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박한 교육환경이 내게서 앗아가지 못한 것
나는 서울에서 교육으로 유명한 지역에서 쭉 자라, 서울에 있는 외고에 진학하였다. 거기서는 전교 부회장을 하고 고려대학교 철학과에 진학하였으며, 1학년 1학기에 학번 대표를 하면서 다양한 행사를 개최했고 졸업 후에는 서울에 있는 로스쿨에 진학하였다. 로스쿨에서도 기수 대표를 했고, 괜찮은 성적을 받았다. 이렇게만 보면 한국의 교육환경에 완벽하게 적응한 사람 같다.
그러나 나는 항상 일종의 '외부인'이었다. 각 단체에서 대표자를 그렇게 하면서 자랐는데 무슨 외부인이냐고?
나는 여기서 하는 경쟁 자체에 녹아들지 못했다. 중학생 때는 공부보다는 피씨방을 좋아했고, 고등학생 때는 다들 혈안이 되어 있는 내신 자료를 직접 만들어서 우리 학교 학생 사실상 거의 모두가 다니는 학원에 전달했고, 학원에서 그 자료를 학생들 전체에 배포하면서 학원 선생님이 나한테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로스쿨에서는 내가 가지고 있는 유용한 자료를 공유하다가 오히려 왜 저렇게 사냐는 핀잔과 뒷담을 전해 듣기도 했다.
경쟁자들에게 경쟁에 유용한 자료를 제공하는 것, 그러니까 나를 이길 수 있는 자료를 나를 이기는 것이 목적인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것은 어찌 보면 되게 어색하고 이상한 일이다. 그러나 나는 그게 좋았다. 이 경쟁 자체에 몰입하기보다는 이 경쟁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너무 좋았고, 그 사람들이 모두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이 마음의 근원은 측은지심(惻隱之心)이었던 것 같다. 측은지심이란 타인의 불행을 불쌍히 여기고 함께 아파하는 마음을 말한다. 나는 어릴 때부터 다른 사람의 고통에 민감하게 공감하는 사람이었고, 그래서 그런지 교육환경 속에서 참 내 앞에서 우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고등학생 때는 경쟁환경의 각박함에 엉엉 울고 있는 일면식 없는 후배를 위로해 준 적이 있으며, 대학생 때 잠깐 하게 된 학원 알바 1:1 멘토링 시간에 갑자기 내 앞에서 10분 넘게 엉엉 우는 아이에게 '너는 점수랑 상관없이 소중한 사람이야'라고 몰래 적어 주기도 했다.
이런 경험은 나를 교육환경에서 '오지라퍼'로 만들었고, 누가 딱히 묻지 않아도 아무나 열심히 도와주곤 했다. 사실 열심히 공부를 한 것은 어쩌면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머리가 좋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지만, 나는 독기 있게 노력하는 것만큼은 누구보다도 자신 있기 때문에 무식하게 열심히 했다. 열심히 하고, 또 그 열심히 한 공부를 바탕으로 남을 도와주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별종이니까. 그러나 나는 조용히 내 이득을 챙기기보다 시끄럽게 주변을 도와주고 싶었다. 그게 나니까.
브런치는 아마 그런 내용을 중심으로 서술할 것 같다. 외고를 다니며 힘들어했던 사람들과 그걸 위해서 노력했던 이야기, 대학교를 다니며 느꼈던 나에 대한 것들, 로스쿨을 다니며 느끼는 삶에 대한 것들.. 이왕 살아간다면 나만의 이득보다는 내가 소속한 단체의 행복을 빌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준 모든 환경과 운에 너무 감사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우리 마을, 학교, 00, 국가, 그리고 세계에 소속한 모든 사람들이 덜 불행하도록 돕는 사람이 되고 싶다.
변호사는 그런 면에서 정말 마음에 드는 직업이다. '이미 불행해진 사람을 덜 불행하도록 돕는 직업'이 변호사라고 생각한다. 소송을 할 정도로 큰 문제가 발생한 상황에서 사연 없는 공동체(회사)나 사람은 없다. 그리고 그 안에서 사람의 불행과 행복은 피어난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들어주고, 또 그 이야기를 지금보다 더 밝게 빛나도록, 혹은 빛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 블로그에는 로스쿨 입시를 중심으로 다양한 정보글을 작성해 뒀다. 요약식으로 로스쿨 입시와 관련된 정보를 얻고 싶은 사람은 내 작가 프로필에 있는 링크를 들어가면 더 빠르게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여기에는 좀 더 길게, 그리고 자세하게 내가 한국의 교육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느낀 것과 로스쿨 입시 과정에서 느낀 것들을 문제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서술하고자 한다.
앞으로 적는 글이 앞이 보이지 않는 경쟁에 지친 당신에게 자그마한 도움이 될 수 있는 글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