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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텔라 Jan 12. 2023

빌딩주보다 글이 좋은 이유

2029년에는 꿈꾸던 저 빌딩에서 글을 쓸꼬얌 


어제 25년지가 고교시절 친구를 만났습니다.

고3때 같은 반이 되었을 때, 마음이 맞아 수업 조회시간부터 점심지나 5교시까지 한시도 안 쉬고 수다도 엄청 많이 나누고 토요일마다 나쁜 짓(?)도 많이 나누었는데..ㅎㅎ


그 친구와는 말로도 그랬지만 편지로 자주 마음을 주고 받았어요. 

그 때는 그저 편지로만 생각했던 그 많은 나눈 말들을 이제와서 보니 참 애틋합니다. 


그 친구도 저도 참 사랑받고 싶었는데, 그게 안 되는 가정환경에서 자랐거든요.


그 친구는 동대문 시장에서부터 생계를 시작했습니다. 졸업 이후 각자의 길을 걸으면서 간간히 친구들로부터 소식만 전해들었지요. 그런데, 그 친구가 인터넷 쇼핑몰을 3번 실패했다는 소식에 안타깝고 안쓰러운 가운데 그 후로 어떻게 지낼까 궁금해 하던 찰나, 옷 비즈니스를 사업화해서 엄청 키워냈다는 소식과 함께 상가집에서 다시 닿은 인연으로 우리는 몇번 커피를 마시고 밥을 먹었습니다.


그녀와 나는 가는 길을 다르지만, 가야 할 곳은 비슷해 보여요. 생각도 목적도. 그리고 지금 서로에게 필요한 재능을 가지고 있어 보이니 그것을 서로 잘 활용해보자라는 것에 마음을 모았습니다. 

그녀는 글을, 책을 써야 할 때라고 직감했고 저는 판을 키워야 할 때라는 것을 알고 있었죠




대략 들었던 친구의 고생담과 성공기를 리얼대화로 듣다보니

와.. 진짜 대단하다. 


어려움과 온갖 실패를 뚫고 시장에서 시작해 연매출 몇십억을 찍는 그런 의류회사의 대표가 된 이야기.

그게 먼데서 듣는 얘기가 아닌 친구가 이뤄낸 이야기 일때는 더 감회가 새롭게 다가옵니다. 


나에게 이런 친구가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그런데 더 가까이 친구로서 이런 저런 개인사의 이야기까지 함께 들으면 그 대단한 스토리가 이내 애틋함으로 바뀝니다. 그리고는 진심으로 친구가 원하는 그곳에 가고, 안정을 찾고, 행복하기를 바라게 되는거죠. 친구도 저에게 같은 마음일꺼예요.


그저 나로서 당당하게 살고 싶다


어제 만난 중년의 두 여자가 원하는 것은 25년전부터 그것 하나 뿐이었는데,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그것이 우리에게는 이렇게 어려워야만 하는 일일까? 아니면 '나로서의 나'가 너무 큰 사람이라, 욕심이 많은 자아를 채우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걸까?


아니. 우린 욕심쟁이가 아니다. 아니 맞다. 아유 인생 참 모르겠다. 하다가 확실한 건 우린 각자의 욕심이 어떤 모양인지 명확히 알고 그것을 향해 달리는 중인 사람들이다. 그리고 끝까지 자신이 가진 오롯한 내면의 힘으로만 각자 자신이 가고 싶은 길을 개척하는 에너지를 가진 사람이다.

나는 너가 참 대단하고, 너는 내가 참 기특하다며 안타까움대신 서로에 대한 응원을 마음에 담았습니다. 



소셜을 맨땅에서 부터 엄청나게 잘 키워 수익화를 이루고 있는 친구는 저에게 이를 어떻게 운영해야 하고, 내가 앞으로 해야 할 일들에 대한 로드맵을 2박3일에 걸쳐서 짜온 것을 턱하니 내어 놓습니다.

나는 그런 착한 마음, 온전하게 상대를 위하는 마음을 내어놓고 산 적이 잘 없는데.. 저 친구는 어쩜 저럴까? 


그게 저 친구의 성공의 비결일까? 아니면 저에게서도 가능성을 본걸까요? 그 어느 쪽이라도 좋습니다.

친구였다가, 파트너였다가, 선생님으로, 또 엄마로 오락가락 이야기를 하다가 점심시간이 되고 오후시간이 되고 그렇게 정말 시간가는 줄 모르게 이것저것 나누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친구는 나에게 말했습니다.

이렇게 시간을 내어 도와주고 싶어서 노력했는데, 무엇을 했을 때 가장 보람이 있겠냐고.


그 답은 바로 제가 그녀의 도움을 받아 실행을 해서 그게 결과물로 되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이라고 하네요. 그래서 전 했습니다. 제자는 스승의 보은에 이렇게 화답하는거죠. ㅎㅎ


'이건 해야 하는 일'이라는 것.  하기 싫은 일을 견디는 힘을 가져야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깨달음, 알고 있었지만 제 세포에서 잠들어 있던 그 사실을 친구가 일깨워 주었고, 전 그것을 실행했습니다. 정신없이 집안이 폭탄이 되어있는 가운데, 하기로 한 약속의 스토리를 만들고 발행하고 수정,보안 피드백까지 받았습니다.

종일 제 에너지도 많이 소진이 되었는지, 정말 친구말대로 나이가 들어서 생각만해도 진이 빠지는 때가 되었는지 쏟아지는 아이들과 저녁을 먹고 대충 치우고 나니 눕고 싶은 생각뿐이었어요.


그런데 제가 그 마음을 이겨내고 하더라 이거예요. 


친구에게 기쁜 마음으로 이것을 보여줬어요. 결과물이 충분하지 않았지만 어쨌든 잘 안되던 그 구간을 뚫어낸 제 자신이 소심하게 뿌듯했는데, 그 폭탄 중에 해낸 내가 멋지다면서 딱 그부분을 꼬집에 칭찬해 주었어요.


잠옷도 못 갈아입고 잠이 들었고 새벽이 왔습니다.


새벽이 왔으니 제 본업을 해야겠죠.

앗, 화들짝 놀라 일어났는데 곁에 폰이 없어요. 저 어디론가 굴러다니나 본데 다시 보니 까만 화면. 배터리가 나갔나봐요. 급하게 충전을 하고 잠을 깨고 새벽글쓰기방에 기상 인증을 올립니다.


머리가 복잡합니다.

랩탑을 여니, 어제 제가 해야 할 항목들이 나열된 친구의 정성스러운 스터디 종이가 툭 떨어집니다. 내 마음도 함께 툭. 어제 배운 것들을 잊어버릴까 싶어 한번 복습을 하고 싶어서 폰을 만지작 거리는데, 아무리 키버튼을 눌러도 작동이 안되는 것이 있어 끙끙 씨름을 합니다.


일호작가님이 방에서 나오셨습니다. 

이제는 글이 손에 붙어서 척척 시간안에 여유롭게 글을 써내고 수영갈 채비도 마쳤나 봅니다. 

나는 제목 써놓고 한 글자도 못썼는데.. 부럽습니다 ㅜㅜ

따뜻한 차를 한잔 내려주니 고맙고 반가워서, 눈인사를 하고 이제 진짜 글을 좀 써볼까 하고 제 원고로 시선을 옮겨옵니다.


안 써집니다. 빈화면 증후군이 다시 시작됬네요. 지겹지만 이유를 찾아 해결을 해 보려 차를 더 우려내고 있는 그를 쳐다봅니다.

'글로 칭찬 받으면 왜 기분이 좋아요?' 라는 질문에, 그는 대답을 하다가 다른 말이 시작되었습니다..


'아. 물어보는게 아니었나? 어쩌지?' 어제 소울푸드 치킨스프 이야기로 글벗들 가정 저녁식탁을 시끌벅적하게 했던 이야기, 글로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재주를 가지고 있다고 엄청 칭찬을 해주니 좋았나 봅니다. (저만의 남편요리 특급 레시피, 칭찬입니다^^) 그런데 신이 난 그의 이야기가 길어집니다. 잠시가 아니구나, 아 이거 큰일이구나 감이 옵니다.


그는 아예 제 앞에 턱을 받치고 앉습니다.

'앗.. 이 그림은 ..진짜 아닌데..'


그래도 인내심을 가지고 그의 이야기를 들어줍니다. 지금 이 순간 글벗인지 남편인지 헷갈립니다.

이런 마음으로 애써 노력하고 있는데 그가 갑자기 제가 듣기 싫어하는 화두를 던집니다. 


돈버는 일에 우리 부부는 참 재능이 없다라고 시작한 말은 그런게 아닌 줄을 알면서도 저를 무차별 공격하는 말로 들립니다. 제가 가장 취약한 부분이기도 하고, 어제 친구와도 엄청 쏟아냈던 주제의 이야기입니다.


남편의 입에서 나왔다고 이 말이 고깝게 들린다면 그건 제 자격지심인거 알지요. 

그래도 듣기 싫은건 싫은 거고, 제일 중요한 것은 신성한 저의 새벽 글쓰기 시간이 앞뒤로 다 흐트러져서 마감시간이 다 되었다는 사실입이다. 아..  저의 인내심은 우리 셋째의 팔길이처럼 짧습니다. 


게다가 그 사이 밝은미소님이 톡방에 글을 투척하시고 수영장에 가십니다.

그녀의 쿨함이 부럽습니다.




오늘, 전 길을 잃었습니다. 


결국 그에게 "아, 나!! 나 글쓰는 시간이야!!" 라고 버럭비슷(?)하게 했고, 방으로 문을 닫고 들어가는 그의 뒷통수를 보고 다시 원고로 눈을 가져오지만 결론은 "오늘 망했다" 입니다.



뭐라도 써야 할텐데.. 하다가 

기분 나쁜 스크롤의 동작으로 블로그를 무심코 쭉쭉 내려봅니다.  


내가 쓴 글인데, 어쩜 이렇게 기억도 안 나는 것들도 많은지. 쓸데없는 것들도 많이도 썼다. 하며..내리다보니 동공을 확장시키는 글의 제목이 눈에 띕니다. 


"건물주..? 맞아. 저거 내 꿈인데.. 저걸로 글도 썼었네? 근데, 이 새벽.. 여긴 어디? 난 누구?"



홀린듯 클릭한 그 글이 저에게 위로와 설득을 건넵니다.

우습게도 제가 제 글을 읽으면서 '맞아!! 그래, 그래서 그랬던거지?" 하며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네요.

그리고 아까 쿨하게 글 던져놓고 수영장으로 떠난 밝은미소님의 2년전 댓글에 그 때 힘 받고, 그 길로 이 꿈은 잠시 접어두었던 일이 파파팍.. 저의 뇌리를 때립니다.



자, 이제 됐습니다. 오늘의 주제는 원고로 못 써두었지만, 제가 몸으로 느꼈으니까 됐습니다.

글은 내가 나를 위로해주고,인정해주고, 또 설득해주는 아주 좋은 기능을 가졌습니다.

또 기록해 두면 억울하지 않다 언젠가는 써먹든지, 마음이 풀리든지. 써놓은 모든 글들은 그 생명력을 달고 자생하여 어디론가 갑니다. 그리고는 생각합니다. 2년전이라고? 진짜? 그때부터 이미 우리는 많은 것을 나누고 위로하여 지금은 진짜 많이 스며든 친구가 되어있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새벽 서로의 일상이 새롭습니다. 아직 서로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이 많아요. 당연하죠  내가 몰랐던 나도 많고 나도 우리도 계속 변화해 갈꺼니까요. 나의 깊은 비밀을 자신있게 꺼내놓고 그것을 함께 반겨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니. 이 어찌 특별한 관계가 아닐수 있으랴.. 다시, 반성과 기쁨의 시간으로 돌아왔습니다.


일호작가님, 수영에서 돌아오면 꼭 끌어안아줘야겠습니다.


스스로와 약속한 책 원고 할당량은 못썼지만 오늘의 원고 꼭지의 주제였던 질문에 대한 답을 이렇게 찾을 수 있었으니 그것으로 되었네요.

오호라, 글 너.. 정말 이렇게 용한 아이였던 게로구나 ^^


그 오랫동안 써왔던 글에 아주 처음 보는 대상인 양 새로워보이고, 새로운 주석을 달게 되는 요즘입니다.


어쨌든 글벗들과 함께 하는 새벽글쓰기는 제겐 찐사랑입니다.

그나저나, 오늘도 리더주제(?)에 발행이 늦어서 쏴리합니당 ㅋㅋ


<내 꿈은 건물주였는데... 출처:스텔라의 블로그 새벽글쓰기 학교>

https://m.blog.naver.com/2939225/222380355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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