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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순심 Sep 15. 2021


'장애인'이라는 프레임에 가두지 말기를

 내가 활동하는 네이버 카페 <엄마의 꿈방> (이하 엄방)은 나의 내면을 단단하게 만든 ‘인생 카페’다. 이곳의 수장이자 ‘엄마의 멘토’로서 다른 사람처럼 ‘엄마가 왜 그래?’가 아닌 ‘엄마라서 힘들고 혼자만 그런 것이 아니라 모두 다 그렇다’고 말하는 내용들의 엄마를 위로해주고 공감하는 책을 여러 권 내신 한혜진 작가가 운영하고 있다. 이곳 카페 회원들을 ‘‘각자의 또는 서로의 ‘꿈’을 ‘프로듀싱’하는 피디들, 꿈피디 줄여서 ‘꿈디’’라고 부른다.(이하 꿈디) 한혜진 작가는 ‘사람을 남기는 것은 무한한 가치인 것을 신념’으로 이 카페를 개설하였다. 꿈디들에게 ‘엄마이기 때문에 할 수 있다고’ 우리 꿈디들에게 마음에 품고 있는 꿈을 이루게금 동기부여를 주신다.       


 카페를 가입하기 전에는 ‘내가 못 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고 살았다. 그러한 시각으로 인해 나의 ‘장애’가 항상 걸림돌이 되었다. 그 전제가 있다 보니 남들과 비교하기 바빴고 소극적인 자세로 살았다. 한혜진 작가는 ‘못 하는 것에 집중하지 말고, 잘하는 것에 집중하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이 제일 소중하다.’고 강조하셨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아! 나는 왜 그런 생각을 하지 못 했을까?’ 생각이 들면서 망치로 한 대 맞은 느낌이었다. 그 후 나는 많은 것이 바뀌었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것, 남보다 내 감정에 충실하게 되었다. 나를 바라보는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카페 내 2018년도부터 2019년까지  엄방의 콘텐츠인 ‘1일 1 글쓰기’에 참여하였다. 주제가 제시해 주면 거기에 맞춰 글을 쓴다. 그중 ‘당신의 장점 50가지’ 써보기가 있었다. 50가지는 생각만큼 쉽지가 않았다. 다 적고 보니 비슷하게 겹치는 공통적으로 겹치는 단어가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었다. 그 꾸준함으로 책을 읽기 시작하였고 카페 내 다양한 글쓰기 스터디에 참여하여 활동하고 있다. 한 달에 1권도 겨우 읽던 내가 이제는 매월 10권씩 읽게 되었다. 다양한 글쓰기 참여로 228편을 썼고 ‘엄마 작가’라는 타이틀로 카페 내 일 년간 연재를 하기도 했다. 한 번은 내가 카페에다 올린 서평을 보시고 ‘내 이름으로 된 책이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하시면서 작가님께서 댓글을 달아주셨다. ‘필력은 오직 나의 이야기를 스스로 이야기할 때 완성되며 그런 면에서 자신을 충분히 믿어보라고 하셨다. 자기 자신에게 솔직하다’고 아낌없이 피드백을 주셨다. 나 자신조차 발견하지 못한 것을 알려 주셨다. 그날 새벽까지 나의 심장은 뛰기 시작했다. 왠지 작가님께서 한 말들은 믿음이 간다. 그 말에 용기를 얻어 서울을 오가며 적극적으로 책 쓰기 수업을 들었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내가 카페에서 활동하는 것 중에 BWA 클럽이 있다. 이 스터디는 한혜진 작가님께서 직접 운영하시는 스터디다. 그 활동하는 과정 중에 지정된 노트에 자신의 필체로 느낀 점을 인증으로 올리는 미션이 있다. 흔들리는 손으로 쓰는 나의 글씨는 악필 그 자체다. 남들 앞에 내보이기가 민망하였다.  남들이 알아보지 못할까 봐 걱정하는 마음이 컸고 큰 용기 내어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작가님께서 나의 필체를 보시고 ‘매력 있다’며 ‘나의 글씨체가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하셨다. 이제껏 살아오면서 나의 글씨를 다른 시각으로 봐준 사람은 처음이었다. 그 후 ‘그래! 글씨가 다 예뻐야 한다는 기준이 없다’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한혜진 작가님은 자기 수용하는 법과 생각을 전환시키는 안목을 기르게 하신다.     

 

카페 수장의 마인드를 꿈디들은 롤 모델을 삼고 배우고 실천한다. 여기에 있는 꿈디들은 서로 격려하고 지지하는 마음으로 활동하고 있다. 오소희 작가의 『엄마의 20년』을 보면 ‘공동체’의 시간도 선행되어야 하겠지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솟아났을 때 반응을 살펴볼 수도 있고 응원도 해 줄 수 있는 온오프라인의 친구들!(212쪽)이라는 내용이 있다. ‘엄방’은 나에게 그런 곳이다. 함께 응원하고 성장하는 그런 소중한 곳이다. 한혜진 작가를 비롯하여 꿈디들은 나의 스승이다. 그런 스승이 곁에 있기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는 원동력을 가진다.        


일상에서는 ‘장애’를 늘 마주 보며 살고 있다. 그것이 불행하지는 않다. 다만 불편하기에 상기가 되고는 한다. 그러한 불편을 잊게 만들어 주는 곳이 엄방이다. ‘장애’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한 엄마이자 사람으로의 꿈을 인정해 주는 곳이다. 학창 시절에는 학업을 위해 성장하였다면, 엄방은 나에게 있어 내면을 성장하게 만들어 주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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