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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쉬룸 Apr 19. 2024

식탐이 없는 사람

소식좌들은 나와 비슷할까?

나는 식탐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치킨 한마리를 시키면 냉장고에 넣어두고 3-4일은 먹는 정도라고 해야할까?

두조각을 먹으면 배가 부르고, 과식을 한날엔 어김없이 밤에 체하곤 한다. 타고난 소화력이 약한 탓도 있겠지만, 워낙에 뼈가 얇고, 신체 발달이 늦은 편에 속한 것도 한가지 이유라고 생각한다.


몸무게가 30kg 가 되지 않은 채로 초등학교를 졸업했고, 중학생때 40kg를 처음 넘기고 나서 45kg가 되고 나서야 내 몸무게는 멈췄다. 인생에서 단한번도 50kg를 넘어본 적이 없다. 


당연하게도, 내가 식탐이 없다보니 음식에 대한 집착이 있는 사람들을 보면 이해를 하지 못한다. 대체 저게 뭐라고 저렇게 먹으려고 하는거지? 하는 생각이 앞선다. 가끔은 동물이랑 밥을 먹는 것 같다고도 생각을 해본적도 있다. 연애를 할 적에는 늘 남자친구보다 적게 먹고 느리게 먹었고, 그들이 먹는 것을 바라보곤 했다. 가끔가다 식탐이 많은 친구를 만날 적에는 밥을 먹는 모습에 정이 떨어진 적도 몇번 있었다. 


그렇다고 내가 건강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평소에 건강염려증이라고 불릴 정도로 영양제와 우유, 몸에 좋은 치즈와 과일을 많이 챙겨먹는다. 단지 남들이 부르는 '식사'같은 '식사'를 잘 하지 않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융화되며 살아가야 하지만 아직 내게 '음식을 먹는 모습'에 대한 포용성은 넓지 않다. 

지금껏 살면서 나와 비슷한 음식에 대한 기호를 가진 사람을 만나보지 못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타인과의 밥 먹는 시간이 나는 많이 즐겁지 않다. 좋은 곳에 앉아 간단히 차를 마시는 시간이라면 모를까.


배가 찬 상태로 타인이 먹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곤욕스럽다. 회사에서와 같이 하루에 짧게 점심시간에만 보는 것은 괜찮지만 누군가와 남은 평생을 함께 식사시간을 보내는 것은 부담스럽다. 내 자신에 대한 이해를 할 수록 나는 타인과 함께하는 삶은 맞지 않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삶에 대한 태도가 진지하고 무거워질 수록, 별 생각없이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생겨난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하지 않은채로, 남들이 하니까 시간에 급급하여 결혼을 하고, 결혼을 했으니 애 하나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아이를 낳고 나서야 힘들다며 아이에게 애정을 주지 않는 사람들.


인간의 가장 본능인 '식욕'에 대한 통제가 가능해질수록 인간 본연의 행동에 대한 고찰을 많이 하게 된다. 그렇게 나는 나와 비슷한 사람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결국 찾지 못하더라도 문제가 없다. 왜냐하면 나는 이미 내 자신과의 친밀감을 계속 쌓아가고 있기 떄문에 나와의 사긴이 참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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