향을 바꿔 Green을 중심으로 한 전용 팔레트를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녹십자의 헤리티지를 현대적으로 계승하는 동시에, 풀컬러를 사용하는 다른 계열사들과 확실히 구분하려는 의도였어요. 그렇게 GC의 팔레트는 Black, White를 제외하고, 오직 Green 계열의 색으로만 구성되었어요. 밝은 미색부터 어두운 Green까지 톤을 폭넓게 활용하며, 강한 컬러 대비는 최소화했기 때문에 전체적인 비주얼을 부드럽고 안정감 있게 전달할 수 있어요.
3. 그래픽
타이포그래피와 컬러도 중요했지만, 이번 디자인 시스템의 핵심은 그래픽이었어요. 수많은 말 대신, 사람들이 GC를 글로벌 통합 헬스케어 그룹으로 느끼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했어요. 그 답을 끊임없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3D 심볼 그래픽에서 찾았습니다.
GC의 디자인 정체성은 바이오 의약 기반의 헬스케어 그룹이라는 본질에서 출발해요. 그래서 세포의 유기적 움직임에서 영감을 받아, 끊임없이 순환하고 확장하는 3D 심볼을 개발했어요. 이 그래픽을 기업을 대표하는 키비주얼로 내세워, GC가 역사에 멈춰있는 전통적 제약회사가 아니라, 혁신하고 확장해 가는 통합 헬스케어 그룹이라는 이미지를 강하게 전달했습니다. GC 그룹을 대표하는 접점에서는 풀컬러 심볼을, GC(녹십자홀딩스)는 Green 단색 심볼을 중심으로 커뮤니케이션하도록 정리했어요. 최근 많은 브랜드들이 3D 그래픽을 활용하고 있지만, 단순 유행처럼 소비하지 않고 GC다운 부드러운 색감과 텍스처를 입혀 브랜드의 고유한 표현으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커뮤니케이션에 3D 이미지를 쓸 수는 없었어요. 시간과 비용의 한계가 있으니까요. 그래서 3D 심볼의 무드를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2D 그래픽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Green 계열의 밝은 그라데이션, 부드러운 그레인 효과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3D 그래픽과 동일하게 긍정적이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유지했어요. GC Green의 밝고 경쾌한 톤은 GC가 신뢰를 주면서도 새롭고 진취적인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줄 거예요.
4. 레이아웃 : 부드러움과 이성의 균형
GC의 비주얼에서 가장 중요한 건 감정적 연결과 전문성의 균형이에요. 그래픽은 부드럽고 유기적인 흐름을 보여줬다면, 레이아웃은 이 균형을 단단히 잡아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GC의 레이아웃은 엄격한 그리드 안에서 운영돼요. 이미지, 텍스트, 그래픽이 얼마나 들어가든, 거의 같은 위치 안에서 움직이도록 했어요. 하지만 이런 딱딱한 레이아웃이 부드러운 그래픽과 충돌하지 않도록, 제목을 짧고 감성적으로 작성하자는 원칙을 세웠답니다. 레이아웃은 이성적으로, 내용 전달은 감성적으로요. 이렇게 세심하게 조율하는 과정을 통해 GC의 비주얼이 답답하지도 않고, 방방 뜨지도 않는 적절한 균형을 찾아갔어요.
비주얼 시스템을 만들며
지금은 타이포그래피, 컬러, 그래픽, 레이아웃 시스템을 따로따로 설명했지만, 실제 프로젝트에서는 이 모든 요소들이 어떻게 조합되는지가 더 중요해요. 그래서 실무자들과 소통할 때는 항상 조합된 결과물을 함께 보여주며 의사결정을 진행했습니다. 기업을 소개하는 내용의 키비주얼을 만들거나, 기업 내부에서 사용하는 자료의 예시 이미지를 함께 준비했어요. 그래야 각 요소들의 보완사항이 취향이 아니라, 브랜드 본질에 의거한 의사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거든요.
GC 브랜드팀이 이런 접근을 전폭적으로 지지해 주셨고, 에스텐다드 역시 브랜드팀이 마주하는 현실적인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며 함께 시스템을 완성할 수 있었어요.
다음 글에서는 이렇게 완성한 비주얼 시스템이 어떻게 실제 결과물로 구현되었는지, 그리고 그 대표적인 결과물인 회사소개서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브랜드 경험 디자인’ 관점에서 이야기하며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마무리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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