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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텔라 Jan 12. 2022

명리학 육아 속풀이

오늘 아침, 큰딸을 펑펑 울렸습니다




내가 쓰고 있는 만세력 어플이다. 그리고 저건 이집의 큰딸 올해 12살이 막 된 아이의 원국 8글자의 모양새다.

원광만세력이나  흔히 쓰이는 어플도 있는데 나는 명리학사주팔자와 한자로 점철된 구태의연한 학문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항상 던 터이고 공부를 해보니 더욱  마음은 졌다.


 학문이 점집 사이비 이런 이미지를 벗고 실용성으로 많은 사람에게 다가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 생각의 연장선에서 자주 보고 공부할 앱으로는 알록달록 눈에도 예쁜  색깔을 택했다.




아직 나는 공부가 무르익지는 않았다.

명리학의 좋은 점은, 너무 깊이 알지 않아도 대략적인 개념만 가지고 개인의 글자를 읽어낼 수 있다는 사실이다.

기본적으로 양과 음 그리고 목,화,토,금,수의 오행과 이 자연이 나타내는 물성만 알아도 대략적인 기질과 운명의 지도를 크게는 읽어낼 수가 있다.



어떤 학문은 완전히 캐스트를 다 깨지 못하면 실생활에 써먹을꺼라곤 1도 없는 과목도 많은데 명리학은 딱 공부한만큼 알 수 있는 그런 학문인 점도 마음에 든다.







오늘은 명리학이 아닌 그냥 속풀이 글을 써야 할까? 싶은 생각이 든 날이다. 지금 시간 9시 24분으로 사실 공식적으로 하루가 시작된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나의 감정곡선은 하늘과 땅굴의 진자운동을 서너번은 거치고 나왔다.


위 원국의 주인공인 큰딸은 난독증이 있다. 5살때부터 이상하다~ 이상하다~ 했던 것이 오랜 파란만장의 히스토리를 딛고 마침내 작년 말 '난독증'으로 판정을 받았고 이는 질병처럼 치료가 필요한 분야라 해서 주 2회 언어치료를 받으러 다니고 있다.


그런 아이에게 그 동안 애미가 그것도 모르고 모질게 대했구나.. 후회하는 마음, 안쓰러운 마음으로 근 6개월간을 나의 근본 성질 (내 일간이 불도 아닌데 왜이리 불같이 화를 ..내는지 ㅜㅜ)

다른 경우에는 몰라도 그 아이에게만큼은 죽이고 살았다.


그렇다고 근본적으로 아이가 하는 행동들에 불만이 없는건 아니니 내 마음속 그애 주머니에 불만이라는 글자가 80~90% 달랑달랑 차오르고 있던 찰나, 오늘 아침 빵! 터지고 말았다. 그 동안 하루한장 독해 읽는 것 했다고 했고, 했다고 믿어서 게임도 보상도 모두 받았고 그렇게 나름의 평온한 시간을 보냈다. 판도라의 상자는 그 누구도 열지 않은채로..






2021년 여러가지 목표 중 "아이들에게 감정적으로 대하지 않기"가 가장 잘 안 지켜진 것 같아 2022년에는 잘해보겠다고 재다짐한지, 열흘도 안돼 터져버린 감정폭팔이라는 활화산..  

하지만 이건 언젠가 터질게 예고되어있던 휴화산이었다.




명리학 공부도 하고, 마음 공부도 해서 좀 나아진 내가 되어있으려냐 했는데, 역시 나를 흔드는 거짓말 앞에서는 속절없이 감정조절선이 무너지고 나는 내가 만든 이 집안 꼴이 너무도 서글프다.

아이에게 고래고래 소리지르고 눈물줄기가 땅으로 뚝뚝 떨어지는 것을 보고서야 학교에 보냈다.

오늘 4학년 마지막 날 방학식인데, 그 아이는 어떤 마음으로 교실에 앉아 친구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눌까?





워낙 참아왔던 마음이 곪아터져 나온거라 흥분된 마음이 쉬이 가라앉지가 않지만, 가만 생각해보니 난 이게 나아진거다. 그 근거는 확실하다. 적어도 화나 난다고 밥을 안 먹지 않고, 안방에 가서 불끄고 누워버리지도 않았다.

밥을 먹고 같이 운동하는 모임에 인증사진도 남겼고 동계훈련을 가는 아들들에게 좋은 말로 '수신을 해야 제가를 하고 제가가 치국 평천하로 이어진다'는 공자왈을 대신 전해주는 일까지 했다.




그리고 더 대단한건 책상에 이렇게 앉아 브런치 앱을 열었다는 사실이다. 전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글쓰기의 본질적인 기능인 속풀이는 내게는 작동하지 않았다. 글쓰기는 나를 돋보이게 하고, 무너지는 나를 나 혼자 몰래 쓰는 그런 기능이었는데.


내가 이렇게 나의 마음을 그대로 활자로 남기고 있으니, 누워버리지 않고 그 감정의 이유를 찾아 해결하려고 노력하니 좋아진거라 볼 수 있을까?



그리고, 또 하나 크게 달라진 건 아이를 향한 마음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수단으로 내 히스토리에 저장되어 있는 요즘 가장 자주 열어보는 사주팔자 앱을 열어서 이 아이 이름을 꾹 눌러 본다. 그리고 턱을 괴고 하염없이 이 여덟글자와 격국을 들여다본다.





내가 이 애를 어떻게 도와줄수 있을까?




일간.. 윗줄에 두번째 있는 황토색, 그 자리가 사람의 일간이라고 해서 가장 중심이 되게 힘을 많이 쓰는 기운이다. 딸아이는 흙 그 중에서도 작고 기름진 땅인데 이 일간의 기운이 약하다. 황토색이 자기를 상징하는 글자 말고는 하나도 없고 지지를 이루고 있는 네글자가 모두 관성이다. 관성이라 하면 사회적인 명예를 추구하는 글자인데, 관성이 태과한 사주라고 말한다. 사주가 너무 관성쪽에 많이 쏠려있다는 거다. 딱 봐도 자기애가 약하고 그런 약한 기운으로 어디가서 인정은 되게 받고 싶어하는거다.

게다가 이 관성은 재성으로부터 나와야 하는데..




즉, 재능이 있어야 명예를 얻는데 이 아이는 재능은 없는데 명예만을 추구한다. 기토에게 재능과 재물을 상징하는 것은 물이다. 나의 일간은 임수. 큰 바다다

그래서 이 애는 잔소리 큰소리 쎈 엄마가 싫지만 엄마의 도움이 네 아이중 가장 절실한 아이로 풀이가 되는 거다.



네개의 초록색깔 밑에 받치고 있는 글자를 숨어있는 히든카드 지장간이라고 하는데, 여덟글자에 오행이 골고루 분포되어있지 않은 사람이 대부분이라 이 숨어있는 글자에서 8글자중 없는 기운을 받아서 쓴다고 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 녀석의 것에는 눈씻고 찾아봐도 지장간에서 조차 물의 흔적은 볼 수가 없다.

재성이 씨가 마른것이다. 안타깝게도 우리집 첫째에 이어 둘째 셋째도 그렇다.

재성이 불급한 사주는 어떤 것을 채워주어야 잘 되는 걸까? 이 질문을 쫒아 오늘도 나는 명리학 공부를 하겠지..

이 어플이 좋은 것은  유료결제를 했더니 격국풀이를 해 주고 두 사람사이의 궁합도 봐준다. 이 사주가 왜 저렇게 풀이 되는지를 보는 과정이 공부도 되고 그냥 가끔 오늘처럼 열통이 터질땐 저걸 보는 것만으로도 한층 마음이 가라앉기도 한다.



아이가 나를 골탕먹이려고 그러는 것도, 나쁜 마음을 가지고 이러는 것도 아니구나. 그냥 그저 타고난 기질이 그러해서 절로 그렇게 되는 거구나..하고 깨달음이 오면 그 깨달음의 끝자락을 붙잡고 겨우 마음이 토닥여 지는거다.



아이는 꽤 많이 울었다.

미안한 울음이었는지 아침부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엄마가 미워서 운 울음이었는지 들킨게 창피해서 동생들 앞이라서 울었는지..


내 기준에 합당치 않다고 아이를 위한 행동이랍시고 애를 몰아세우는 행동은 그만 두어야 겠다.


그런데 몰아세우지 않고 엄격하게 하지 않고 아이가 자기 할 일을 챙겨서 하게 하는 방법은 세상에 있기나 한걸까?




또 다시 나는 묻고 있다. 12년간 머리쥐뜯으며 숱하게 묻고 또 물었던 물다 울다 물다 울다 한 그 질문..

, '도대체 아이를 잘 키운다는게 뭔데?'


이제 그 질문 곁에 든든한 친구가 있다.

고미숙 선생님과 명리학 그리고 같이 공부하는 동생들 그리고, 만세력 앱.


오늘 이 스터디 케이스를 가지고 그 동생들에게 자문을 구해보아야 겠다. 내가 보지 못한 것을 봐줄수도 있는 똑똑한 동생들이라 믿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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