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일기6

by 이서


#번갯불에 콩볶아 먹듯 가는 여행. 뭔가 불안한 건지 싱숭생숭한 건지 기대 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두근두근하다.


#글 쓸 기분이 아니야 하고 확 도망가고 싶은 마음도 슬금슬금.


#기분 좋은 긴장.. 이라는 게 뭘까. 나에겐 긴장도 떨림도 그다지 매력적인 요소가 아니다. 들뜬 기분은 추락을 연상시키고 기대하는 마음 한구석에는 실망을 어슬렁 거리고 있다. 그리고 이런 과도한 긴장과 흥분은 종종 예상치 못한 실수를 일으킬 때가 많다.


#긴장은 대부분 욕심과 함께 나타나는 것 같다 “잘 하고 싶은 마음” , 이기고 싶은 마음, 완벽하고 싶음 마음. 욕심을 갖는 순간 긴장하고 그때부터는...


#그래서 글쓰기는 시작이 늘 어려운 거 같다. 잘 쓰려고 마음 먹은 순간 한 글자를 쓰기도 어렵다. 그래서 오늘도 아무말 대잔치. 아무렇게나 써도 괜찮다고 생각하다가도 결국 이렇게 아무렇게나 쓴 글은 어디다 쓰나 생각이 든다. 어김없이 머나먼 훌륭한 어른의 길이 떠오른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착실히 교육 받은 탓인가 무용, 무쓸모에 대한 공포는 공부/일/삶/한글자의 글에서 조차도 여전히 빚쟁이처럼 날 쫓아다닌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쓸모가 없어야 취미지 싶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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