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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텔라 Sep 02. 2022

결국 돈이 의미였다?

사남매엄마의 12년 만에 첫 월급


8월 31일 말일이 회사 월급날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제 첫 월급날이었다.

어리둥절하다.

숫자는 찍혀 있는데 이 숫자가 돈이라는 사실과 잘 연결이 되지 않는다.


바보인가?


월급..

내 인생주기에는 잘 어울려지지 않는 단어.


한 20년 전쯤에 작은 신문사 두 군데에서 다 합쳐도 2년도 안 되는 시절동안 받은 월급. 그게 내 인생 월급의 전부인데...


그 후로는 돈 안되는 일과 참으로 친하게 지내며 산다. 아이넷을 낳고 사는 결혼 생활 12년을 돌아본다. 그 많은 도전과 삽질과 눈물겨운 노력중에 '돈'과 연결된 일이 있나? 없나? 전혀?


아, !! 있다. 휴~ 다행이다.

다자녀 특공으로 받은 아파트 값이 흐름을 타고 크게 올라, 나에게 10년 정도는 돈 되는 일을 안해도 되는 면죄부도 함께 줬다...

라고 생각했는데 지내보니 그건 그것과 또 별개였다.


가끔, 내 존재감이 나약해 보일 때 꺼내드는 무기는 되었지만, 그게 내가 될 순 없었다. 또 결과적으로 여기서 번 돈을 현명하게 잘 쓰지 못하고 꽤 큰 투자 실패로 돌아갔으니..



또 1년 남짓 글모임을 열고 나름의 성행은 이루었지만, 글벗들이 함께 둘러 앉을 공간을 만들겠다고 덥썩 글벗살롱 월세계약을 하는 덕에 작은 성행의 비용은 마이너스로 돌변했고.





왜, 도대체 어떤 존재여야지만 만족할래?

나를 담은 내 영혼이 나에게 울부짖을때도 많다.


남들은 아이넷 키우는 것도. 원하는 글쓰는 일을 직업과도 연결시켜서 하고 있는 것도, 아이넷 낳고 바디프로필을 찍은 것도 다 대단하다 해주시는데


도대체 정작 난  왜 때문에 내 자신을 이토록 따뜻하게 안아주지를 못하고, 자주 무기력과 허무함에 휩싸이는지..





정말 이상한 일이다.


난 사실 일도, 육아도, 관계도, 경제적인 것도, 뭐 하나 크게 걸림이 없는 '그토록 바라던 그 구간'에 겨우 진입했다.


근데, 왜 이대로 내일이 오지 않아도 좋겠다.

눈을 감은 채 모든 게 끝난다면? 오, 괜찮은데??

이런 마음까지 공존하는 걸까?


누군가는 타고난 우울함.

그러니까 이번생의 노력으로 바꿀 수 있는 깊이의 마음이 아니라고 한다.


아주 깊이 깔려있는 어둠이고 타고난 회색이라는 바탕색이라 오히려 이대로 적응하고, 이런 나를 잘 달래가면서 살아내야 하는 거라고.


제법 전문가의 소견이라 그 말에 마음이 어느정도 기운 상태다. 행복하기 위한, 만족하기 위한 노력은 .. 글쎄... 30년 노력해도 안 되면 안 되는 거라고 포기하는 것이 현명할 지도.





돈 vs 명예.

의미있는 삶 vs 돈이 있는 삶


월급이라는 실질적인 돈을 버는 직장인이 되어보니까 알게 됐다. 돈은 그저 먹고 자고 쓰는 개념이 아닌 내가 그토록 목메는 '의미'라는 단어를 크게 머금고 있는 수단이라는 것을.


'돈이 되는 일'은 사실 '의미가 있는 일'과 같은 말이다. 자본주의에 몸담고 살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사람들의 뽀죡한 필요가 담긴 곳에 돈이 있고 그 필요가 돈을 만들어 내니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쯤되면, 그 역경들을 딛고, 일이 잘 풀려서 의미가 된이 되기 시작했다. 이런 글을 쓰고 싶은데..ㅎㅎ



이번에도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다.

'돈 되기 어려운' 엄마라는 직군이 일하기 좋은 사회를 만들고자 만든 쇼셜밴처의 팀원이다. 추상적이고 눈에 보이지 않는 '개념'이 회사의 미션이니 쉽지 않을 수 밖에 없다.


그래도 대표와 나는 믿고 있다.

엄마인 내가 또 우리 팀원들이 모두 이 안에서 일과 육아와 내정체성이란 삼각평형을 잘 이룬 모습이라면 그 진심으로 눈앞에 있는 일들을 해쳐나가다 보면 우리가 채운 이 마음들이 우리가 원하는 방향을 향해 흘러넘치리라.


그저 '엄마들도 일하기 좋은 사회를 만들자!'라는 구호로만은 반응없이 홀로 외치는 메아리일 뿐일테니.


'원하는 모습으로 살고 있는 나'가 되어야 한다.



이렇게 매번 어려운 선택과 그 안에서 또 변하지 않는 완벽주의로 힘든 나의 한걸음 걸음은 결국 나를 우리들을 그곳에 데려다 줄거라 믿는다.


그걸 믿고 싶어서 또 이렇게 새벽을 깨워 글을 한 편 쓰고 하루를 시작한다.


결국 의미가 먼저건 돈이 먼저건

나의 소명이 진심이고, 그게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일이라면 어느 지점에서 돈과 의미가 모여

꿈의 바다를 이룰 것이니까


그나저나.

12년만에 받은 첫 월급의 금요일엔..


뭘 해야 하는 거지?


쥐꼬리보다 쬐금 길긴한데..

소중한 사람들에게 마음을 표현할 생각을 하니

...


한 없이 돈을 많이 벌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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