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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텔라 Sep 10. 2020

엄마들은 함께하면 무적이 된다.

맘메이트 클럽을 만나기 Before vs After


“지금 내 가장 가까이에 있는 5명의 사람이 10년 후의 내 미래다.”

“어찌보면 세상 자체가 이기적이다. 타인의 노력에 고마움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오직 자신에게 가치가 있을 때만 고마움을 느낀다”

“그들은 자신과 바깥의 가능성을 연결하는 데 능하다.

비록 지금은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일지라도 미래에 무언가 될 수 있을지 판단하고 관계를 짓는 데 능하다.”

                    <부의 확장 천영록.제갈현열>        


이게 바로 대인공포증인가

 학창시절의 나를 기억하는 모든 이는 ‘아. 그 명랑하고 웃기던 애?’ 이렇게 기억한다. 그러나 나의 다이어리는 다르게 쓰고 있다. ‘외로움을 명랑함으로 위장술을 부릴 줄 알던 일찍 철 든 아이’로 말이다. 남다른 가정구조로, 아니면 타고난 기질 때문에 어떤 이유로든 나는 참 외로움을 많이 타는 아이였다. 그리고 혼자 개똥철학이라는 이상한 프레임으로 세상을 보는 20대 썩은 청춘이였다. 다니던 신문사에서는 시간을 죽여 월급을 받는 쌀속에 숨어있는 쌀벌레같은 존재였다. 그리고 사랑이 고플 때마다, 자기 효능감이어질 때마다 아이를 출산하는 무식한 아줌마가 됐다.

 

나 왜 이러는 걸까? 그토록 원하는 배우자를 만나 사랑의 결실로 네 아이를 낳아놓다면서도 채워지지 않는 이 부족함은 뭘까? 이 질문을 쫓아 수많은 행동들을 하며 살았다.    

 그 끝에 나는 안착했다. ‘나와 비슷한 불안증을 가진 엄마’들을 찾아내서 말이다. “내 이럴 줄 알았어. 어딘가 집단으로 다 숨어있을 줄 알았다니까.” 내가 맘메이트 클럽 엄마들을 만나고 쓴 다이어리 한 줄이다.



웃긴건 그들은 단 한번도 숨은 적이 없다. 내가 못 찾았거나, 내가 귀 닫고 눈 감고 마이웨이만 고집했던 지난 10년이 있었을 뿐이다.  사실, 적극적으로 찾지 않았다는 게 더 맞겠다. 

지금 그때의 나를 돌아보니 두려웠던 것 같다. 그리고 막연히 준비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고. 사람은 누구나 함께 하길 원하면서도 함께 하길 두려워하는 법이니까. 그때의 나는 두려움의 크기가 원함의 크기보다 더 컸던 것이다. 솔직히 사람만나는 시간이 아까워, 라고 말하며 사람을 고파했고, 사람만나는 시간에 책 한권 더 읽고 글쓰는 게 남는 거야. 라고 주장하면서 정작 남는 시간에 책을 읽지 않고 타인의 SNS계정을 털고 다녔다.     

 창업도 크게 말아먹고, 부동산 투자도 잘못되고, 아이들도 어떻게 키우는 건지 모르겠고, 마흔병이 크게 왔을 때 나는 돌파구가 필요했다. 더 이상 남편의 힘으로, 책의 힘으로 불가항력일 때 나는 내 발로 유투브 대학에 입학했고, 그곳에서 하는 광화문연가라는 독서모임에 나를 집어 넣었다.


그 첫발이 오늘날의 나를 있게 했다. 그 오늘날이 왔고, 10년 방황 끝에 

안착을 성공한 나는 요즘 이렇게 살고 있다.    


1. 같이일어난다

새벽 4시30분이면 울리는 내 알람, 전에도 항상 똑같은 시간에 울려댔지만 기분 나쁜 손길로 끄고 자거나, 자고 나서 가족들에게 기분 좋지 않은 엄마의 기운을 뿜어내며 하루를 시작했다. 그리고 일어나서 책을 읽고 글을 쓴 날도 미간을 잔뜩 찌뿌리고 딱딱하게 독립 투사같은 말투의 글만 잔뜩 도배를 해 놓으니 블로그의 올린 내 글에 반응도 시큰둥 하고, 나는 새벽잠을 쪼개내어 한 내 노력이 이것밖에 안 되나? 라는 자괴감에 새벽활동이 두려움의 대상이 되었다.

그런데 지금 알람소리에 의식을 깨면서 아, 일어나기 싫어. 라는 마음대신 ‘앗, 우리 함께 하기로 한 약속을 지켜야지’라는 즐거운 마음으로 내 몸을 침대에서 밀어낸다.    



2. 같이 다이어리를 쓴다.

26년간 지독하게 오랫동안 혼자 해왔기 때문에, 점점 더 나만의 방법으로 공감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 되어갈 내 플래너를 스스로 구원 해주었다. 바로 함께의 힘으로. ‘작가와 함께 소원쓰기’라는 소소한 모임을 만들어 하루의 시작점에서 함께 소원쓰기를 한다. 그리고 공유하고 멤버들끼리 서로의 소원을 응원한다. 그리고 저녁에는 오늘 하루 투두리스트를 얼마나 지켰는지 검사도 하고, 셀프로 반성도 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손으로 적어두고, 멤버끼리 작은 재능 나눔도 하는 공간이 되었다.

나는 새벽5시 땡 소원 플래너를 올리겠다고 선언했고, 작은 모임이지만 큰 리더의 마음으로 이 약속을 목숨과 같이 지켜야 하기에, 4시45분 침실을 뛰쳐나온다. 그리고 소원플래너를 써서 5시 땡과 함께 인증방에 인증을 한다.



3. 눈꼽도 안떼고 얼굴을 본다. 새벽줌 독서실

게다가 요즘 맘메이트 클럽에서 아침을 함께 하자는 의미로 줌화상을 연결해 서로 얼굴을 보며 다른 공간이지만 같은 시간을 함께 졸린잠을 깨워내고 함께한다. 화면을 쳐다보고 있자면 각자의 표정이지만 어제의 육아의 고단함이 뚝뚝 묻어나는 저 얼굴이 내 얼굴 같고 이 시간만큼은 각자의 할 일에만 몰두해 있고자 하는 저 열망의 얼굴이 꼭 내 얼굴과 같고, 저 마음이 내 마음 이심전심이 랩탑 모니터의 화면을 넘나든다. 바로 공간을 뚫고 느껴지는 연대감, 내가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생 가치관인 ‘엄마 연대력’ 새벽 첫 눈 뜨자 마자부터 생긴다.    



4.같이 운동한다.

최근 촬영을 마친 바디프로필 찍기 프로젝트. 10명의 멤버가 함께 했는데, 각자의 사연과 이유로 목적한 바와 달성정도, 히스토리들이 각기 다 다르지만, 전원 이탈 없이 모두 함께 약속한 그 날에 촬영을 하고 뒷풀이를 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그리고 하나같이 이렇게 말했다 ‘혼자이면 절대 못 했을 것이다’라고. 나도 100% 아니, 1000% 동의한다. 이 시국에? 애들이 넷다 집에 있는데? 바디프로필을 찍을 생각조차? 아니 생각만 평생 했을지도 모른다. 함께 가면 멀리가고, 결국가고, 즐겁게 간다.

이제 그 끝에 정점을 찍었으니 좀 편하게 먹고, 운동도 좀 살랑살랑 해도 되지만 두 번째 100일도 함께 하기로 했다. 그것도 남편까지 설득해서 함께 말이다. 정말 좋으면 이유여하 불문하고 하는 것이다. 그 사람의 행동에 그 사람의 답이 있다. 나는 함께 하는 운동메이트로 동기부여를 크게 받는 사람이라는 것을 이번 기회에 알게 됐다. 이것도 함께 하는 첫발을 내 딛어보고 경험해 봤기에 알게 된 사실이다.         


5. 같이책쓴다

내 이름 석자 찍힌 책 한 권 내고 싶어서 내가 그동안 해왔던 삽질? 헛짓? 스토리를 아는 사람은 모두 100이면 100 혀를 내두른다. 그게 그렇게까지 할 일이야? 내 생각도 그렇다. 

이게 그렇게까지 할 일인지..그런데, 내 행동에 답이 있다. 그게 그렇게까지 할 일이기 때문에 멈추지 않고 이러고 있다고 내 행동에 해석을 넣어보면 딱 맞다. 이러면서 쌓이는 깊이는 있었다. 그런데 혼자 파는 깊이는 소용이 없다. 어짜피 다시 덮을 곳인데 열심히 파고 있는 것, 그게 바로 삽질이 아닌가. 똑부러 지게 혼자 파서 혼자만의 땅굴을 근사하게 만들어 내던지, 그게 아니라면 어디를 팔지 같이 의논할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해야 한다. 각자가 파는 굴이 최종 어떻게 큰 그림이 될지 판을 짜고 움직여야 한다. 판을 짰으면 내 손으로 실제로 땅을 한 삽 떠서 파내는 그 행동에 집중해야 한다.

그렇게 내가 그토록 쓰고 싶었던 책은 함께 하는 조력자와의 만남으로 밑그림부터 다시 그렸고, 이제야 순항의 돛을 달았다. 나에겐 잃어버린 4~5년이 그대들에게는 지금 이 순간의 바른 선택이 되길 바라며...        

같이웃는다 그리고 같이 운다.


6.맘메이트클럽데이

한 달에 한번 우리는 모여서 같이 논다. 엄마들도 놀고 싶다. 그런데 제대로 놀고 싶다. 누구의 엄마가 아닌 오롯한 내 존재만을 데리고 외출하고 싶다. 그리고 누구 엄마 아닌 내가 만든 내 직함으로 나를 불러주고 인정해주는 엄마 사람 친구와 오늘 하루만큼은 그 역할로만 오롯이 푹 빠지고 싶다.

그런 마음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것이 클럽 데이 인데, 우리는 모이면 그렇게 많이 웃는다. 구르는 돌만 봐도 깔깔대고 웃는다는 여고생처럼 누가 한마디하면 그게 그렇게 웃기다. 엄마라서, 또 엄마이면서 1인 기업을 준비하는 사람으로서의 고충과 애환이 이 곳에 오면 공감으로 희화화된다. 한참 웃고 나면 또 그렇게 운다.  한 사람이 울면 그걸 그렇게 또 따라서 운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환장할 노릇이다. 엄마역할도 다 하면서 나로서 내가 다 책임져야 하는 1인 크리에이터로 사는 애환, 폭발직전 전업맘 사연, 일과 육아 하면서 내 사업 끈을 놓지 못하는 워킹맘들의 사연이 각각의 모습으로 각자에게 면면히  흐르고 있다. 우리들의 눈물은 그 기류들이 찌릿하고 통하기 때문에 나오는 자동반사가 아닐까.    



7.같이산다

우리는 자기계발하는 엄마이기도 하지만 평소엔 좋은 물건 있으면 달려가서 내 카트에 재 빠르게 싣는 무적의 아줌마들이기도 하다. 제주에 사는 멤버님이 귤을 올리면 놓칠세라 인스타 피드에 쏟살같이 달려가 주문을 건다. 

우리는 자기계발하는 엄마사람이기도 하지만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여자이기도 하다. 최근에 이쁜 마스크 목걸이를 누가 만들었다. 그리고 클럽데이에서 본 이쁜 팔찌가 눈에 아른거린다. 그 엄마가 얼른 만들어 팔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공구라는 것과는 조금 개념이 다르다. 공구는 필요한 물건을 ‘공동구매’함으로써 저렴한 비용에 대한 니즈를 채우는 것이라고 하면 멤버들의 물건을 산다는 것은 그냥 그걸 파는 사람을 믿고 사는 ‘가치소비’의 개념에 가깝다.

그 사람이 파니까, 그 사람이 소개하니까 이런 것을 일차 이차 필터링을 거쳐놓은 공간같은 곳.

이곳에서는 선택이 고민이 아니라 즐거운 비명이다. 모자라는 건 내 주머니 속 사정과 시간 뿐. 이 좋은 것을 다 사고 배우기 위해서라도 나를 하루 바삐 잘 키워내고 싶은 욕심의 선순환이 흐른다.    


8. 같이 영어한다.

글로벌미래 지식사업을 하시는 한 엄마가 재능기부로 단톡방에 좋은 어구를 올려주시면 그걸 앵무새처럼 열심히 따라한다. 모두들 아이들 영어교육만을 이야기 할 때 우리는 엄마표영어가 아닌 엄마들이 영어를 한다. 우리만의 세상에서는 영린이의 자세로 선생님의 지도편달을 따라 열심히 혀를 굴려본다. 그러면 또 엄마 마음에 맞는 찰떡같은 피드백을 날려주시는, 목소리만 들으면 원어민이신 시크 앤 모던 그 분이 바로 자랑스러운 우리의 맴버다.         


9.같이집밥한다.

집밥에, 요리에 잼병인 나다. 네 아이가 도대체 무엇을 먹고 살았나 싶을 정도로, 아무리 잘 해보려고 노력해도 잘 안 되는 분야가 있다. 나에게는 요리가 그러한데, 우리 모임에서 알게 된 분은 이미 집밥 솔루션을 주는 미션방을 운영하고 계신다. 냅다 함께 하고, 장보란 대로 보고 만들어 보라는대로 만들어 보면 나도 제법 집밥을 할 줄 아는 엄마로 사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 어제는 덮밥도 이 간단한 조합과 레시피로 집에서 덮밥 전문 요리집처럼 먹을 수 있구나, 내가 만들어 놓고도 감동이 몰려왔다.

남편의 칭찬과 아이들의 엄지척은 다음 요리를 다시 기약하게 하는 힘이다. 아. 오늘은 또 뭐해먹지? 했던 스트레스가. 이제는 ‘오늘은 또 어떤 레시피가 투척되어 있을까?’ 하는 기대로 바꾸는 힘, 자랑스러운 우리의 맴버의 힘이다.        

10.그리고 무한대...앞으로 같이 할 것은 여태 해 왔던 것보다 더 많다.     

가장 가까운 계획으로는 산을 타러 갈 것이고, 호텔업계 종사하시는 맴버의 도움으로 연말에 호텔파티도 기획중에 있다. 곧 같이 마인드맵 독서모임도 계획되 있고, 같이 글도 쓰고, 같이 책도 내고, 같이 워크숍도 갈 것이다. 내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남편처럼 ‘출장으로 정당하게 육아에서 벗어나기’인데. 이것도 곧 이루어질 것 같고, 코로나 시국이 진정되면 해외 워크숍도 시도해 볼 수 있다.

해외맴버님들도 계신다. 싱가폴에서 MBA를 수료하시고 멋지게 다국적기업에서 활동하고 계신 두아이 엄마 나에게는 동기인 그 분이 말씀하셨다. 맘메이트 클럽은 엄마들의 MBA라고. 

경영뿐만 아니라 엄마의 생활과 육아 모두가 다 해결되는 이곳. 드디어 내 불안증은 잠식되고 있다.

사실, 이 안에서도 내가 끊임없이 발전하지 않으면 이 안전지대도 의미 없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다.

오히려 너무 잘 해나가는 엄마를 보면 지금의 내 모습과 비교하면서 괴리감때문에 일상이 더 괴로워지기도 한다. 나도 똑 같이 그랬다.

그리고 그 시기를 오롯이 견뎠다.


그.랬.더.니


이제는 내가 가만히 있고 싶어도 있을 수 없는 어떤 따뜻한 기류에 휩쓸린 기분이다.

그 기류가 혼자 일때는 너무 차고 망망대해같고 외롭고 앞이 안 보였다고 하면 지금의 이 기류는 따뜻하고,

앞이 보이는지 안보이는지 일단 모르겠고, 일상이 너무 평온하고 행복해졌다.


톨스토이 인생론에서 그랬다.

욕망을 다스리고 네 자신을 진정시켜라. 그것만이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이다. 라고

욕망과 선한 영향력을 위한 사명을 구별하기 참 힘들다. 그런데 그것 또한 함께 하다보면 절로 알아진다. 나는 맘메이트컴퍼니를 통해 내 사명을 만났고, 그것을 마음껏 펼칠 하지만 내 속도대로 펼쳐도 아무도 뭐라하지 않을 공간을 만나 불안감을 종식시켰다.
물론 살다보면 또 있겠지만, 그것은 안전지대 위에서 펼쳐지는 불안감이라 썩 견딜만한 것들이다.
함께하자. 엄마는 엄마가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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