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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텔라 Feb 16. 2023

일기를 30년동안 매일 써봤더니..

어느 초밀착쓰기 생활자의 30년치 기록



"매일 글 쓰는 사람의 글"

작가라는 말을 어떻게 정의하면 좋을까?

책 한권 낸 사람?, 요즘 세상에 책 한권을 명함처럼 여기기도 하니, 적어도 두권의 책을 낸 사람?

글로 돈을 버는 사람? 그럼 1년에 한편 칼럼을 기고해서 원고료를 받았다면 그 사람이 작가인가?

작가의 정의가 무엇일까

마음에 드는 정의를 찾지 못해 어려워 헤매이다가 이 문장을 만나고는 그만 방황을 끝냈다.


“쓴다는 동사 작가가 지켜야 할
유일한 가치관입니다.


쓰다는 동사. 이게 바로 내가 지켜야 할 가치관이었다. 글을 쓴다고 하는 것은 일상의 무기가 되어야 참다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여러권의 공저와 단독 기획출간도 한권을 한 사람이지만, 아직 출판사에서 원하는 '읽히는 글'에 대한 감각이 없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과 '잘 읽히는 글' 사이의 간극에서 언제부터 이렇게 헤매이고 있었는지 모른다.

또 언제까지 이렇게 헤일메지도 그 끝을 알수가 없다.


하지만 글을 쓰는 이유, 매일 이렇게 고단한 몸을 일으켜 새벽잠을 깨워 쓰면서 살기로 한 결심의 핵,

그것만은 잊지 않는다. 바로 '일상에서 최적의 의미를 건져내는 도구'로서 글만한 것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쳇바퀴처럼 흘러가는 일상속에서 '진짜 내 생각'을 알아차리기 위해선 내 영혼이 하는 말을 들을 줄 아는 귀를 가져야 하는데, 글쓰기만큼 그 귀를 예민하게 조각할 수단또한 없다고 확신하기에.





자기의 할 말만 쭉 뱉어놓는 글쓰기는 배설물이라고까지 표현하는 세상이다. 왠지 움츠러든다.


배설물로 먹고 사는 사람같아서. 하지만 나는 이 표현에 당당하게 맞서기로 했다. 내가 내 배설물을 먹고살든 말든 누가 나에게 뭐라 할 수 없는 언론 자유국가에 살고 있다. 나는 내 온라인집인 블로그라는 공간에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한다. 그럼 일기장에 쓰지 왜 여기 쓰냐고 되 물을 수 있다.


이 장소를 몰랐을 때 29년동안 다이어리에만 써 온 글들이 쌓여있다. 그 29년보다 공개된 공간에서 쓴 반년간의 글이 훨씬 더 빠르게 나아진 경험을 통해 과거로 돌아가지는 않기로 했다.

1993년부터 2023까지 30년동안 매일 써온 나의 기록들.


나는 '누군가에게 읽히는 글'을 쓰는 그 방법을 배우려는게 목적이 아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어느 누군가는 읽고 싶은 말이 되도록 사는 것이 목적이다. 그 누군가가 많아질수록 더 빨리 나의 인생목표와는 빠르게 가까워지겠지만, 이건 서두른다고 될 일이 아님을 알기에 다시 새벽에 집중할 수 있다.


책이 나오는 순간이 아닌,
큰 작가가 되어 유명세를 탄 내가 아닌,
써도그만 안써도 그만인 때를 맞이하기 위함도 아닌
그저 오늘을 잘 살기 위한 새벽글쓰기가 되고 싶다.


훗날 요즘을 복기했을 땐, '어쩜 그 와중에 매일 새벽에 글을 썼을지'  신통방통한 그 시절중에 하루를 오늘도 산다. 바로 새벽에 글쓰는 이 힘으로. 오늘 아침에 글을 쓴 사람이 내가 정의한 '작가'니까 나는 오늘도 당당한 '스텔라 작가'다.



근데 문득 회의감과 궁금함이 들긴 하다.


이 많은 자료들로 대체 뭘 할 수 있단 말인가?

뭘 10년 열심히 하면 만시간의 법칙으로 뭐라도 되어있어야 하는데, 난 뭘 얻었는가?


가만 생각해보니, 이 저 다이어리 뒷 배경으로 코를 골고 있는 글벗이자, 평생의 동반자를 얻었다.

내 평생 소원인, 존경하는 남자에게 존경받는 삶을 현실로 만들어준 사람.

그리고 그와의 결탁(?)으로

알토란 같은 2남 2녀의 네아이를 얻었다.

게다가 나를 무려 “세상에 이런일이“에 제보해 주시겠다는 두팔벗고 나설 글벗님이 있으니!



이렇게 새벽마다 가족과도 그 누구와도 못하는 집단지성과 집단 뜨거운 응원과 유머까지 있는 이런 모임의 주인장인데 뭘 더 바라냐 한다.

현대판 선비의 삶을 매일 새벽 누리고 있는거다.


이 든든한 30년지기 아군과 내일 이사를 하고

또 즐겁게 쓰기 생활자의 길을 걸어보려한다.


30년후 세상에 이런일이에 나올 목표가 생기니

의지가 불끈, 열심히 해봐야 겠다 ^^



<오늘 새벽, 내 글이 올라오자마자 달린 글벗님들의 댓글 (feat. 우린새벽마다 이 댓글꿀잼으로 하루를 시작하니, 일상이 덜 빡빡하고 재밌답니당) >




<다이어리 사진을 몇 년전에 보신 글벗님의 요청>

그리고, 글벗이자 남편인 일호작가의 댓글^^

누가 이렇게 남편과 적정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인사이트를 나누고 살 수 있단 말이더냐!!


다시 한번 이렇게 글쓰교를 맹신하게 된다.




이사준비하다가 30년묵은 다이어리를 열고야 만

@새벽글쓰기학교 지킴이, 스텔라


[오늘의 스텔라 새벽 레터의 전체글: 출처 네이버 블로그]

https://m.blog.naver.com/2939225/223017309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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