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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텔라 Sep 14. 2020

작가는 인생을 풍성하게 살 수 있는 유일한 직업

왜 글을 쓰며 사는 삶이 가장 행복할까?

신에게 이렇게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인간에게 가장 놀라운 점이 무엇입니까?"


첫째, 돈을 얻기 위해 건강을 잃는 것,  잃은 건강을 되찾기 위해 다시 돈을 쓰는 것
둘째,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느라 현재를 쓰는 것, 그래서 인생을 현재도 미래도 아니게 사는 것


이 삶이 영원하지 않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인간의 행동을 들여다보면, 마치 그 인생이 영원한 듯 사는 사람이 하는 행동들이 들어가 있다.


이 삶이 무한하지 않음을 우리는 진짜 알고 있는 걸까? 안다고 '착각'하는 걸까?.

그럼 진짜 아는 인생을 위해서는 내가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찾은 1차 답안은 바로 이 '인생의 참 의미를 알고자 하는 노력의 밀도를 늘려가는 것'이다.


내 순간의 감정에 매물 되어 마치 이것이 영원할 것처럼. 내일이 없을 것처럼 하는 그 행동의 순간을 현장 검거

거기에다가 '인생은 유한함을 잊지 말자'라고 자각시키는 힘을 이것을 키우는 훈련을 계속하는 것이다. 

이 훈련은 끊임없이 일상 속에 질문을 던져야 하고, 의미를 건져내야 하는데 이를 할 수 있게 만드는 독보적인 수단이 바로 글쓰기다. 나는 그래서 글 쓰는 사람으로 살겠다고 그리고 최대치의 많은 사람들이 사명을 내걸었다.


" 읽기만 하고 쓰지 않으면 읽기는 그저 정보로 환원된다. 그 정보는 아무리 원대하고 심오해도 결코 존재의 심연에 가닿을 수 없다. 그때 책은 더 이상 책이 아니다. 나무가 전해주는 지혜의 전령사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 그러니 어떻게 쓰기가 이루어지겠는가? 책이 신체와 접속 , 감응하여 '활발한 케미'가 일어나는 것이 쓰기다.

-----고미숙,  읽고 쓴다는 것, 그 거룩함과 통쾌함에 대하여 中 ----


나는 아이넷과 고군분투 일상을 지내는 짬짬이  책 원고를 준비한다고 정성을 쏟고  있다.

올해가 시작될 때 한 해 목표로 내건 '출간'이니, 사실상 본격적으로는 9개월간의 준비이지만, 책을  쓰고 싶다.라는 열망의 준비기간까지 합산하면 출간 준비만 10년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는 왜. 이토록 책이 쓰고 싶은 걸까? 그냥 글이 쓰고 싶은 것이 아니라 '책'을 내고 싶은 것일까?



첫째, 글로 내 인생 정리를 한번 해보고 싶다.

전 왜 글을 , 그것도 책을 쓰려고 하는 걸까? 나 자신에게 많이 묻고, 그 질문의 답을 책을 통해 얻으려고 애를 써 왔다.

잘 써지지도 않고, 누가 돈 주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읽어주는 독자가 많은 것도 아닌 투자 시간 대비 아웃풋이 남루한 이 글을.. 그것도 아이들만 봐줘도 빠듯한 시간을 모두 쪼개 내어서 말이다. 


내 인생의 최종 목표는 '미니멀 라이프'의 배경지에서 글 쓰는 사람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지금부터 실천하려고 아무리 집안을 미니멀리즘 정리하고, 몸을 정리한다고 다이어트를 하고 군살을 다 빼도 정리가 안 되는 근본이 있었으니 그것은 내 마음이었다. 그렇다면 이 마음 정리 과연,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내가 찾은 유일한 방법은 바로 글쓰기다. 글쓰기를 하고 나면 희한하게 엉클어져 있던 머리를 끝내 빗어낸 듯, 엉망진창이었던 책장이 가지런히 정리된 듯 그렇게 마음이 정갈해진다. 복잡함에서 정갈함으로 가는 그 과정, 아무리 고통스럽고 하기 싫어도 결국 다시 쓰고 있게 하는 힘. 그 에너지에 대한 믿음이 세월이 갈수록 굳건해진다. 그래서 책을 통해 내 인생 중반을 정리하고, 정갈하게 만들어서 다시 제2의 인생을 살고 싶은 건가 보다. 



둘째,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

일단은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 나름 굴곡진 인생을 살면서, 내가 이 생을 어떤 의미로 살아가는 걸까? 

존재 근본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 많이 했다. 나는 왜 태어났지? 죽으면 어디로 가는 걸까? 모차르트는 '죽음을 참된 벗이다'라고도 표현했는데, 그 참된 벗은 어떤 모양새이며 어떤 의미일까? 

이렇게 존재가 서로 깊숙이 얽히고 섞여서 한 공간에서 같은 시간대에 남편과 이 아이들과 이렇게 한 공간에서 너와 내 경계가 너무 없다 싶을 만큼 미치도록 부대끼며 살고 있는데, 순서의 차이일 뿐 결국 모두가 죽는다는 것,  그럼 삶이라는 것에는 과연 어떤 의미를 두어야 하는 걸까? 


혼자 아무리 고민해도 제 생각안에서 맴맴 돌 뿐인 날이 많아 책에도 의지를 많이 했다.

강연, 책, 만남, SNS, 프로그램, 1대 1 코칭 등 접해왔던 많은 매체 중에 저에게 가장 깊은 울림을 주었던 것은 

단연 책이었다. 사실 그 어떤 만남, 그 어떤 영상과 유희, 그 어떤 취미도 책만큼 나를 위로해 주는 힘이 크지 않았다. 내가 책이 아닌 다른 것을 찾아 엄청 많이 시도도 해 보았지만 결국은 책으로 돌아왔다. 


이유가 알쏭달쏭 할 때는 행동을 들여다보면 답이 있다. 그리고 요즘 필수라고 해서, 저자가 되려면 혼자 옹알이를 쓰는 사람이 되면 안 된다고 해서, 몇 번의 광탈 락 끝에 겨우 브런치라는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지만 나는 촌스럽고 투박한 사람이라,  그 흔한 SNS와도 결을 맞추기가 힘이 든다. 하지만 읽고, 그냥 생각나는 바를 쓰면 거기에서 내 마음결이 정돈되는 그 경험, 내가 진짜 나로서 살아있는 것은 쓰고 있을 때라는 그 경험에 매달려 꼭 책을 써내고 싶다. 그러려면 내가 쓰고 싶은 것 말고 내 글이 가 닿는 이에게 '쓰임이 있어야 한다'.

의미가 있던지, 재미가 있던지 말이다.

난 이걸 열심히 트레이닝 중이다. 반드시 글을 쓰면서 살겠다고 다짐했고, 그 다짐을 일상에 넣어 매일 실천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 테두리 안에 내 모든 일상 반경을 맞추어 살아갈 것이다. 경제적 무능에서 벗어나기 위해 돈벌이까지 되면 참 좋겠다는 바람은 가슴 한편에 늘 도사리고  있는 네 아이 키우는 생활인의 엄마로서 솔직한 심경이고.



셋째, 육아의 절친 글쓰기라는 이름의 셀프 상담소

세상에 그 무엇도 모두 각자의 역할이 있다지만, 아이를 키운다는 그 복합적이고 유기적인 사건은 그리고 거기에 파생된 인생의 의미에 대한 질문과 답은 단순히 한 편의 블로그나, 짧은 영상으로는 채울 수 없는 영역이었다.


아이를 키우면서 엄청난 혼돈을 겪던 나를 단단하고 굳건하게 지켜주었던 책, 그리고 내 생각을 아무렇게나 지껄여도  누구도 뭐라 하지 않는 나만의 공간, 글쓰기.

이 세상에 속해 있으나 세상밖에 던져진, 아이들과 나만의 보이지 않는  유리막 안 세상, 그 안에서 세상 밖으로 나서지 못하는 내가 유일하게 심폐소생을 할 수 있는 영역은 책과 글쓰기뿐이었다. 

그건 아마, 아직 내가 성장을 다 하지 않았는데, 이 작은 내가 한 생명을 오롯하게 받아 들고 처음부터 끝까지 키워내야 하는 고통이 주는 깊은 외로움은 책만이 위로해줄 수 있는 영역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면서 어떻게 해야 아이를 잘 키우는 것인지, 나는 어떻게 치유받고 에너지를 충전해야 하는 것인지 세상을 읽고 그 내용을 나의 언어로 풀어가면서 나는 알게 됐다. 그리고 실제로 치유가 일어났다. 나는 점점 나은 내가 되었고, 하루에 한 뼘씩이라도 더 나은 엄마가 되어가고 있다.




넷째, 나와 같은 엄마들을 돕고 싶다.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일을 하고 있는 영광적인 자리라고들 하지만, 정작 엄마 본인의 마음은 그렇게 영광스럽지 못한 것, 도대체 왜 그럴까?

저는 진짜 그랬거든요. 아이를 낳아 좋지만, 아이 삶에 내 인생을 저당 잡히면 잡힐수록, '나는 뭐지?' 끊임없이 외롭다는 생각, 초라한 생각들. 그리고 지리멸렬한 일상들이 피부를 매일 파고들었다.

나는 세상 부러웠던 엄마들이 있는데, 바로 '아이의 행복이 내 행복'이라고 완전 공감 100% 해주면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었다. 

어쩜 그렇게 아이를 대하는 눈빛마다, 손길마다 순수하고 고결한 엄마가 느껴지는지, 항상 내가 저 집 아이면 좋겠다 생각했다. 내가 그런 엄마가 되어줄 생각은 안 하고 말이다. 그런데, 그게 나더라.

이기적이다? 자기중심적이다? 엄마로서 적절치 못하다? 일단 자기 일이 해결안 되면 남이 안 보인다?  이런 수식어 부끄럽지만 모두 맞다.. 사실은 사실인 거니까.

그런데 엄마자격은 누가 주는 걸까? 엄마라고 나를 부르는 자들이 줄 수 있다. 바로 우리 아이들. 

그런데 이 아이들. 엄마가 하는 행동과 말에 잘잘못을 따져서 잘하면 엄마라 불러주고 못하면 아줌마라고 부르나? 그렇지 않다.  나는 아이가 엄마에게 하는 사랑이 진짜 사랑이라 믿는다. 우리는 순수함으로 돌아가 이 아이들의 사랑하는 법을 다시 배워야 하는 거였다. 그래서 육아를 하는 동안, 아이를 통해 배우고 책을 통해 배우고 그 배운 것을 통합하여 나만의 언어로 글을 써내면 그 엄마는 폭풍성장을 할 수밖에 없다.  육아기간이 나도 엄청나게 키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는 것을 어렴풋이 만 알고 끝나지 않도록, 반드시 성장기로 다져야겠다는 확신을 가지고 그렇게 하도록, 엄마들에게 자주 이야기해주고 싶다.

내리사랑보다 아이들이 주는 올림 사랑을 더 믿고, 항간에 떠도는 많은 유명인사의 명강연이나 영상보다 내가 고른 책과 내 안에 있는 내 목소리를 통한 글쓰기의 치유와 성장을 경험으로 신봉하게 된 선배 엄마로서 말이다.

그것을 내 입말과 글말로 내 책으로 전하고 싶다.



다섯째, 글에 대한 적정 능력치를 갖추었다는 자신감이 있다.

 해주는 말들은 겉으로는 수긍하는 척하면서 속으로는 '네가 뭘 알아?' 하며 마음으로 충고를 튕겨내던 시절. 

그때도 책만큼은 묵묵히 제 곁에 있었다. 그러다가, 20년간 제 업을 찾지 못해 헤매던 중 아이들 엄마표 영어 공부시켰던 일을 써서 낸 공모전에서 대상을 타게 되면서 그게 책으로 출판이 되는 경험을 해보게 됐다. 그리고 그때 나는 나를 나의 글쓰기를 조금 더 믿어보기로 했다.

다들 나에게 업이라며 글을 쓰라 할 때도 제가 저를 믿지 못해서 단 한 줄도 못쓰고 안 쓰고 지냈다.  그리고 나의 자소서 리터치라는 작은 재능기부로 사람들이 실제 취업을 하고, 대학원 진학을 해 가는 히스토리가 쌓이자. '아.. 편집기자를 하던 시절, 글 쓰고 그렇게 고치고 수정하던 기술은 내 안에 쌓여 어디 안 가고 남아있구나'하고 육아기간에 그 생긱기 힘들다던 '자존감 높이기' 기회를 한번 크게 가진 계기가 됐다.

그때 어렴풋이 확신했다. 나는 남은 생을 글을 쓰면서 살겠구나.. 하고




마지막으로 이 세상 모든 엄마는 아이를 낳은 순간 모두 마음속 원고지를 품고 있다는 것을 나는 안다. 

책을 내는 것을 산고의 고통이라고 하는 이유는 출산의 과정과 비슷하기 때문에 출산을 경험해본 모든 엄마는 아이를 낳는 동시에 마음 안에 원고지를 한 뭉텅이를 품는다.

그리고 매일매일 써가고 있다. 그걸 눈에 보이게 활자화하느냐 못하느냐의 차이일 뿐, 머리로 마음으로 매일 밥 짓듯 글을 지으며 모두 마음속에 책 한 권은 품고 살아가는 엄마들.

그 엄마들의 마음속 원고지를 현실로 풀어내는 것을 돕는 일을 소명으로 삼고 남은 인생을 아이 키우고 나를 키우고 그리고 엄마들을 도우며 살고 싶다.                                                                                                      


쓰고 싶고, 쓸 수 있고, 쓸 필요가 있는 내용을 찾았다면
글은 아미 반이나 완성된 것과 다름없다.

                                                                     제인 에어 저자 브론테.


내가 쓸 수 있는 내 인생의 소재를 일상에서 찾고, 그 소재에서 주제를 꽃처럼 피워내 그 주제에 맞게 사는 삶,

글 쓰며 사는 삶. 풍요롭게 소유하기보다 인생을 풍성하게 살 아살 수 있는 내가 찾은 최고의 방법이다.

게다가 우리가 늘 고민하는 육아 해결은 꽤나 치명적인 서비스다. 

그렇게 글 쓰는 엄마가 키우는 아이는, 세상 어떤 아이보다 훌륭한 엄마 작가가 키운 아이이니, 존재감의 그 찬란한 에너지를 잔뜩 응축시켜 세상 그 어떤 일도 멋지게 해낼 존재가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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