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텔라 Jan 03. 2023

2023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의식의 흐름대로 아무말이나 할거다.

12년동안의 결혼생활동안 8번의 이사를 했다.

그때마다의 그럴수밖에 없는 사정과, 부동산 흐름에 따른 이유를 대라면 구구절절 항목별로 일목요연하게 댈 수는 있겠지만.


이렇게 사는 것에 대한 전적인 책임은 내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발견하는 요즘이다.


미국 신혼시절에 3번의 이사 -> 남양주안에서 3번의 이사 -> 서울 동대문구 -> 지금의 방배동까지.


결론적으로 그 어느 집도 나에게 완전한 안락을 가져다 주지는 못했다. 그 말인 즉, 내 마음의 안락은 그 어디에서 구해지는 줄 알았는데 아무리 이사를 다녀보아도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세번씩 터전의 옮김과 전학을 해야 했고, 이제 나에게 남은 총량은 단 한번 혹은 두번 뿐임을 직감한다. 이제 움직이면 그 곳에서 뿌리를 내려야만 한다는... 나의 정착지 방황기는 이제 끝내야 할 때임을 직감했다고나 할까.


속칭, 죽어야 끝날것 같은 이 끝이 없는 방황과 불안, 마치.. 나는 불안하기를 어디에서 할 것인가? 를 고민하는 양, 그렇게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나는 어설프고 위태롭고 불안정하다.




이런 나에 비해 같이 사는 최씨일가는 이런 나와 삶에도 불구하고 안 불안정하다. 남편은 너무나 불안감이 없어서, 사람이 저렇게도 살아지는구나.. 싶은 점이 큰 매력으로 보였다. 살면 살수록 익숙해 질 것 같았는데, 살아볼 수록 신기하다.


그런데, 삶이라는 것은 아주 깊고 정밀해서 어느새 그의 삶속에서도 불안이 보이고 나의 일상에서도 그에게서 보이던 '무사태평'이 점쳐지기도한다.

그게 내 생각인지 네 생각이었는지 니 결정인지, 내가 먼저 제안한 건지 모든 것이 뒤엉켜 하나의 생각이 도출되는 과정이 결혼생활인건가?


불안감과 안정감 둘 다 삶의 어떤 목적을 위해 필요한 성향과 태도라면 나는 이런면에서는 조금은 더 억울했다.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약자라 했나? 결혼을 하고 함께 삶을 꾸리는 동반자 입장에서는 늘 고민이 많은 쪽이 약자인 듯 하다.

그냥 살아도 지는데, 내가 더 갈급하게 원하는 것이 있거나 내가 배우자보다 보이는 것이 더 많을때는 혼자 발을 동동 구르기 마련이다. 이 시기에 집 갈아타기를 해야 그나마 미친듯이 빠르게 변해가는 인플레이션이 발꼬락이라도 넣어 네 아이들을 키우고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태평한 그가 너무 좋기도 하면서 아주 가끔 너무 싫었다. 누군가가 부럽고, 내 삶은 하찮고, 설명하기엔 복잡한 마음에 잠시 앉아 주석을 달 틈도 없이 분주했던 8번의 우리집 이사의 풍경들.




오랜 연습과 부딫힘 끝에 이제는 내가 조금 생각을 덜어내고 살고 있다. 요즘은 그 저울의 합이 마침내 기울어지는 때인가, 나 대신 그가 생각이 많아진 듯 하다. 그런 그의 보폭에 맞추어 살아보는 삶도 제법 괜찮을 것 같았다. 아니, 내가 일단 생각의 총량 어디부분이 꽉 차올랐는지 생각을 놓고 살고 싶은 겨울을 맞이했다. 그렇다고 아주 나를 놓고 싶지 않았는지, 최소한의 장치로 글벗님들 새벽기상을 소환해 놓고 막상 매일 글을 다시 쓰려니 고민이 됐다.


나는 어떤 글을 쓸까...?

틈틈이 고민을 거듭 하다가, 결론은 아무말 대잔치를 하기로 했다.


평범하게 살기 위해 평범하지 않은 노력을 해야 하는 이 시대의 우리.

생각없이 살기 위해 엄청난 생각을 해야 하는 나.

평범한 부모 노릇을 하기 위해, 평범치 않은 노력을 미친듯이 기울여야 하는 같은 시대의 부모 노릇을 하고 있는 글벗들.


이 애환을 함께 겪고, 그 깊이를 같이 느끼는 글벗들에게, 또 내 자신에게 이제는 허울, 나를 둘러싼 알껍데기를 깨고 나올 때가 된 것 같아서이다.

앞으로 쓰는 올해의 내 모든 활자들은 이 알을 깨고 나오는 과정의 기록이고 싶었다.





매년 가족 신년회를 했다.

매년 어디에선가 하던 신년회를 올해는 경제적인 옹색함에 기대 집에서 했다. 한명씩 나가서 자신의 2022년 반성할 점과 새해 목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올해 처음으로 도입한 발표자에게 각자 바라는 점을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직 모두 초등학생이지만, 어른 6명과 이야기 하는 것 이상의 인사이트가 나는걸 보니, 아이들을 이만큼 키워놓은 것만으로도 그 순간만큼은 내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잠깐 애들 푸념으로 새자면..

우리 아이들은 특별하게 예술적인 감각도 없고 운동선수를 시켜봤지만 그것도 아니고, 특히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무엇을 하더라도 끝까지 뚫고 나가는 저력이라던지, 삶에 대한 고집이 있어보이지 않다. 그래서 내 아이들은 특별할 것이라는 착각에서 빠져나와야 하나? 육아에 메타인지가 부족한가? 하는 중인데, 그게 생각보다 잘 안되고 그 과정이 고통스럽다. 하지만 글을 쓰는 부모를 조금 닮아 생각이 나이에 비해 깊고 이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우리 가족의 모습을 관조해 볼 때 나는 이 장면에서 다시 기운이 좀 나는 편이다.


사사로운 가족 스토리지만, 가까운 가족끼리 이렇게 신년목표 회의를 하고 영상을 찍고 기록을 하는게 더 신기한 일이라고들 하니 이 행적을 기록&저장용으로 올려본다.

기록으로 남겨진 이 많은 이야기 중 나에 대한 가족의 품평 중

"알을 깨고 나온 한해" 라는 남편의 평이 오래동안 마음에 여운으로 남는다.


마침, 애들과 뒹굴거리며 본 '책읽어드립니다'의 데미안 편을 보다가 "정말 내가 드디어 나의 세계를 깨고 세상에 나오는 건가?" 하는 생각.



그러던 중 저 멀~리 있던 전화기에서 낯선 번호 하나가 보여 전화를 받았고, 그 때부터 나의 잔잔하던 생각과 머리속은 다시 현실적이고 디테일하고 아주 깊은 생각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복잡해졌다.



이민을 갈 것인가? 이사를 갈 것인가?

둘다 접어놓고 그냥 이 곳에 정착을 할 것인가?


이 세개의 안건중에 하나를 선택하고 그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하는 시간이 임박해 왔음을 느낀다.


생각이 너무 복잡해질때면. 이 말을 떠올리기로 했다. 운칠기삼. 어짜피 7할은 내 운대로 될 것이니 너무 생각을 완벽하게 하려고 애쓰지 말자..


그래도 이럴 땐, 늘 나의 이야기 파트너가 되어주던 그의 부재가 안타깝다.


누군가를 앞에 앉혀놓고 한없이 이 복잡한 생각들을 주절거리고 싶은 날이다. 또 같은 마음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서 이 마음이 던져주는 대로 그렇게 수동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고 싶은 그런 날이다.



첫주는 계도기간으로 하기로 했지만, 그래도 시간안에 글을 쓰는 모범을 보이고 싶은 내 안에 책임감으로 브런치를 열었는데.. 열기 전과 후가 다를바가 없는 것을 보니, 오늘 글도 역시 마음에 들지 않는다.


눈 꼭감고 발행한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사랑하는 연습중이니까 가련히 보아주기를...^^;;


작가의 이전글 가만~ 있으면 되는데, 뭘 그렇게 자꾸 해 할라그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