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은 저만 성이 달라요.
당연하죠.
애들 아빠의 성을 따르니까요.
저는 그래서 늘 하는 말이,
"황 씨들은 황 씨들끼리 이야기해 나는 몰라."
라는 말입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자기네들끼리 자주 의견다툼을 합니다.
저는 뭘 먹고 싶은지, 어디에 가고 싶은지 별 의견이 없습니다.
뭘 하든 뭘 먹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니까 뭐든 다 좋아요.
그런데 황 씨들은 그게 아닌가 봐요.
한 끼 식사 메뉴조차 의견이 매번 달라요.
첫째는 시원한 음식을 먹자 하고,
둘째는 밥을 먹고 싶다고 하고,
셋째는 그냥 집에서 엄마밥 먹자 그러고,
넷째는 마당에서 고기 구워 먹자 그러고,
남편은 식당에서 고기를 먹자네요?
이것 참 같은 황 씨들인데 왜들 저렇게 의견이 다를까 싶습니다.
저는 뭐든지 다 좋다. 이런 마음은 예전에는 없었어요.
저라고 먹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이 왜 없겠어요?
하지만 결혼하고 아이 낳고 육아하다 보니 그저 저의 의견보다는 아이들, 남편 의견을 따를 때가 더 편하더라고요.
내가 이렇게 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뭔가를 하면 그게 잘 되지 않을 경우에 실망감이 크더라고요.
물론 내 뜻대로 할 때에는 기분이 좋죠.
하지만 늘 그렇게 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차라리 기대를 하지 말자.라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내가 원하는 대로 사람을 바꿀 수도 없고,
내 의견만을 고집할 수도 없고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런 마인드가 오히려 삶을 살아가는 데 편하더라고요.
사소한 일 하나라도 기대를 하지 않으니까 실망할 일도 없고 오히려 기대하지 않았던 일이 잘 되었을 경우에는 기쁨이 더 컸고요.
삶이 더 여유로워졌다고 해야 할까요?
대신에 아무것도 기대하는 것이 없는 삶은 너무 슬프잖아요?
제가 기대하는 것은 딱 하나가 있어요!
바로 저에 대한 기대죠.
예전보다 더 나아진 나를 기대하는 마음. 이 마음은 점점 더 커지고 있어요.
다음 달에는 조금 더 오래 달릴 수 있을 거라는 기대.
다음 주에는 접영을 조금 더 가볍게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
재미있는 책을 발견하고 푹 빠져 있을 거라는 기대감.
이런 기대감은 꼭 있어야 합니다.
다른 사람에 대한 기대는 하지 말고,
자신에 대한 기대는 크게 하자고요.
오늘도 저는 다섯 명의 황 씨들 사이에서 이리저리 흔들리지만 기대를 하지 않으니
오히려 더 평화로운 하루를 보내고 있답니다.
나를 위한 기대감으로 꽉 채우는 하루를 보내면서요.
오늘도 저와 당신의 성장하는 하루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