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임신은 정말 갑작스럽게 찾아왔어요. 결혼하자마자 허니문베이비로 아이가 생겼는데, 기쁨보다도 두려움이 더 컸던 것 같아요. 그동안 제 삶은 온전히 ‘나’에게 맞춰져 있었는데, 갑자기 작은 생명을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빨리 다가와 버겁게 느껴졌거든요.
임신과 동시에 늘 해오던 일도 멈춰야 했습니다. 일로 바쁘게 살던 제가 갑자기 멈춰 서니, 공허함과 외로움이 더 크게 다가왔어요. 몸은 점점 달라졌고, 체중은 무려 30kg이나 불어났어요. 거울 속 낯선 제 모습을 보면서 ‘내가 정말 엄마가 될 준비가 된 걸까? 이래도 되나?’라는 생각이 수없이 들었어요.
조금만 배가 뭉치거나 아프면 겁이 나서 바로 병원으로 갔어요. 의사 선생님은 “괜찮아요, 다 정상이에요”라고 웃어주셨지만, 저는 늘 불안했어요.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 저는 산전우울증 같은 걸 겪고 있었던 것 같아요. 불안과 두려움이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을 휘젓곤 했으니까요.
첫 임신 시절의 저는 늘 “잘해야 한다”는 압박 속에 있었어요. 조금만 잘못하면 아기에게 해가 될 것 같았고, 제 선택 하나하나가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 모든 불안과 고민이 저를 엄마로 성장시킨 시간이었음을 알게 됐어요.
첫째와 함께 보낸 임신의 기억은 완벽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부족하고 서툴렀기 때문에 제 마음속에 더 진하게 남아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그 시간을 지나온 덕분에, 지금 셋째를 기다리는 제 마음은 훨씬 단단해졌습니다. 두려움보다 설렘이 앞서고, 불안보다는 감사가 먼저 떠올라요.
다음 글에서는 둘째를 품었을 때의 변화와 그때 배운 교훈에 대해 나눠보려고 해요. 첫째와는 또 달랐던 임신의 순간들, 그리고 그 안에서 조금씩 여유를 배워간 제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