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하는 거, 좋아하세요? 맛있는 음식 먹는 건요? 저는 둘 다 별로 안 좋아합니다. 음식은 그저 배만 채우면 되는 것이라 생각해요. 물론, 맛있는 걸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긴 하죠. 하지만 저는 거기에 큰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요리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아요.
아이 넷을 키우고 있지만, 매일 ‘오늘은 뭐 해 먹지?’라는 고민부터가 싫습니다. 하루 세 번의 밥 시간은 저에게 늘 귀찮고, 번거로운 숙제 같아요. 저만 이런 건 아니겠죠?
그런 제가 오늘, 아이들 먹일 백김치를 만들었습니다. 요리도 싫고, 잘하지도 못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무언가는 먹여야 하니까, 어쩔 수 없이 매일 부엌에 서게 되고, 그러다 보니 요리 실력도 조금씩 늘더군요. 요즘은 유튜브나 블로그만 열어도 맛있게 만드는 레시피가 넘쳐나니까요.
오늘 만든 백김치도 그렇게 알게 된 레시피 중 하나예요. 맛있게 만든다는 후기를 보고 메모장에 적어두었는데, 지금은 종종 해먹는 단골 메뉴가 됐습니다. 아이들이 잘 먹긴 하지만, 만들 때마다 여전히 귀찮고 손이 많이 가는 건 사실이에요. 그렇게 백김치를 만들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중에 애들이 크면, 내가 해준 음식을 기억할까?’
그리고 자연스럽게 제 어릴 적을 떠올려봤죠. 저희 엄마는 아빠와 사이가 좋지 않아서 종종 집을 나가셨지만, 그 와중에도 기억에 남는 음식들이 있어요. 김밥, 두부 계란무침, 만두. 지금 제가 자주 만들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메뉴들이기도 해요. 아마 흐릿한 엄마의 기억과 그 음식이 어렴풋이 연결돼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좋아하게 되고, 자주 만들다 보니 요리 실력도 늘었고요.
그래서 더 궁금해졌습니다. 훗날 우리 아이들도, 지금은 지겹게 먹는 김밥이나 만두 같은 음식을 떠올릴까요? 아이들이 넷이라, 저는 자연스럽게 한 그릇 음식을 자주 하게 됩니다. 김밥, 볶음밥, 만두, 짜장면, 카레, 미역국, 소불고기… 매일 똑같은 메뉴 같지만, 어쩌면 그게 아이들에게는 ‘우리 집 맛’으로 남겠죠.
‘음식’ 하면 떠오르는 기억, 그리고 그 기억 속 사람들.
여러분에게도 그런 장면이 있으신가요? 오늘 만든 이 백김치가, 언젠가 아이들에게 따뜻한 기억으로 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을 살리고, 아이를 키우며, 추억까지 담기는 음식.
내일은 잘 익은 백김치에 김 곁들여, 또 한 끼 따뜻하게 먹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