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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서 Mar 18. 2019

그냥

일기

# 다시 100일 프로젝트. 첫날은 야근과 함께 해야 제맛이지.


#아주 오랜만에 머리를 잘랐다. 예상보다 훨씬 많이 잘린 머리카락과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머리 스타일에 마음에 상해서 주말 내내 끙끙거렸다. 이렇게 속상하기도 오랜만. 고작 머리때문에.


#긴 머리를 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생각해서일까. 10대 20대에도 외모에 마음 쓴 적이 없었는데 새삼스럽다. 열심히 꾸미는 타입도 아니었고 관심도 없었다. (사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럼에도 선택의 폭이 줄어들고 있다는 이 기분. 30대를 넘어가면서 자유롭게 꾸밀 수 있는 시간에 얼마나 남았는지 가끔 궁금해진다.


#출퇴근 길에 김승진 선생님 책을 조금씩 읽고 있다. 병든 육체들에 아로새겨진 차별의 역사들. 기준이 되지 못한 육체들은 통계에서조차 밀려난다.


#보통 사람이란 무엇일까? 우리사회에서 평범하게 살기 위해서는 죽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농담 아닌 농담을 들은 적이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보통 시람이란 신체 건강하고 용모 단정한, 반듯한 직장인

정도 되려나.  


#노화, 질병, (적정? 연령이 지난) 미혼 혹은 비혼, 동성애자, 유색인종, 실직 등등 사소한 조건 하나면 우리는 손쉽게 보통 사람에서 밀려난다. 삶의 중심에 있을 때는 눈치 채지 못하진 밖으로 밀려난 순간 순식간에 알아차릴 수 있다. 더이상 나는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보통의 통계에, 기준에 내가 포함되지 않을 거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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