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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나와 우는 우는>, 하은빈

by 백순심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이 책은 장애가 있는 남자와 그렇지 않은 여자의 연애 이야기다. 난 이 작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 이유는 장애가 있는 남자와 연애를 시작한 부분이 아니라 이별을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응원하고 싶다. 장애 때문에, 상대방에게 미안한 마음에 유지하지 않았기에 이들의 연애는 다른 사람들의 연애와 별반 다르지 않다.

물론 작가는 헤어진 연인에게 미안함이 있을 수 있을지언정 난 그의 선택을 존중하고 싶다. 그 누구도 비난하거나 ‘잘 헤어졌다’라고 말할 순 없다.


장애가 있는 연인이었기에 오는 현실에서의 버거움에 도망치고 싶었고, 때로는 자신만 누리는(계단이나 버스를 이용할 때 자유로움에 대해) 죄책감이 있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그에게 난 애정이 간다.


장애 당사자인 나는 사람들이 말로는 괜찮다고 하지만, 나의 장애로 인해 힘들거나 불편해하는 것을 귀신같이 캐치한다. 그러면 나는 관계의 거리를 둔다. (물론 예전에 눈치 없이 내 식판을 들어주는 것을 직장동료가 귀찮아하는 것도 모르고 도움을 요청한 때도 있긴 하다. 상대방이 진작 말해주었다면 좋았을걸)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남편은 장애가 있는 아내와 사는 감정은 어떨까 생각해 보았다. 결론은 내가 그의 감정을 애써 살피지 않는다. 내게 있는 장애가 남편의 삶이 버겁다고 말하기 전까지는 속단하지 않기로 했다.

나는 이 책을 보면서 연인들이 이별하는 수많은 이유 중의 하나였다고 생각하고 싶다. 그러므로 이 책의 두 사람도, 이 책을 읽는 자도 ‘장애’라는 프레임을 가지고 이별했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그럼에도 사회 구조가 휠체어 이용자가 이용하기에 편리한 세상이었더라면 이 연인의 미래가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들의 찬란했고, 힘들었던 연애의 과정을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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