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브런치에 글을 쓰게 되면서, 주제를 다이어트로 설정한 것은 다이어트를 하며 겪은 나의 진짜 실패경험을 다이어터들에게 공유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다이어트 성공에 대한 글을 볼 때마다, 나만 실패하는 건가? 다른 사람들은 이런 고민을 해본 적이 없나 하는 의문이 들었기에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내 경험을 공유하고 싶었다. 또한 나 자신을 위해 평생 막연하게 마음속에 있던 다이어트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
예전에는 날씬한 몸매에 대한 막연한 동경, 유행하는 옷을 입고 싶은 욕구, 남에게 잘 보이고 싶은 열망을 이루기 위해 다이어트를 했다. 이런 마음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이유로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나의 경우, 동기가 타인과의 비교이기 때문인지 실패할 때마다 자괴감을 느끼고 좌절했다. 하지만 지금은 앞서 말한 이유와는 좀 다른 이유로 다이어트를 시도하고 있다.
때로는 다이어트에 집착하기보다는 나 자신을 사랑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런 말들을 들으면, 마치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렇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나를 너무 사랑하고, 내가 멋진 사람이라고 느낀다.
그럼 나는 왜 계속해서 다이어트를 시도하는지, 글을 쓰는 동안 고민해 보았다. 나는 아마 날씬한 내가 궁금해서, 다이어트를 하는 것 같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지금 내가 사랑스러운 것처럼, 날씬한 몸을 가진 나도 꽤 사랑스러울 테니까. 나는 다이어트 말고도 여러 가지 일을 계속해서 도전한다. 도전의 결과가 좋으면 물론 기쁘다. 하지만 도전에 실패한다고 해서 도전했던 시간들이 의미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모든 경험이 다음 도전에 어떤 방향으로든지 도움이 되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라는 노래가사처럼 언젠가는 다이어트에 성공한 나도 만나보고 싶다. 다이어트 여행기 시리즈는 마무리되었지만 앞으로도 이 여행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사실 나는 에세이보다는 소설을 쓰는 것에 익숙한 사람이라 솔직하게 내 이야기를 쓰는 것이 낯설고 어려웠다. 짧은 연재를 통해 내 글을 읽어주고, 라이킷을 눌러준 분들과 내적친분이 쌓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서투른 나의 고백을 들어준 분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며 다음 시리즈에서는 또 다른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싶다. 새로운 나로 돌아오는 그날까지, 모두 다이어트 성공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