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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텔라 Sep 11. 2020

엄마들의 커피한잔의 수다가 책이 된다면?

글짓 맘 스텔라의 엄마 글쓰기 장벽 낮추기 프로젝트 

글은 어떻게 시작하냐구요?

사남매 엄마 작가가 전하는 "글쓰기 부담 덜기 노하우 일곱 가지."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



당신의 삶에 집중하세요.
내가 성장하고 행복하고 가슴 아팠던,
결국 나를 바꾸어놓은 내 삶의 작은 붓질에 집중하세요.
그런 붓질이 하나하나 모여 삶이란 거대한 그림을 그려내는 겁니다.  
                  __ 엄마의 글쓰기, 권귀헌   
“그 물이 흐르고 또 흐르고 끊임없이 흐르지만, 그러면서도 그곳에 언제나 존재한다.
언제나 똑같은 존재이며 그러면서도 매 순간 새로운 것이다._헤르만 헤세 <싯다르타> 중          


글쓰기는, 글쓰기를 대하는 태도, 마인드 세팅이 8할 이상을 차지합니다.
쉽게 생각하면 쉽고도 너무 재미있는 꽃 세상이지만, 어렵게 생각하면  끝도 없는 나락 같아요.

사 남매 키우면서도 일상에서 제가 글쓰기를 놓지 않고 해가고 있는 제 나름의 꿀팁을 대방출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엄마들께는, 커피 수다 글쓰기를 제일 추천드려요 ^^)


1. 같은 일상도 쓰면 덜 심심합니다.

안 그래도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은 힘든데, 코로나 시국으로 그 시간이 더 늘어나버린 지금, 매일매일이 참으로 지겹다. 이런 생각 많이 하시죠? 제가 하도 심심하고 지루해서 해본 모든 방법 중에 제일 효과 있던 탈출법은 ‘글쓰기’가 입니다. 아까 애랑 했던 대화를 그대로 글로 옮겨본다던지, 마음에 어떤 생각이 쑥 올라온 그 순간을 잡아서 글을 써두면 지리멸렬하게만 보이던 일상이 조금 재밌어져요. 그렇게 투박하게라도 한번 쓰고 나면 그 후로는 일상의 모든 것이 소재가 되기도 하고요.       

        

2. 엄마의 감정 정돈에 큰 도움이 됩니다.

저는 육아의 전반이 제 안에 있는 화와의 싸움이라고도 할 만큼 화가 자주 올라오는데요, 이제 그 화가 올라오는 마음을 혼자 주억거리거나 바로 표현해버리지 않고, 모니터를 열어, 혹은 다이어리를 펴서 이 화가 올라오는 순간의 감정을 적어보려 합니다. 일전에 한두 번 성공해본 적 있는데, 감정 정돈에 아주 많이 도움을 받았습니다. 물론 그 한 두 번 이후로 다시 평상시대로 돌아가서 문제였지만 그때 그 어떤 것으로도 해결되지 않던 분노와 화가 그걸 그냥 올라오는 대로 쓰기만 했을 뿐인데, 정갈하게 정돈된 그 임팩트 있는 감각으로 돌아왔던 그 시절, 그 감각을 소환해 다시 '육아 분노 글로 풀기'에 도전해 보려 합니다.     



3. 글쓰기가 어색하고 어려운 것을 당연히 받아들이세요.

전업작가도 매번 글을 쓸 때마다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것과 같은 큰 부담감과 싸워 이겨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물며 우리처럼 글쓰기를 일상에 붙이려고 노력하는 단계에서는 글쓰기가 어색하고, 어렵다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부터가 매끄러운 출발점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뭔가 글을 쓰고 싶은데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면. 모니터에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오늘은 무엇을 쓰면 좋을까?'라고 한 줄 쓰면서 시작하는 겁니다. 그렇게 막 써내려 가다가 올릴 때 군더더기 빼고 올리시는 것은 편집이 알아서 해줍니다. 일단은 내 안의 나를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


    

4. 커피 마시면서 나누는 수다를 글로 그대로 옮긴다고 생각하세요

수다가 어렵다고 생각해 본 적 있으세요? 수다는 누가 하라고 하지 않아도 몇 시간씩 얘기하고 돌아서면서 ‘자세한 건 전화로 얘기하자’할 만큼 항상 시간이 부족한 덕목이잖아요. 수다를 한바탕 하고 나면,  스트레스가 확 풀리기도 하고요. 수다와 글쓰기 사실 비슷한 형질의 아이들이에요.

이것을 가로막고 있는 내 마음의 장벽을 무너뜨려봐요. 내가 친구에게 수다를 시작할 때, ‘무슨 말부터 꺼내지?’ 하지 않잖아요. 떠오르는 말, 지금 내 감정을 가장 부여잡고 있는 그곳을 향해 직진하잖아요. 글도 그렇게 직진하는 글이 읽는 사람 살갗에 더 와 닿아요.



커피 챗 하실 때 혹은 전화통화하실 때 혹은 카톡으로라도 아까 했던 수다를 복귀시킬 핵심 몇 문장, 혹은 키워드를 메모해 두세요. 그것을 화면에 쭉 나열해 두었다가 살 붙이기를 합니다. 아까 했던 대화가 이렇게나 심오했었나? 아까, 이렇게 얘기할걸.. 다음엔 이럴 때 이런 말 해주면 좋겠네. 글 한번 말쑥하게 뽑아낼 소재일 뿐만 아니라, 향후 대화의 스킬도 키워갈 수 있는 일석 3조의 팁이네요 ^^


          

5. 읽히는 글을 쓰면 쓸수록 매끈해집니다.

저도 혼자 쓰는 다이어리를 거의 20년 넘게 써오다가 이제야 SNS나 플랫폼 채널에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요. 20년 동안 혼자 쓴 글보다 2개월 동안 블로그에 글 쓰면서 글이 더 늘었어요. 그 이유를 책을 보고 알았답니다. 누군가 보고 있는 글을 쓰고 있다는 뇌의 인지 자체가 글을 더 잘 쓰는 나로 만들어 준다네요. 이번에 158번째 저서를 낸 일본의 문필가 센다 타쿠야 작가는 배우가 남들 앞에 자꾸 나서야 이뻐지듯 글도 자꾸 읽여져야 다듬어진다고 주장합니다.  왜 ‘카메라 빨’ 이런 얘기 있잖아요. 그렇듯 내 글도 ‘카메라 빨’ 받는 곳, 블로그, 브런치, 인스타에 자주 노출시켜서 더 다듬어지고 정제되어 날이 갈수록 예뻐지는 글로 거듭나자고요.



6. 글은 자생적으로 업그레이드되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처음에는 이것도 글이 되나 싶은 소재나 이야기라도, 그냥 내 마음에 있는 들어오는 아무 생각이나 거리낌 없이 막 씁니다. 차마 누구를 보여줄 수 없다 싶을 만큼의 글이라도 일단 시간을 정해놓고 그 시간만큼은 온전히 내 내면에 있는 그 아이의 모든 얘기를 내 손으로 타이핑해준다는 느낌으로 옮겨주세요. 이것을 ‘Flow 글쓰기’ ‘의식의 흐름에 따라 글쓰기’라고도 하는데요. 저는 그날의 원고를 쓰기 전에 한 15분쯤 빈 여백에다가 그냥 막 손가락의 흐름대로 글을 써요. 그리고 나면 글쓰기 워밍업이 충분히 된 상태에서 내가 쓰고 싶은 말은 더 유하게 흘러나오더라고요. 그렇게 쓴 글 속에서 어떤 소재가 발견되기도 하고 어떤 날은 공들여 1시간 쓴 글보다, 이렇게 흐름으로 15분 쓴 글이 더 건질게 많은 날도 있었어요.


      

7. 정 쓸게 없는데, 손가락은 움직이고 싶다. 할 때는 필사 강추

아, 오늘은 정말 떠오르는 게 하나도 없다. 혹은 마음이 너무 복잡해서 아무것도 글로 옮겨지지가 않는다 할 때 방법은 또 있습니다. 바로 내가 따라 하고 싶은 작가의 글이나, 내가 좋아하는 책 필사하기. 책을 펴 놓고 무념무상 그대로 따라 쓰다 보면 내 문체도 정리되고, 작가의 인사이트를 나의 언어로 바꿔서 써먹을 수도 있고, 무엇보다 뇌가 ‘얘 이제 쓴다’라는 것을 인식해 뇌구조가 쓰는 모드로 전환합니다. 뇌는 생각보다 덜 똑똑해서, 필사를 하는지 내 안에 것을 끄집어내서 쓰는지 구별할 수 없다네요.   




세상은 두 가지 부류의 사람으로 나눌 수 있대요.

글을 쓰는 사람, 쓰인 글을 읽는 사람. 어떤 삶이 더 의미 있고 재밌을까요?

세상에 읽을 것은 천지이고 이 많은 좋은 책들 읽고 살면 더 편하지 않을까? 저도 이런 생각 한 적 있는데, 무엇이 결국 나를 '쓰는 사람'으로 이끌어 낸 것일까요? 바로 의미 있는 삶, 내 존재를 맘껏 향유하고 싶은 본능에 충실한 기재 아닐까요? 글쓰기는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최적의 도구라고 하니까요.

오늘, 지금부터 조금 가볍고 쉽게 내 존재를 드러내며 일상에 텐션을 더 해가 보는 거 어때요? ^^


“콘텐츠 소비자로서 비판은 쉬우나 그렇게 남의 인생만 참견하고 살면 참 재미가 없다.
글을 만들어내는 크리에이티브의 삶이 녹록하지는 않지만 다양한 비평을 받는 것도 능력이다.

그리고 그렇게 사는 것이 진짜 재밌는 찐 인생을 사는 방법이다. “

                                                               --- 글 짓는 맘 스텔라의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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