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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 봉 Sep 12. 2024

좋아하는 것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글을 쓴다는 것

생일에 친구가 선물한 '상봉 샤프.' 아직도 잘 사용하고 있답니다

언제부터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정신 차려보니 때로는 합격 목걸이 대신 펜이 쥐어지게 되었고,

때로는 기본 메모 어플에서 연신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었다.


그렇다.

글쓰기를 좋아하게 되었다.



언제부터 글을 썼나?


어렴풋이 기억나는 글쓰기의 '시작점'이라 할 만한 지점은

군인 시절이었다.

당시에는 선택권이 거의 없었다.

운동 아니면 독서.

둘 중 어느 것 하나 딱히 관심 없었던 나는,

그나마 남는 거 하나는 있어야 하지 않겠냐며

무턱대고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일주일, 한 달, 6개월, 그리고 1년.

단 몇 문장, 아니 몇 단어라도 하루를 정리하며 적었다.

그때는 눈앞의 흙내 나는 글을 보며

별 볼일 없는 작은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니,

그때 일기를 쓰지 않았다면 지금도 글쓰기와는 어색한 사이었을 듯.


그렇게 일기부터 시작했다.

그러다 '남들과 같이 볼 수 있는 일기'를 썼다.

SNS, 인스타그램의 등장이었다.

멋들어지게 찍었다고 자부했던 사진과

해시태그를 달며 적었던 글.

또 다른 형태의 글쓰기로

'사진에 담긴 특징을 어떻게 하면 잘 표현할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고민하며 (물론 지금도 그렇긴 하다) 올리던 시절이었다.

"복잡하고 뒤엉킨 세상이지만 또 그보다 더 많은 걸 담고 있는 것이지만 디자인만큼은 단순하고 깔끔해서 좋아" 라고 피드에 적었던 시절.. 한창 '좋아'로 끝내는 병이 있었습니다


왜 글쓰기가 좋았을까?


생각해 보면, 다른 사람이 건넨 반응들에서

또다시 글을 쓸 수 있는 에너지를 얻었다.

내적 관종의 등장이다.

평소에는 잘 나서지 않는 성향임에도,

'상봉'이라는 가면을 쓰고 힘껏 날뛰고 있다.


'사람들의 관심.'

외적 동기에 의해 글을 써온 것 같다.

"글쓰기를 좋아했니?"라고 누가 물어본다면,

다소 주춤거렸을지도 모른다.


물론 특정 글쓰기는 여전히 사람들을 설득시키고,

관심을 얻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대해서는 또 다른 글에서 다뤄야겠다)

한편 다른 형식의 글, 적어도 이전에 적었던 일기나

이 브런치 글처럼 내 생각과 관점을 녹여내는 글쓰기는

일종의 '명상'과도 같다.


그러니까, 글쓰기는 일련의 과정을 거친다.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들을

어딘가(종이 또는 화면)에 새겨 넣는다.

그러면 그 생각이 명확해지면서

생각에 붙어 있던 감정들(대부분 부정적)이 떨어진다.

마음은 비로소 가벼워진다.


그래서 이제는 외부 동기에 더해

내적 동기로도 글을 쓴다고 말할 수 있다.

'기록은 쌓이고, 마음은 비워진다.'


또 한 가지 장점은,

정말 비루한 글쓰기 실력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쓴 글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뉴스레터를 발행하면서

글 잘 읽고 있다고 직접 말해주는 지인도 있고,

이모지로 반응하거나 묵묵히 읽음 표시로 전달하는 분도 계신다.

크고 작은 기쁨과 뿌듯함이 밀려오는 순간이다.


앞으로도 글쓰기를 좋아할까?


이러한 동기들 덕에

이러나 저러나 계속 글을 쓰게 될 것 같다.

아니, 계속 쓰고 싶다.

글을 쓰면서 얻은 게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요즘은 또 다른 형태의 글을 쓴다.

좋아하는 축구에 대해 콘텐츠 형식으로 글을 쓰고 있다.

감사하게도 주변의 도움으로 재미 있게 축구를 풀어내고 있다.

(인스타그램 프로필 아래 하이라이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브런치도 (무려 4수 끝에)

이제 막 작가 합격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적어내고 있다.

(여담이지만 브런치에는 뉴스레터 '상봉 조감도'와

지금처럼 일상, 특히 취향에 관한 단상을 기록할 예정이다.

그 시작으로 '글쓰기'라는 수단을 왜 좋아하는지 설명하지 않으면

스스로 납득이 안 될 것 같아 써내려가고 있다)


브런치 작가 선정 기념으로

현재 나의 글쓰기 방식? 채널을 나열해본다면

다이어리에 적는 일기,

취향을 탐구하는 뉴스레터,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활용한 축구 콘텐츠,

이곳 브런치까지.


다양해서 질릴 틈이 없다.

글쓰기, 기록을 꾸준히 하면서

앞으로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기대가 된다.


결론은,

브런치 덕에 좋아하는 것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어쩌다 고백이 되었는지 모르지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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