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일기7

by 이서

#너무 졸림. 아직 다 낫지 않은 발목, 누적된 피로, 밀린 일거리... 다급한 여행은 잘한 짓일까.


#마스다 미리 만화 중 제일 좋았던 건 (최근 건 보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싫은 사람”이었다. 살다보면 어쩔 후 없이 아무래도 싫은 사람을 만나기 되기 마련이다. 문제는 내가 싫다해서 모두가 싫은 건 아니라는 것. 유독 나와 안맞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법륜스님의 설법을 듣다보면 종종 그런 이야길 하신다. 그 사람도 누군가에게는 좋은 사람일 수 있다고. 때리고 고문한 사람도 그게 그저 일일뿐 (혹은 모르고 한 짓일 뿐) 누군가의 가족이고 친구라고.


#이해가 안가는 건 아니다. 나도 살면서 누군가에겐 가해자가 되고 누군가에겐 “아무래도 싫은 사람”이

될 테니까. 하지만 어쩐지 법륜 스님 말보단 “떨리는 가슴”이라는 드라마에 나온 대사가 너 마음에 와닿는다. 한창 때 아내를 두들겨패던 남편이 치매에 걸리자 아내는 남편과 아이를 버리고 떠나버린다. 딸은 정직 참아야할때 참지 않았다고 그래서 자신과 불쌍한 아빠를 버렸다고 잔인한 원망을 쏟아놓아 놓았을 때 그녀는 말한다.


“별 개같은 짓도 다 참았는데, 그 꼴은 못 참겠더라. 다리 힘 빠지고 보들보들해 지니까, 때려 죽이고 싶었어. 그렇게 할 수 있는데 왜 나한테는 왜!”


“나한테는 왜.” 라는 생각이 먼저 들고 그런 종류의 공평함이야말로 악인의 윤리라는 생각이 드는 건 아마 내가 공부가 부족한 탓이겠지.


#뭐 사실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더 쉽게 상처 받는 건 때려 죽이고 싶을 정도로 싫은 사람보다는 내가 정말오 좋아하는 사람에 의해서이다. 싫은 사람의 악랄한 말보다 좋아하는 사람의 악의 없는 말에 상처를 더 받다니, 정말 아이러니다 따로 없다. 잘해준 사람을 더 원망하게 되고 사랑하는 사람을 더 미워하게 되고, 왜 이토록 어리석을까.




작가의 이전글그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